Se il dolore ha una previsi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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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은 작가님이 미술관에 오지 않으셔서 얼굴 볼 일은 없었다. 안 보면 좀 괜찮을 줄 알았는데 계속 보다가 안 보니까 신경이 조금 쓰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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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윤 큐레이터님.

윤여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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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괜찮으세요?

윤여주

왜? 나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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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전혀 안 그래 보이셔서요.

윤여주

아니야. 나 신경 쓰지 말고 일 봐.

사실 이번 작가님 전시를 준비하면서 예전 나의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다. 항상 열정이 넘치기 마련이었는데 힘이 쭉 빠진 채 축 늘어져 있는 지금 나의 모습은 나도 적응이 안 될 정도였다.

윤여주

내가 왜 작가님 때문에 힘들어야 해? 나 하나도 안 힘들어.

오히려 힘듦을 부정했다. 받아들이지 않고 부정했다. 한마디로 내 마음이 좀 나아지기 위해 괜찮은 척한 거다.

작가님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지끈지끈해져 잊어보려고 일을 더 빡세게 했다. 밥도 먹지 않고 말이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계속 일만 했다. 지금 하지 않아도 되는 일까지 다 끌어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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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윤 큐레이터님, 뭐라도 사다 드릴까요? 이러다 쓰러지겠어요.

윤여주

아니야. 배 안 고파서 그래. 나 바쁜데 그만 가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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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왜 그러세요, 갑자기!

윤여주

김 큐레이터, 퇴근 안 해? 늦게 들어가는 거 싫어하면서 왜 안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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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저 큐레이터님 일어나실 때까지 안 갈 거예요.

윤여주

아니, 왜 그래. 내가 언제 갈 줄 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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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뭐 여기서 밤새운다고 하시면 저도 그냥 여기 있죠.

윤여주

아니, 왜 그러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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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큐레이터님이야말로 왜 그러세요. 쓰러지신다고요.

윤여주

안 쓰러지니까 걱정 마. 얼른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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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전 말했어요. 안 간다고.

윤여주

알겠어! 가면 되잖아. 진짜 고집하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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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큐레이터님도 만만치 않거든요. 오늘은 제 차 타고 가세요. 선택 아니고 필수예요.

윤여주

진짜 왜 그런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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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안 그럼···,

윤여주

알겠어! 알겠다고. 그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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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네! 천천히 오세요.

날 집에 보내려고 작정하지를 않나, 또 데려다주려고 하지를 않나. 계속해서 보채는 김 큐레이터에 그냥 져주는 척 알겠다고 했다. 나야 뭐 손해볼 건 없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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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그냥 갈 줄 알았는데 다행히 가지는 않았네요.

윤여주

막 전화해서 어디 갔냐, 어디냐, 왜 먼저 갔냐 그럴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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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맞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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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그런데··· 왜 그랬어요?

윤여주

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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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왜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일을 그렇게 밥도 안 먹고 하고 그랬냐고요.

윤여주

그냥··· 잡생각이 너무 나서. 그렇게 안 하면 내가 더 힘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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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그래도 밥은 좀 먹으면서 해요. 집에 먹을 건 있어요?

윤여주

있어, 있어. 그만 걱정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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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그런데, 뭐 하나만 여쭤봐도 돼요···?

윤여주

작가님 얘기는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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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네···?!

윤여주

하려고 했네. 하지 마. 이제 생각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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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마음 접은 거예요?

윤여주

접고 싶어도 그게 잘 안 되고···, 그냥 조금만 생각을 안 해보려고. 그러면 서서히 마음이 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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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음··· 제가 관여하지는 않을게요. 뭐···, 큐레이터님 마음이니까. 그런데 포기한다고 큐레이터님 마음이 괜찮아진다는 보장은 없는 거니까, 포기하려고만 하지는 마세요.

윤여주

포기 말고 답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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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부딪혀 봐야죠. 다 왔네요.

윤여주

그래. 고맙다, 데려다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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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저도 잠시 올라가도 되죠?

윤여주

어? 네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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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집 잘 들어가는 거만 보고 갈게요. 가다가 쓰러지면 어떡해요.

윤여주

야, 진짜 그만하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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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큐레이터님 잘못이에요. 그러니까 누가 비틀거릴 때까지 일을 하래요?

윤여주

내가 비틀거렸다고? 아닌데? 조심히 가라.

나는 바로 차에서 내렸고, 발이 땅에 닿자마자 진짜 내가 비틀거렸다. 순간 어지러워서 잠시 멈춰 섰다. 김 큐레이터도 나를 봤는지 달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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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괜찮아요? 오늘은 그냥 제가 하자는 대로 해주세요. 네?!

윤여주

알겠어. 어지럽다. 큰 소리 그만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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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알겠어요. 들어가요.

윤여주

이제 다 왔으니까 그만 가. 고맙다, 신경 써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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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오늘은 무리하지 말고 얼른 자요. 저 갈게요, 이제.

윤여주

그래, 고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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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큐레이터

큐레이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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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Y메이

깜짝선물. 😉 다음 주에 보기로 했는데 가져왔어요. 진짜 다음 주에 봐요. ✌🏻 손팅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