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passo verso di te

Penso che sarà difficile aiutare.

서연은 정한의 품에 기대 흐느끼다가, 문득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서연

‘내가 지금… 너무…’

아차 싶어져 급히 몸을 떼어냈다.

이서연

"…아, 선배님, 제가 그…"

무언가 설명하려는 듯 머뭇거리며 입술을 달싹이던 서연.

정한은 그녀의 말을 끊듯 조용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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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배고파요. 빨리 먹으러 가요."

아무렇지 않은 척,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말하는 그의 톤에 서연은 당황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그를 따라 걸었다.

마치 방금 울음을 터뜨렸던 건 꿈속 한 장면 같았다.

자정 무렵, 한적한 골목 안 짬뽕집에 도착한 두 사람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매운 짬뽕 두 그릇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찐한 국물에 채 썬 고추가 둥둥 떠있고, 해물은 푸짐하게 얹혀 있었다.

이서연

"우와, 이거 매운데 진짜 맛있어요."

서연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연신 감탄을 쏟았다.

정한은 젓가락으로 면을 한 가닥 들어올리며, 피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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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그쵸? 저도 되게 맛이 좋아서 자주 먹어요."

서연은 한 숟갈 국물을 떠먹더니 입술을 닦으며 말했다.

이서연

"그래도 선배님이랑 이렇게 편하게 밥 먹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 말에 정한은 잠시 젓가락을 멈췄다.

하지만 이내 다시 아무렇지 않게 젓가락을 들고 국물 한 모금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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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그러네...."

둘은 그렇게 천천히, 아주 평범한 일상 대화를 나눴다.

어린 시절의 추억, 연습생 때 겪었던 이야기, 그리고 승철의 뜻밖의 연애 상담 얘기까지

서연의 웃음이 몇 번이고 테이블 위에 퍼졌다. 그 웃음을 보고 정한은 눈빛을 내리깔며 혼잣말처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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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이서연 웃는다…’

근데 왜이렇게 아픈지 모르겠는 정한이다.

그 뒤 식당을 나온 두 사람

정한과 서연은 나란히 걷고 있었다.

밤공기는 차분했고, 은은한 가로등 불빛이 둘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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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데려다줄게요. 가요."

이서연

"아, 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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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가요."

말을 자르며 무심하게 걷기 시작하는 정한. 서연은 그 뒤를 조용히 따라 걸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서연의 집 근처에 가까워졌을 무렵, 정한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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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후배님, 나 할 말 있어요."

서연은 정한의 옆에서 걸음을 멈췄다. 정한은 그녀를 마주보지 않은 채, 정면을 쳐다보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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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나, 이제 후배님 도와주기 힘들 것 같아."

서연은 그 말에 당혹스러움과 혼란이 뒤섞인 표정으로 정한을 올려다봤다.

입술이 달싹이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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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

"...미안해요. 말 바꿔서."

이서연

"아, 아니에요! 저야말로… 그동안 정말 감사했어요… 너무…"

서연은 애써 웃어보이며 고개를 숙였고, 정한도 말없이 시선을 내린다.

그들의 사이엔 아무런 바람도, 소리도 스며들지 않는 고요한 틈이 생겨났다.

정한 image

정한

"…이만 가볼게요. 들어가요."

그렇게 말하며 정한은 조용히 몸을 돌렸다.

서연은 "조심히 가세요…"라고 힘겹게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의 뒷모습이 점점 멀어질수록, 마음속 무언가가 뜯겨져 나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숨을 깊게 들이마셔도, 마음 한편이 먹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