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 risultato della fiducia


그렇게 성재의 마지막 숨이 넘어갔다.


민혁
아..안돼...안돼!!

민혁이 토해낸 울음섞인 절규는 온 마을을 맴돌았다.

펑펑 내리는 눈은 성재의 몸에 떨어져 그 온기를 점점 식혔다.

성재의 몸 주변에 흘러나온 피는 큰 웅덩이를 만들었고 그 웅덩이에도 어김없이 눈이 떨어졌다.

민혁은 힘이 풀린 채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커다란 눈송이는 민혁의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 볼에도 내려앉았다.

첫 만남에서 민혁에게 성재는

'생명의 은인'

이었다.

그리고 호위무사가 되었을 때 민혁에게 성재는

'평생을 충성할 주군'

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이들은 점점

'친구'

가 되었고

그를 넘어

'가족'

이 되었다.

성재가 힘들 때 곁에서 힘이 되어준 존재였고

수차례나 목숨을 살려준 존재였다.


성재가 태어나 평생을 지낸 궁은...

사람을 믿으면 배신당하고

내 이익만을 쫓아야 출세하고

아무도 믿지 않아야 살아남는 곳이었다.

이 살벌한 곳에서 성재는 여러번의 배신 그리고 절망을 경험했다.

그렇기에 누구보다 잘 알았다.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을 수 있는

아니 믿고 싶었던 사람이

민혁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이 사람은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겠다 싶었다.

그렇기에 믿고 호위를 맏겼다.

그렇기에...

신임(信任)했다.



민혁은 어느새 피가 흥건해진 마당을 걸어 성재에게 다가갔다.

자신이 걷고 있는 발 아래 흐르는 피가 성재의 것이라는 사실이 민혁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민혁은 가만히 성재에게 다가가 피로 범벅이 된 성재의 얼굴을 본인의 옷으로 닦았다.

그리고 성재를 안아들어 그 핏빛 웅덩이에서 건져올렸다.


민혁
...


민혁
이제..가십시오

"전하께서 무사님을 데려오라고 하셨습니다."


민혁
하아...


민혁
또?

"예. 지금 당장 가시죠."


민혁
잠시만요.


민혁
그래도 주군의 묘는 만들 수 있게 해주십시오.

"......"

"돕겠습니다."

성재가 유배간 곳은 섬이나 다름없었기에 민혁은 물과 가장 가까운 곳에 성재를 묻었다.


민혁
......

민혁은 성재의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 주머니에 넣어두었다.

그리고는 묘 앞에서 절을 두번 하고 술 대신 매실청과 다과를 놓은 뒤 말했다.


민혁
아직 술은 쓸 듯하여...

*'제 67화 쓴맛' 참고


민혁
제대로 된 상례는 치르지 못하여 송구합니다.


민혁
부디...그곳에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민혁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민혁
이 묘에 풀이 무성하게 날 때 쯤 풀을 뽑으러 돌아오겠습니다.

그렇게 민혁은 금부도사 왕방연과 함께 한양으로 떠났다.


민혁
저..잠시만요.


민혁
요 근처에 바다가 있는데 잠시 들려도 될까요?

"......"

"그래요."


민혁
감사합니다.

바다에 도착한 민혁은 절벽 위에서 바닷바람을 쐤다.

그리고 아까 주머니에 넣어둔 성재의 머리카락을 꺼냈다.

민혁이 손에 힘을 빼자 머리카락은 바닷바람에 흩날려 멀리 바다쪽으로 날아갔다.


민혁
......


민혁
죄송합니다.


민혁
허나 이렇게나마 바다를 다시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민혁
여전히 파도소리, 짭짤한 냄새가 좋네요.

{이 파도소리, 짭짤한 냄새, 너무 다 좋아요.}

성재가 바다를 처음 봤을때 한 말이었다.


민혁
이젠 바닷바람과 함께 누구보다 자유로워 지셨겠지요?


민혁
조금만...기다리시면 곧 따라가 뵙겠습니다.


민혁
올해가...제게도 마지막 해인 것 같네요.


민혁
어의가 7년..이랬으니까


민혁
올해네요.

*'제 28화 시한부' 참고


남준
어. 왔나?


민혁
...


남준
별일 아니다.


남준
너도 관군이고 임무가 끝났으니 부른 것 뿐이다.


민혁
...


남준
오늘은 일단 쉬어라.


남준
먼 길을 왔으니...


남준
집은 미리 마련해 두었다.


민혁
...


민혁
물러나겠습니다.


모든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에 허구를 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