シーズン3_13人の家族と一緒に孤児、長心

#4_18歳は若い私だ

“마음아…! 장마음!”

아주 작은 소리였지만 분명히 마음이 목소리였다. 반가운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자 마음이는 그대로 쓰러지고 있었다. 순발력이 좋은 걸 여기서도 써먹다니.
그녀가 땅바닥에 닿기 전에 허리를 잡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어찌나 가벼운지 가볍게 들어올렸는데도 힘없이 따라올라왔다. 우리한테 다이어트 적당히 하라더니. 너나 살 좀 쪄라, 장마음.

“마음아, 나 찬이야. 제발 눈 좀 떠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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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이상한 생각이 다 들었다.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은 게 아닐까. 왜인지는 몰라도 며칠 동안 못 일어나는 게 아닐까. 확실히 전자보단 후자가 나았지만 그것도 버틸 수 있을 만한 일은 아니었다.
공주님 안듯 두 손으로 허리를 감싸 들어올리고 있어 그녀가 숨을 쉬는지조차 파악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몸이 차가워지고 있어서 내 불안감은 하늘을 찔렀다.

“…너무 놀라서 그런 걸거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길은 없었지만 내 멋대로 판단해버렸다. 마음이가 없다면, 나도 내가 어떻게 될 줄 몰랐으니까.

“살아만 있어주라. 나머진 내가 할게.”

불안함을 애써 감춘 채 마음이를 안고 대기실로 뛰었다. 첫방이라 의무팀이 와있으니 응급처치라도 받을 수 있을 거란 마음에서였다.
축 늘어진 마음이는 평소보다는 더 무거웠지만 그래도 달리는 거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마음이는 자신의 몸무게를 밝힌 적이 없지만 우연히 몸무게 앞자리가 3인 걸 본 적이 있었다. 처음 숙소에 왔을 때보다 살이 붙긴 했지만 여전히 안쓰러웠다.
세븐틴 대기실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상태로 들어가면 마음이도 마음이지만 나한테도 집중될텐데. 그게 싫어 눈물을 닦고자 했지만 생사 여부를 파악하지 못한 이유와 같이 눈물도 닦지 못했다.

“…씨발”

결국 욕이 튀어나왔다. 나한테 집중되는 건 예상일 뿐이니, 마음이부터 살려야겠다. 생각은 짧았고 행동은 빨랐다. 대기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가자 멤버들 뿐 아니라 스텝분들의 시선도 모두 집중되었다.

“…장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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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무슨 일이야…”

“기절…한 거야?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았대?”

준휘 형, 원우 형, 민규 형이었다. 다른 형들은 말 대신 걱정의 눈빛을 보내왔다. 소란스러운 와중 소파에 앉아있던 멤버들은 그녀를 위해 자리를 비워주었다. 정한이 형은 다리를 가릴 담요까지 한 장 구해왔다. 그녀를 소파에 누위자 그제서야 온몸에 피로가 몰려왔다.
마음이를 들고 뛰었을 땐 몰랐는데 사실은 꽤 힘든 일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녀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래도… 그래도 다행이다. 살아 있어서, 그래서 다행이야.

“언제 발견했어요?”

“방금이요…”

팀장님은 왕진 가방에서 청진기를 꺼내 귀에 꽂았다.

“제가 좀 볼게요”

청진기로 이곳저곳을 청진하더니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너희들이 걱정할 만큼은 아닌 것 같아.
그러니까, 신체적인 이유로
쓰러진 것 같진 않다는 말이야.”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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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이 형이 물었다. 팀장님은 짐작 뿐이라고 대답하셨다.

“응. 과도한 스트레스를 단시간에 받아서 그런 모양이다. 원래 몸이 약한 탓도 있을 거고.”

“…지병도 없는데”

작게 혼잣말했다. 창문을 열어뒀다고 열까지 올랐지만 마음이 피셜 그 때는 신경쓸 일이 너무 많아서 그랬다고 했다. 아, 이번에도 신경쓸 일이 너무 많았는데…

“핫팩이랑, 담요랑 따뜻한 물 좀 가져다주세요”

팀장님이 작은 목소리로 의무팀원 님께 시켰지만 13명 모두 그 말을 듣고 말았다. 혼절한 이유가 정신적인 이유라면서요. 왜 신체적인 처방을 하는 거죠?

“저체온증이 조금 있어서. 심한 건 아니고”

우리가 심각해지자 급하게 덧붙이셨다. 하지만 심한 게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사람이 아프다면 걱정되는 게 당연했다.
마음이는 걱정을 줄여달라 했지만 이 상황에서는 걱정이 넘쳐흘러도 마음이도 반박하지 못할 터였다. 걱정받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게 아니니까.

“스트레스 받을 일이 뭐가 있지”

지훈이 형이 우리가 가장 의아해하는 질문을 던졌다. 순영이 형이 우물쭈물하다 가장 예상하기 쉬운 답을 냈다.

“갑자기 알게 된 데뷔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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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아닌 것 같아. 나도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었는데, 당황은 했어도 본인이 기다리건 무대잖아. 
기대 반, 설렘 반이었을거야”

정한이 형이 반박하는 새에 마음이 몸 위로 핫팩이 몇 개 던져졌고, 여러 개 덮여 두꺼워진 담요가 다시 그 위에 올랐다. 확인 후, 조금은 안심한 마음으로 대화에 참여했다.

“그건 맞는 것 같아. 기억 안 나? 마음이 너무 좋아했어”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원우 형의 말에 순식간에 걱정이 물밀듯 몰려왔다. 진짜 그랬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사람 때문 같은데.”

의미 없는 입씨름을 가만히 보고 계시던 부팀장 님이 입을 여셨다. 전공이 정신건강의학과였으니 신빙성은 이미 차고 넘쳤다.

“…사람 때문이요?”

내가 되물었고 부팀장님은 건조한 목소리로 대답해주었다.

“특히 과거를 생각나게 하는.”

“…아, 설마”

순영이 형의 말에 모두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고아원에서 도망쳐온 이유. 성폭행이라 하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

“씨발. 어떤 새끼야”

한솔이 형이 참을 수 없는 욕을 뱉었다. 내 옆에 작은 손을 모아 배에 가만히 두고 조용히 누워있는 그녀를 아련히 쳐다보았다. 원망스럽게도 아주 미세한 움직임도 없어 진짜 죽은 사람처럼 보였다. 내 망상이었다는 걸 인정하지만, 정말 죽음을 생각하자 눈 앞이 아찔했다.

“…완전 개 쓰레기라도, 결정적인 증거 없이는
아무것도 못해. 알잖아,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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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철이 형의 말이 사실이라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진짜 하다못해 사과라고 받아야할텐데. 정말 그 사소한 사과라도.
여전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고개를 살짝만 돌려도 마음이가 누워있었다. 어느새 나에게 많이 소중한 사람이 되어버린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심각할 정도로 울컥했다.

“…흐윽”

보고 있으면 울컥했다. 쓰러져있어서 그런 걸까. 어찌 되었든 곧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 그러지 않기 위해선 그녀에게서 눈을 떼어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불가능했다. 미안하고 고마워서, 끝없이 애틋하고, 작은 어깨를 감싸주고만 싶어서 그럴 수가 없었다. 

‘마음아. 나 너무 이상해. 네가 아픈 것에 걱정 이상의
기분이 들어. 왜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
소중한 친구라 그런 건지, 아님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근데, 그건 알겠다. 너 없는 미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거. 내 미래를 생각하면
항상 내 옆에 웃는 네가 있어.
많은 걸 바라지 않을게. 그저 옆에만 있어줘.’

그 결과는 결국 눈물이었다. 연예계게서 아이돌로 살아남으려면, 아니 적어도 사회생활이라는 게 감정을 숨겨야하는 건데 너무 어렵다, 마음아. 그만 울어야하는데 네 옆에만 있으면 눈물이 나.
무릎을 올려 얼굴을 묻었다. 나는 지금 눈물이 나오지 않게 나를 한계까지 밀어붙여. 열여덟이면 연예계에서 그리 어린 나이도 아니었다. 고개만 돌리면 열여덟 살이었다. 한 그룹에 한 사람 이상은 18살이었다. 그런데도 그녀 앞이면 자꾸만 어려졌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부분도 그녀에게 보이는 게 싫지 않았다. 누나같이 자꾸만 내 마음을 돌보아주는 그녀가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애틋했다. 어떻게든 갚을 길이 없을까 생각했지만 고작 내가 하는 거라곤 서툰 행동의 반복, 그 뿐이었다. 내가 갚을 수 있는 길은 친구로 옆에 있는 게 다일까.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데.

“…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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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호 형의 습기 찬 목소리에 순식간에 대기실이 조용해졌다. 이런 정적, 싫은데. 나 때문에 분위기 이상해지는 거 싫단 말이야.

“찬아, 그냥 울어.”

“…나 괜찮아, 형…”

“지랄하고 자빠졌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민규 형이 욕을 뱉었다. 유난히 오늘 표현이 거칠었다. 아마 마음이… 그리고 내가 관련된 일이라 그렇겠지.
민규 형은 살인미소를 지으며 내 옆에 앉았다. 내 머리의 스타일링이 죽기 직전까지 헝클이더니 말했다.

“이디노 몇 사알~?”

“열…여덟”

“너 아직 어려. 너도 알잖아, 너 미성년자인 거.”

“근데 나 아이돌이잖아”

‘아이돌’의 돌자를 발음하자 민규 형이 내 등을 세게 때렸다. 워낙 손이 매워서 등이 따가웠다.

“네가 마음이한테 얘기 들은 장본인이잖냐, 자식아”

“…응?”

“가족 같은 멤버들까지 속여보라던 마음이의 반어법.
기억 안 납니까, 이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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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에 시달리던 한 달 전의 나에게 차가운 듯 따스하게 말해준 그녀. 지금보다 많이 말랐던 그녀의 모습이 떠오르자 코 끝이 시렸다.

“아이돌이라서 숨겨야한다는 그 잘난 주장은
카메라 앞에서나 해. 가족한테까지 숨길 이유가 뭐야”

“감정을 숨기는 거, 우리한테까지 그럴 필요 없어.
네 감정은 뭐든 소중하니까.
만약 숨겨야한다고 판단하고 숨기는 건
조금 더 나중으로 미루자, 찬아.”

원우 형이 민규 형의 말을 이었다. 디노가 아닌 찬이라는 이름이 생각보다 너무 애틋했다. 아직 디노로 산 지 2년밖에 안 됐는데 찬이라는 이름이 이렇게 소중할 줄이야. 마음이가 마음이라는 이름을 인정해 자신의 존재와 그녀 자신을 되찾은 것처럼 나도 그러는 중이었다. 디노라는 내 자아도, 이찬이라는 자아도 결국 나였고, 나는 소중한 존재였으니까.

“일어나, 마음아. 일어나면…
나 이제 진짜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조금만 더 일찍 깨어나주라.”

결국 옆에 있던 민규 형에게 안겨 엉엉 울었다. 18살답게, 그리고 나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