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아…! 장마음!”
그녀가 땅바닥에 닿기 전에 허리를 잡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어찌나 가벼운지 가볍게 들어올렸는데도 힘없이 따라올라왔다. 우리한테 다이어트 적당히 하라더니. 너나 살 좀 쪄라, 장마음.
“마음아, 나 찬이야. 제발 눈 좀 떠봐…!”

공주님 안듯 두 손으로 허리를 감싸 들어올리고 있어 그녀가 숨을 쉬는지조차 파악하기 힘들었다. 심지어 몸이 차가워지고 있어서 내 불안감은 하늘을 찔렀다.
“…너무 놀라서 그런 걸거야”
“살아만 있어주라. 나머진 내가 할게.”
축 늘어진 마음이는 평소보다는 더 무거웠지만 그래도 달리는 거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마음이는 자신의 몸무게를 밝힌 적이 없지만 우연히 몸무게 앞자리가 3인 걸 본 적이 있었다. 처음 숙소에 왔을 때보다 살이 붙긴 했지만 여전히 안쓰러웠다.
세븐틴 대기실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상태로 들어가면 마음이도 마음이지만 나한테도 집중될텐데. 그게 싫어 눈물을 닦고자 했지만 생사 여부를 파악하지 못한 이유와 같이 눈물도 닦지 못했다.
“…씨발”
“…장마음!”

“뭐야, 무슨 일이야…”
“기절…한 거야? 오늘 컨디션이 안 좋았대?”
마음이를 들고 뛰었을 땐 몰랐는데 사실은 꽤 힘든 일이었던 모양이었다. 그녀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래도… 그래도 다행이다. 살아 있어서, 그래서 다행이야.
“언제 발견했어요?”
“방금이요…”
“제가 좀 볼게요”
“너희들이 걱정할 만큼은 아닌 것 같아.
그러니까, 신체적인 이유로
쓰러진 것 같진 않다는 말이야.”
“스트레스…?”

“응. 과도한 스트레스를 단시간에 받아서 그런 모양이다. 원래 몸이 약한 탓도 있을 거고.”
“…지병도 없는데”
“핫팩이랑, 담요랑 따뜻한 물 좀 가져다주세요”
“저체온증이 조금 있어서. 심한 건 아니고”
마음이는 걱정을 줄여달라 했지만 이 상황에서는 걱정이 넘쳐흘러도 마음이도 반박하지 못할 터였다. 걱정받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게 아니니까.
“스트레스 받을 일이 뭐가 있지”
“갑자기 알게 된 데뷔 무대…?”

“그건… 아닌 것 같아. 나도 생각 안 해본 건 아니었는데, 당황은 했어도 본인이 기다리건 무대잖아.
기대 반, 설렘 반이었을거야”
“그건 맞는 것 같아. 기억 안 나? 마음이 너무 좋아했어”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겠지…?”
“사람 때문 같은데.”
“…사람 때문이요?”
“특히 과거를 생각나게 하는.”
“…아, 설마”
“씨발. 어떤 새끼야”
“…완전 개 쓰레기라도, 결정적인 증거 없이는
아무것도 못해. 알잖아, 얘들아”

여전히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고개를 살짝만 돌려도 마음이가 누워있었다. 어느새 나에게 많이 소중한 사람이 되어버린 그녀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심각할 정도로 울컥했다.
“…흐윽”
‘마음아. 나 너무 이상해. 네가 아픈 것에 걱정 이상의
기분이 들어. 왜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
소중한 친구라 그런 건지, 아님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근데, 그건 알겠다. 너 없는 미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거. 내 미래를 생각하면
항상 내 옆에 웃는 네가 있어.
많은 걸 바라지 않을게. 그저 옆에만 있어줘.’
무릎을 올려 얼굴을 묻었다. 나는 지금 눈물이 나오지 않게 나를 한계까지 밀어붙여. 열여덟이면 연예계에서 그리 어린 나이도 아니었다. 고개만 돌리면 열여덟 살이었다. 한 그룹에 한 사람 이상은 18살이었다. 그런데도 그녀 앞이면 자꾸만 어려졌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부분도 그녀에게 보이는 게 싫지 않았다. 누나같이 자꾸만 내 마음을 돌보아주는 그녀가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애틋했다. 어떻게든 갚을 길이 없을까 생각했지만 고작 내가 하는 거라곤 서툰 행동의 반복, 그 뿐이었다. 내가 갚을 수 있는 길은 친구로 옆에 있는 게 다일까.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데.
“…찬아.”

“찬아, 그냥 울어.”
“…나 괜찮아, 형…”
“지랄하고 자빠졌네”
민규 형은 살인미소를 지으며 내 옆에 앉았다. 내 머리의 스타일링이 죽기 직전까지 헝클이더니 말했다.
“이디노 몇 사알~?”
“열…여덟”
“너 아직 어려. 너도 알잖아, 너 미성년자인 거.”
“근데 나 아이돌이잖아”
“네가 마음이한테 얘기 들은 장본인이잖냐, 자식아”
“…응?”
“가족 같은 멤버들까지 속여보라던 마음이의 반어법.
기억 안 납니까, 이찬 씨”

“아이돌이라서 숨겨야한다는 그 잘난 주장은
카메라 앞에서나 해. 가족한테까지 숨길 이유가 뭐야”
“감정을 숨기는 거, 우리한테까지 그럴 필요 없어.
네 감정은 뭐든 소중하니까.
만약 숨겨야한다고 판단하고 숨기는 건
조금 더 나중으로 미루자, 찬아.”
“일어나, 마음아. 일어나면…
나 이제 진짜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조금만 더 일찍 깨어나주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