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41화. J와 P의 연애 (2)

sophie97
2026.07.05閲覧数 26
떠난 지 2시간 정도가 지났을까...
어느 조용하고 한적한 곳에 위치한
캠핑장에 도착했다.
이런 곳에 캠핑장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었다.
주위를 둘러싼 건 끝없이 이어지는 초록 뿐이었다.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와...이런 곳이 있다니 너무 좋아요!!
너무 멋져요. 대박~!!"
"아~~나도 처음 와 본 건데 정말 멋지네요."
우리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 들기도 한데,
이렇게 단절되는 거라면 언제든지 환영일 거 같애요.
이런 곳에 데리고 와 준
훈지씨를 칭찬합니다!!"
"그럼 나중에 제대로 보답받겠습니다.
잠깐 둘러 보고 있어요.
내가 가서 필요한 것들을 빌려 올께요."
"아니에요. 훈지씨!!
내가 갈께요.
뭐가 필요한지 직원분한테 여쭤보고
가져오면 되겠죠?
되도록이면 사람이랑 마주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이런 건 남자가 해야 하는데...
뭐가 필요한지 알겠어요?"
"괜히 오해를 부를 만한 일은 하지 않는 게
좋아요.
괜찮으니까 훈지씨는 여기 있어요."
미안한 표정을 하고 있는 그를 남겨 두고,
아무렇지 않게 베이스 캠프 쪽으로 향했다.
발걸음마다 잔디가 밟히는 느낌.
'사르륵...' 나뭇잎이 바람에 쓸리는 소리.
마치 다른 세상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베이스 캠프에서 빌려온 짐들을 보니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 온 것이 분명했다.
작은 요리 도구에서 부터 식재료까지...
정말 훈지씨 말대로 몸만 떠나면
얼마든지, 며칠이든지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잔뜩 실은 짐과 함께 돌아온 나를 보고,
훈지씨는 아까 나의 캐리어를 봤을 때
보였던 표정을 다시 한 번 지었다.
"아니...이게...
모두 1박 2일을 위해서 모두 필요한 거에요?
원래 캠핑은 자연을 즐기러 오는 거 아니었어요?"
"사장님께서 필요하다고 하신 것들만 가져 온 거에요.
자연에서 편안하게 있다 가면 더 좋잖아요.ㅎ"
"맥시멀리스트에요?"
"아닌데... 난 정말 필요한 것들만 가져온 건데...
있다 보면 또 다 사용할 일이 있을 거에요. 진짜루.."
어이없다는 듯한 그의 표정을 보니,
내가 평소에 불편한 것을 참지 못 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맥시멀리스트와 미니멀리스트의
캠핑이 시작되었다.
불을 피우고, 식재료를 다듬고, 고기를 굽고...
둘 다 캠핑 초보들 이었기 때문에
어느 하나 빨리, 그리고 제대로
흘러가는 것이 없었지만,
우리는 뚝딱이는 이 순간들마저 너무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다.
저녁 식사를 하고, 정리를 모두 마치고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의자에 앉았다.
"캠핑은 다 내 손으로 해야 하니까
할 일이 정말 많네요.
머리는 쉴 수 있으나, 몸은 쉴 수 없는 게
캠핑이라는 걸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됐어요."
저녁까지 먹고 나니,
진이 모두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게 캠핑의 매력이에요.
다 내 손으로 해야 하는 거..ㅎ"
"그런데...
나는 어느 정도...
남의 손을 빌리는 것도 좋은 거 같아요.
다음에는 저녁을 사 먹고 들어오면 어떨까요?"
나의 제안에 그는 웃음이 터졌다.
"풉...
아니 그럼 캠핑을 왜 와요?
외식하고 잠만 자러 캠핑을 오는 거에요?""
"아니..사실 잠도 호텔이 편하기는 하죠..."
"혹시 캠핑 싫어하는데
나 때문에 억지로 온 거에요?
지금 별로에요?"
"아니요. 좋아요 정말로!!
그런데 내가 예상하지 못 한 게 많아요.
이렇게 일일이 다 해야 할 줄은 몰랐죠.
상상 속의 캠핑이랑 좀 다른 면들이 있어요."
"그래서 다시는 안 올 거에요?"
조금은 실망한 듯 한 그의 표정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아니요.
처음이라서 상상만 했던 거랑
많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된 거지,
싫다는 건 아니에요.
불편한 점은 있어도,
이렇게 다른 사람 시선 신경쓰지 않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 정도 불편은 감수할 수 있어요.
기꺼이!!"
나의 마지막 말에 그는 마음이 놓인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밤이 되자, 바람 소리에 이어 한 가지 소리를
더 들을 수 있었다.
모닥불이 타는 소리...
"밤이 되니까 느낌이 이상하다...
마치 시간이 멈춰 있는 것 같지 않아요?"
모닥불을 바라보던 그가 말했다.
"훈지씨도 그렇게 느꼈어요?
나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시공간이 다른 곳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혹시 '인터스텔라' 란 영화 알아요?"
"인터스텔라? 글쎄요...들어 본 거 같기도 하고...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갑자기 왜요?"
"그 영화에 같은 공간에 있지만
시간의 흐름이 달라
서로 만나지 못 하는 장면이 있어요.
여기 있으니까 왠지 그 영화가 떠올랐어요."
나는 말을 계속 이었다.
"우리는 아직..
우리의 미래를 모르잖아요...
이건 만약의 경우인데...
만약에...
우리가 나중에 힘들어지면,
내가 꼭... 당신을 먼저 찾을께요."
내 말을 듣고,
그가 조용히 나를 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나는 '타닥타닥' 소리를 내면서 타 들어가는
모닥불을 응시했다.
"우리는 달라도 너무 달라..." <42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