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季
6の後ろ


(은비시점)

예원이가 떠난 이후,

예린이는 말이 없어졌다

또 많이 힘들어 보이고 지쳐보였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10월 1일...

예린이는 밥도 먹지 않고 계속 예원이 생각만 하는 듯 했다

학기 초 예린이의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했었을 때,

밥을 먹지 않는다는 선생님의 말에 나는 예린이에게 미안함을 느꼈었다

정말 예린이가 쓰러지면 나도 그렇고 예린이도 그렇고 힘들어할 것이 뻔하기에

밥을 먹이려 했지만 예린이는 짜증을 내며 나를 내쳤다


정은비
......

예린이의 심리상태가 많이 안 좋아보였다

이건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예린이가 하는 말을 들었다

힘들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만큼 예린이는 많이 지쳐있었다

소정이에게 도움을 요청할까 했지만 포기했다

소정이도... 많이 힘들테니까..

한참을 생각하던 내가 내린 결론은 상담센터

우리는 상담센터에 가기로 했다

*


박초롱
안녕하세요, 상담사 박초롱 입니다. 이쪽에 앉아주세요


정은비
네


정예린
.....

예린이가 상담사와 가까이 앉고 내가 그 옆에 앉았다


박초롱
주말마다 하루에 15분씩 만나기로 해요


박초롱
음... 예린이?


정예린
네....


박초롱
예린이가 무슨 고민이 있는지 저에게 얘기해볼래요?


정예린
......


박초롱
힘들면 속으로만 생각해도 돼요


박초롱
저에게 얘기해주는 날까지 기다릴게요


정예린
.....

예린이는 고개를 숙이고 손장난을 쳤다


정은비
......

나도, 상담사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10분이 지날 때쯤 예린이는 눈물을 흘렸고, 예린이의 눈물을 본 상담사는 조용히 휴지를 챙겨주셨다


정은비
......

그렇게 또 5분이 지나 우리는 상담실을 나와 집으로 갔다

*

우리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이면 상담소를 찾았다

정말 아무 얘기도 오가지 않으며 정적인 시간이었지만,

이 시간이 예린이가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싶다


정예린
.... 사실....


정예린
저랑 만난지.... 10년이 넘은 친구가 있어요...


정예린
근데 어느순간... 저를 피하기 시작하는 것 같더니..


정예린
저희가 만난지 10주년이 딱 되던 날에....


정예린
그 친구가 유학을 간 거예요...


정예린
저에겐... 편지 하나만 남겨두고..

예린이는 천천히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상담소에 3번 오고 나서야 예린이는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았다


박초롱
.....

상담사는 예린이의 이야기를 적으며 무엇인가를 적고 있었다


정예린
정말... 갑작스러웠어요..


정예린
한순간에 절 떠나니까.... 힘든 거예요...


정예린
친구가 떠난 지... 1년이 넘었고... 언제 올지도.. 잘 모르겠고....


정예린
그냥.... 식욕도 없고... 아무것도 먹기 싫고...


정예린
그냥.... 모든 게 다 짜증나고... 그래요...


박초롱
음....


박초롱
언니분


정은비
... 네?


박초롱
지금 예린이가 심리적으로 많이 불안해요


정은비
네....


박초롱
이대로 가다간 정말 쓰러질 수도 있고,


박초롱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그만큼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힘들어지게 되니까 주의해야 하고요


정은비
네....


박초롱
예린이가 친구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은데 맞아요?


정예린
네....


박초롱
힘들어하는 거 이해해요 저도 지금 친한 친구들이랑 연락이 안되서 힘들거든요


박초롱
근데 예린이가 많이 힘들어할수록, 예린이의 몸과 마음이 많이 망가지게 돼요


박초롱
저는 친구들이랑 헤어졌을 때 예린이처럼 많이 힘들어했어요 어쩌면 정말 예린이보다 심각했을 수도 있죠


박초롱
식욕이 별로 없어서 짧으면 일주일, 길면 한 달까지 밥을 아예 한 끼도 안 먹은 적이 있는데, 정말 쓰러지고 나서 죽을 뻔 했었어요


박초롱
의사선생님께서 정말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박초롱
근데 저는 예린이가 다른 건 힘들더라도 밥은 꼭 먹었으면 좋겠어요


정예린
......


박초롱
저처럼 위험한 상황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박초롱
보통 사람들이 한 끼에 먹는 양을 먹으라고 하진 않을게요


박초롱
조금씩이라도 한숟갈이라도 좋으니까 하루 세끼 꼬박꼬박 먹었으면 좋겠어요


박초롱
약속할 수 있죠?


정예린
.... 네


박초롱
친구관계는 제가 끼어들 수가 없어요


박초롱
저 같은 경우는 그저 잊는 편인데, 그게 예린이는 힘들어보이니까 조금 조언을 하자면


박초롱
아무 공책에 예린이의 생각을 적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예요


박초롱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힘드니까 그냥 적으면서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박초롱
알겠죠?


정예린
네.....

*

그날 이후 예린이는 조금씩 밥을 먹기 시작했다

아예 안 먹었던 예린이는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정은비
.....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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