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PORTUNITY: 機会
#05



엄마
정국아... 너 왜 그래, 응?

엄마
네가 이러면 엄마 진짜 힘들어...


전정국
...안 믿을 거 알아요, 나도 아직까지 안믿겨지니까.


전정국
그런데 나는 우리 가족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전정국
그래서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거에요.


아빠
......

아빠
미친 자식.


휙-



전정국
......


전정국
...엄마, 엄마는 나 믿지? 그치?

엄마
......정국아.


전정국
지금이라도 멈출 수 있어.


전정국
아빠 술 못 먹게 하면 돼.


전정국
그럼 엄마, 아빠 이혼할 일도 없을거고...!


엄마
정국아!

엄마
제발... 너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엄마
정국아. 지금... 엄마가 너무너무 힘들어.

엄마
네가 어려서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엄마
엄마, 아빠 지금 정국이랑 장난칠 상황 아니야...


전정국
장난 아니라니까. 축구 경기도 맞췄고,


전정국
곽유태 돈 가지고 튀는 것도 맞췄잖ㅇ...

엄마
그만.

엄마
그만해.

엄마
엄마는 지금 네 말이 사실일까 더 두려우니까.

엄마
정국아, 지금 네가 하는 말이 다 사실이라도-

엄마
그만해.

엄마
아니면 엄마 너무 힘들어.



눈물이 그렁거리는 엄마의 눈을 보며 알 수 있었다.

아- 지금 필요한 건 미래의 일어날 일이 아닌 현실이구나.

엄마는 지금 이 자체만으로 감당하기가 너무 버거워서, 내 말을 들어줄 처지가 못돼서 이러는 거구나.

아홉 살이면 못 알아먹었을 엄마의 눈이었지만, 스물 일곱이었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엄마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은, 미래의 예언이 아닌

위로뿐이었다.





김태형
어? 정정국이다!



김태형
야! 정정국!


전정국
......


전정국
너는 아직도 발음을 못하냐, 이제 3학년인데.



무덥고, 힘들었던 여름은 금방 지나갔다.

엄마는 낮밤을 가리지 않고 일만 하려 다녔고, 아빠도 공사장을 나가 막노동을 했다.

그 날 이후 나는 내 존재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았다.

더 이야기 하다가는, 정말 엄마가 못 버틸 것만 같아서.




김태형
3학년이어도 발음 못할 수도 있지!


김태형
그러는 너는 다 잘하냐?


전정국
응. 난 다 잘해.


전정국
공무원 시험까지 합격했는데 뭐...


김태형
공무원? 그거 우리 아빠인데!


전정국
그렇구나. 대단하시네.


김태형
치잇...


김태형
맨날 형아짓!


김태형
그러는 너는 3학년인데 아직도 형아짓 하네!


전정국
어, 너는 여전히 꼬맹이네.


김태형
......


김태형
우이씨...



김태형
너 전학은 왜 갔어?


김태형
마지막 인사도 없이 갑자기...


전정국
그래도 너한테는 미리 말했잖아, 전학 간다고.


김태형
그래두! 그렇게 갑자기 가버리면 어떡하냐?


전정국
내 마음이야. 꼬맹이가 궁금한 것도 많네.


김태형
쳇... 너 그거 손에 라면 뭐야?


전정국
내 저녁이다.


김태형
응? 너 라면 끓여 먹을 줄 알아?


전정국
어. 나는 너하고 다르게 다 잘해서.


김태형
헐... 우리 엄마는 나 불 못 쓰게 하는데...


김태형
큰 형아만 쓸 수 있어!


김태형
작은 형아도 이제 6학년인데 못 쓰게 해!


전정국
......


전정국
지난번부터 느낀건데,


김태형
응?


전정국
너 TMI 엄청 심하다.


전정국
안물어봤는데.



김태형
????? TMI가 뭔데?


전정국
있어, 10년도 넘은 후에 나오는 신조어.


"태형아! 집에 가자. 이리 와~"



김태형
야, 나 엄마가 부른다!


김태형
갈게! 또 보자! 빠이!



전정국
......



그것이 나와 김태형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열 두살을 먹고 부모님이 이혼하고, 열 세살 초등학교를 졸업 할 때까지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으니까.




'1-5'



전정국
그때도 5반이었는데.


전정국
일단 여기까지 과거는 안바뀌었구나.


드르륵-





김태형
......



전정국
......?





김태형
전정국....?



아니.

마지막 만남 일 줄 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