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말랑이래요
"저랑 사귈래요?"
"뭐?"
"아니다 사귈래요 말고, 사귀어요 우리"
어디서 나온지 모른 자신감이였다. 급격히 표정이 어두워진 오빠를 마주보기 무섭지만 대답은 들어야겠다.

"그래 사귀자"
"어? 진짜요?"
"어 배고프네 빨리 집 가자 내려"
뭐야 이렇게 사귀는 거야? 너무 쉽게 사귄거 아냐?
전 날 밤의 고민이 무색하게끔 초고속으로 사귀게 되었다. 얼떨떨하게 차에서 내려 숙소로 들어가자 안에 있던 태현이가 우리를 반겼다.

"얼라리? 둘이 뭐야"
"뭐가"
"결국 사귀네"
뭐?!?!
태현이가 중얼거린 말에 놀라서 달려온 수빈오빠와 휴닝이였다. 아 씨 속마음 읽지 말라니까 저 새끼!..
그 말에 으쓱 거리며 흥미 없는 눈으로 티비 리모콘을 만지작 거리는 태현이였다.

"야 너네 둘이 어제 뭐 했어. 한여주 너 딱 말 해"
".. 일 했죠 뭘 해요!"
"내가 지금 그게 궁금하겠냐? 둘이 입술이라도 부볐냐고"
"뭐래 머릿속에 뭐가 들은거야"

"어쩐지.. 와 근데 범규 형 연애 몇백년 만이더라?"
"예? 몇백년?"
"옛날에 어떤 공주랑 눈 맞아ㅅ,"
야 너 안 닥쳐?
계속 가만히 있던 범규 오빠가 내 눈치를 보며 휴닝이의 입을 막았다. 뭐 어때 몇백년 전인데 질투를 하겠냐 내가
"아 공주랑 연애 했어요? 근데 나는 별 생각이 없어서"
"..큼, 옛날이야 옛날"
"맞아요. 옛날이니까"
"진지한 만남도 아니였어"
"아하, 그래서 예뻤어요?"
예뻤냐고. 빨리 대답해
내 말에 범규 오빠가 잔뜩 구겨진 얼굴로 휴닝이를 째려봤다. 그렇게 째려보면 어쩔건데요!.. 어느새 쫄레쫄레 내 뒤에 숨은 휴닝이를 아니꼽게 쳐다보던 범규 오빠가 그런거 아니라며 소심하게 대답했다. 좀 귀엽다?
"됐어요 농담이에요. 저 그런거 신경 안 써요 몇 백 년 사는데 연애 한 번 안 해봤겠어?"
"휴닝카이 괜히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아선,"
"그만 그만! 저 배고파요 연준 오빠 오늘 저녁 뭐에요?"
어 안 그래도 간 봐달라고 할 참이였어. 김치찌개!
사실 배는 안 고팠지만 주제를 돌리기 위한 내 노력이였다. 사귄지 한 시간도 안 될 참에 트러블 만들기 싫었으니까. 그리고 사실 질투도 안 났다.
***

"한여주 자?"
아, 방금 잠에 들 참이였는데.. 한참 차분해진 범규 오빠가 조심스레 불을 켜고 들어왔다. 벌떡 상체를 일으켜 고개를 저으니 침대에 걸터 앉아 내 눈을 뚫어져라 보는 오빠였다.
"..뭘 그렇게 봐요?"
"아까 신경 쓰여서"
"뭐가 그렇게 신경 쓰여요- 저는 지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너 표정이 안 좋아 보여서"
"그건 언제 봤대. 배고파서 그랬어요 저 질투 같은 거 안 해요 혹시라도 기대 할까봐 하는 말이ㅇ.. 어!"
확- 나를 끌어 안아 오빠 품에 안긴건 순식간이였다.
아무 말도 못 한건.. 나를 정말 소중하게 안고 있는 오빠 때문이였다. 여기서 무슨 말이라도 하면 입술 닿을 것 같아

".. 좋아하는 마음 겨우 눌러 담고 있었는데, 못 할 것 같아 이젠"
"..."
"좋아해 여주야"
그렇게 속삭인 오빠는 한참동안 날 끌어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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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허억 범규야ㅏ헉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