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쁜새끼
w. 라면
#12
“미쳤어…”
일을 저지르고 나서야 부재중 전화 3통의 핸드폰이 눈에 들어왔다. 부재중 전화 옆에 뜬 “오빠ෆ” 라고 새겨진 문구를 보고 나니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건지 깨달았다. 나는 오빠가 여사친 만나는 것도 그렇게 못 미더워했으면서, 정작 내가 남사친이랑 키스를 하고 있는 꼴이라니. 내 스스로가 역겨워질 지경이었다.
부우우우우웅_ 부우우우웅_
‘오빠 ෆ’
핸드폰이 한 번 더 울렸다.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하고 남자친구의 전화를 받는 다는게 얼마나 죄책감이 들던지. 고개를 들어 강이의 표정을 보니 눈에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러고는 전화를 받으라며 끄덕인다.
- “여보세요…”
“어디야?”
- “그냥… 집.”
“오늘 하루 종일 생각을 많이 해봤거든. 근데 아무래도,”
- “오빠.”
“응?”
- “우리 헤어질까?”
“…….”
내 말을 들은 오빠는 몇 초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옅은 숨소리만 들릴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최소한 사람이라면, 미안해서라도 오빠의 얼굴을 더 이상 보지 않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무슨 말이야 그게.”
- “……”
“만나서, 만나서 이야기 하자.
나는 너랑 전화 한 통으로 끝낼 수 있을 정도로 가벼운 마음 아니야 현수야.”
- “…….”
오빠의 목소리가 떨리는 게 느껴졌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내 손으로 아프게 한다는 건,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떠나는 일보다 어쩌면 훨씬 마음 아플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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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네가 원한다면 집에서 여주랑 마주치지 않을게.”
“됐어. 내가 나쁜년이야.”
“…현수야.”
“헤어지는 게 맞는 것 같아.”
“나는 너랑 헤어지기 싫어.”
“…….”
지금 헤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게 쓰레기 같은 짓을 저지른 나에게 죄책감을 최대한 덜 수 있는 방법이었다.
“사랑해.”
“…….”

“우리 안헤어지면 안돼?”
내가 천하의 나쁜년인지도 모르고 나를 붙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애원하는 오빠를 보니 마음이 약해지면서도, 한 편으로는 나같은 쓰레기가 오빠를 더 이상 만나봤자 오빠만 더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관계를 이어나가봤자, 내가 X나 이기적인 년이라는 거 빼고 증명 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래서, 난 오빠를 위해 말했다. 나같은 보잘 것 없는 애는 빨리 잊는 게 오빠한테도 좋을테니까.
“…나 송강이랑 키스했어.”
“…뭐…?”
“오빠 전화 씹고 걔랑 키스하고 있었다고. 방금까지 같이 있었어.”
“…거짓말 치지마.”
“오빠한테 지쳤어. 나라면 별도 따줄듯이 행동하는 송강이더 좋아. 난 이미 오빠한테 마음 없어. 그래서 헤어지자고 한거야.”
“…….”
“그러니까… 이제 그만 하자.”
내 말을 듣고 난 후 오빠의 표정이 서서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래, 나를 차라리 혐오하고 증오해서 빨리 잊는 게 낫겠다. 오빠의 분이 조금이라도 풀리게 화든 욕이든 나한테 다 쏟아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네가 그렇다면야 헤어지자.”
“자책 같은 건 안했으면 좋겠어. 너를 지치게 만든 것도, 힘들게 한것도 다 나잖아. 내가 그냥 다 잘못한거야.”
“내가 아는 현수는 지금 속으로 자책 엄청 하고 있을 것 같아서. 그래서 말해주는거야.”
“너는 잘못 없어, 현수야.”
김태형의 마지막 말을 듣는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오려 했다. 이런 사람한테 내가 무슨 짓을 한건지 뼈저리게 후회가 되어서, 오빠의 진심을 짓밟은 건 난데 끝까지 나를 배려해주는 오빠한테 너무 미안해서. 차올라 떨어지려 하는 눈물을 꾹꾹 참아냈다.
“나 갈게, 현수야.”
오빠는 마지막까지 연한 미소를 지었다.
나는 오빠가 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참아오던 눈물이 터지며 그 골목에 앉아 몇 시간을 펑펑 울었다. 그렇게, 우리의 연애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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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일이래. 네가 먼저 나를 찾아오고?”
“김태형 오늘도 나 버리고 갔거든. 오빠 가능하면 같이 가자 하려고 했지.”
“난 언제나 가능하지. 김태형 또 여친이랑 냉전중이야?”
“응. 이번엔 좀 심하게 싸우던데.”

“아휴, 그러다 곧 헤어지겠네. 걔는 여친한테 은근 못해. 잘해주는 것 같으면서도 눈치가 없어.”
“난 걔가 나한테 눈치 되게 빨라서, 어딜가도 그런 줄 알았거든? 근데 아니더라. 완전 눈치 꽝이야. 나한테만 빨라.”
“응. 그냥 김태형은 너에 대해 다 알아서 그래. 이 세상에서 김태형이 제일 잘 아는 여자가 너일걸?”
“에이 그정도는 아니야~ 그래도 떨어져있는 시간이 얼만데.”
“아냐, 진짜야.
오죽하면 내가 너 꼬시는 법 걔한테 물어봤겠ㄴ…”
“……?”

“…….아.”
/✍🏻/
제 작품에 완전 쓰레기는 나오지 않아요
약간 이기적이고 약간 충동적인 사람 몇명이랑
인성얼굴완벽한 사람 한 둘이랑
평범한 사랑 한 둘 이렇게 나오는 것 뿐입니다
다들… 우리 현수 너무 욕하지 말아주세요…
제가 아끼는 인물인데🥲 철이 좀 없을 뿐이에요…
조금만…! 욕해주세요ㅋ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