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넥도 잏링/이한 리우] 주장님, 저 좀 봐주세요

[보넥도 잏링] 주장님, 저 좀 봐주세요 10화

 

두 번째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이한은 라커룸에서 계속 리우의 발목을 신경 쓰고 있었다.

"선배, 진짜 괜찮아요?"

"괜찮다니까."

"아까보다 더 부은 것 같은데."

"네가 의사야?"

"아니요."

"그럼 너무 걱정하지 마."

리우가 웃으며 이한의 어깨를 두드렸다.

"나 여기 있잖아."

"……."

"그러니까 경기나 잘하고 와."

이한은 리우를 한참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리고."

리우가 이한을 불렀다.

"이번에는 혼자 해결하려고 하지 마."

이한이 웃었다.

"선배 없다고 혼자 할 생각 없어요."

"왜?"

"선배가 보고 있잖아요."

리우의 표정이 잠시 멈췄다.

"그건……."

"그러니까 잘할게요."

이한은 그대로 경기장으로 나갔다.

두 번째 경기는 첫 경기보다 훨씬 어려웠다.

상대는 전 경기에서 4골을 넣은 강팀이었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우리 팀은 수비가 무너지며 실점했다.

0대1.

이한은 공을 잡을 때마다 두세 명에게 둘러싸였다.

예전 같았으면 어떻게든 돌파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리우가 벤치에 있었다.

이한은 공을 잡을 때마다 잠깐씩 벤치를 바라봤다.

리우는 계속 손짓으로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다.

왼쪽.

이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패스.

다시 패스.

그리고 반대편으로 전환.

공격이 이어졌다.

"좋아! 그대로!"

리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한은 상대 수비 뒤쪽으로 움직였다.

공이 정확하게 들어왔다.

슈팅.

골.

1대1.

팀원들이 이한에게 달려왔다.

이한은 세리머니를 하다가 곧바로 벤치를 바라봤다.

리우가 두 손을 들어 올리며 웃고 있었다.

이한도 웃었다.

후반전.

점수는 1대1.

경기 종료까지 10분밖에 남지 않았다.

상대 팀은 계속 공격했다.

우리 팀의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코치가 선수들을 향해 소리쳤다.

"집중해! 한 골 더 들어가면 끝이야!"

이한은 숨을 고르며 주변을 바라봤다.

그리고 리우를 찾았다.

리우가 벤치에서 일어나 있었다.

발목을 다친 탓에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어 보였지만, 계속 경기장을 보고 있었다.

그때 리우가 손으로 신호를 보냈다.

이한은 그 신호를 알아봤다.

조금만 기다려.

이한은 상대 공격을 막아낸 뒤 곧바로 앞으로 뛰었다.

공을 받은 팀원이 이한에게 패스했다.

수비가 두 명 따라붙었다.

이한은 바로 돌파하지 않았다.

한 명을 끌어들인 뒤 반대편으로 공을 내줬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달렸다.

공이 돌아왔다.

이번에는 리우가 자주 말했던 위치였다.

이한이 그대로 슈팅했다.

골.

2대1.

경기 종료.

선수들이 환호했다.

이한은 숨을 몰아쉬며 경기장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리우를 찾았다.

리우가 박수를 치고 있었다.

이한은 그대로 벤치로 달려갔다.

"선배."

"잘했어."

"봤어요?"

"다 봤지."

"제가 혼자 안 했어요."

"알아."

리우가 웃었다.

"이번엔 진짜 팀으로 이겼네."

이한도 웃었다.

"선배가 알려줬잖아요."

리우가 이한의 머리를 가볍게 눌렀다.

"잘했다."

그 한마디에 이한은 이상하게 가슴이 벅차올랐다.

다른 사람에게 듣는 칭찬과는 달랐다.

리우에게 잘했다는 말을 들으면, 이상할 만큼 더 잘하고 싶어졌다.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뒤.

선수들은 숙소로 돌아가기 전 경기장 근처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때 7화에서 만났던 다른 학교 선수가 이한을 찾아왔다.

"이한."

"네."

"경기 잘 봤어."

"감사합니다."

"우리 코치님도 봤어. 역시 생각했던 것보다 더 괜찮은 선수더라."

리우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에 말했던 거, 아직 생각 중이지?"

"네."

"준결승 끝나고라도 한번 우리 학교 와봐. 환경도 직접 보고 결정하는 게 좋잖아."

이한이 잠시 고민했다.

"알겠습니다."

남자가 돌아가자 리우가 다가왔다.

"갈 거야?"

"어디요?"

"그 학교."

이한은 잠시 리우를 바라봤다.

"네. 가보려고요."

리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선배."

"응."

"왜 아무 말 안 해요?"

"뭘."

"가지 말라고."

리우는 잠시 침묵했다.

"……내가 그러면 네가 안 갈 것 같아서?"

"그럴 수도 있죠."

"그러니까 더 말 못 하겠어."

리우가 웃었다.

"네가 네 선택을 해야지."

이한은 그런 리우를 한참 바라봤다.

"선배는 정말 제가 가도 괜찮아요?"

"안 괜찮아."

이번에는 리우가 솔직하게 대답했다.

"근데 네가 더 좋은 기회를 잡는 걸 내가 막고 싶지는 않아."

"……."

"네가 어디서 뛰든 네가 행복하면 좋겠어."

이한은 고개를 숙였다.

그 말이 생각보다 마음에 걸렸다.

자신이 원했던 대답은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가지 말라고 해줬으면 했다.

그날 밤.

숙소 방에서 이한은 잠이 오지 않았다.

휴대폰을 들었다.

리우에게 메시지를 보낼까 고민하다 결국 보냈다.

선배.

잠시 후 답장이 왔다.

왜 아직 안 자?

선배도 안 자고 있었네요.

나는 발목 때문에 잠이 안 와.

거짓말.

진짜인데?

이한이 한참 고민하다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선배가 한 말 때문에 생각이 많아졌어요.

무슨 말?

제가 어디서 뛰든 행복하면 좋겠다는 말.

잠시 답장이 없었다.

그리고 한참 뒤.

진심이야.

이한은 화면을 바라봤다.

그럼 선배는요?

나는?

제가 다른 학교 가면 행복할 것 같아요?

리우는 꽤 오랫동안 답하지 않았다.

그러다 메시지가 왔다.

아니.

그럼 왜 가라고 해요?

네가 원하면 보내줘야 하니까.

이한의 손가락이 멈췄다.

저는 아직 제가 뭘 원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천천히 생각해.

선배는요?

나는 이미 알아.

이한은 순간 심장이 뛰었다.

뭘요?

한참 뒤 리우에게서 답장이 왔다.

네가 여기 있었으면 좋겠어.

이한은 그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그리고 조용히 답했다.

저도요.

뭐가?

여기 있고 싶어요.

잠시 후 다시 메시지가 왔다.

정말?

네.

왜?

이한은 한참 동안 고민하다가 결국 솔직하게 적었다.

축구 때문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아요.

그럼?

이한은 화면을 바라보다 천천히 답장을 보냈다.

선배가 있으니까요.

리우에게서 답장이 오지 않았다.

몇 분이 지나도 아무 말이 없었다.

이한은 괜히 보낸 건가 싶어 휴대폰을 내려놓으려 했다.

그 순간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

이한아.

네.

나 지금 웃고 있어.

이한도 피식 웃었다.

저도요.

다음 날 아침.

준결승을 앞둔 마지막 훈련.

리우는 여전히 발목 때문에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코치는 리우에게 말했다.

"오늘도 벤치에서 지휘해줘."

"네."

이한이 옆에서 물었다.

"선배."

"응?"

"결승 올라가면 뛸 수 있어요?"

"아마 힘들 것 같은데."

이한이 잠시 생각했다.

"그럼 제가 결승까지 데려갈게요."

리우가 웃었다.

"자신 있어?"

"네."

"그럼 하나 약속해."

"뭔데요?"

"절대 혼자 이기려고 하지 마."

이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그리고 잠시 후 웃으며 덧붙였다.

"대신 선배도 약속해요."

"뭘?"

"제가 결승 가면 제일 먼저 축하해주기."

리우가 웃었다.

"당연하지."

이한은 다시 운동장을 바라봤다.

이제 대회는 단 한 경기만 남겨두고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좋은 선수가 되는 것.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

리우와 같은 곳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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