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온다고 해도 나를 사랑해줘

나의 우주를 포기한다는 것

내가 감히 말로 
형용 할 수 없는 감정들이 
너에게로 왔겠지..


그것도 너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 때문에.


그런데도 너는 나를 사랑할까?
내가 너의 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었는데도..?
근데 왜 말 안 한거야..
하긴... 너가 그렇게 힘들어 할 원인은 나인데
너가 나에게 말 못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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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미안하다는 말이 
다시 너의 슬픔을 돌아오게 할 까봐 
두려워서 말을 못 하겠어.
그렇다고 내가 너를 불러서 대화 할 자격도 없지.
나는 이제 너의 무엇도 될 자격이 없으니까.
그런데도 너는 나를 사랑한거야...

진짜 바보... 
 
너의 앞길을 막은 나인데 
그런 나를 왜 사랑하고 있냐고...


꿈을 포기한다는게 얼마나
 아픈 감정인지 알기에 
상혁의 아픔이 더 크게 다가왔던 거 같다.

나도 꿈을 포기해야 했다.
어려서부터 그림작가가 꿈이였지만
나의 가정사와 금전적 문제 등의 이유로
중학교에 들어서자 마자 포기해야 했다.

뭐 초딩이 꿈 하나 쫓겠다고 뭔 짓을 했을 지 
감도 안 오겠지만 진짜 밥 먹는 시간이랑
 자는 시간 빼고 죽어라 그림만 그렸다.  
주말에는 더 했지.
 밥도 안 먹으면서까지
예중 들어가려고 그림만 그렸으니까. 

그런데 내가 그렇게 지금까지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는 건 순식간이였다.

눈을 뜨니 부모님은 말 한마디도 없이 집을 나갔고,
가난하지는 않았지만 그다지 여유롭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 주변에서는 예체능은 
부잣집 애들만 하는 거라며 숙닥거렸다.

나도 알았다.
내 꿈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왔다는 걸.
하지만 회피하고 싶었다. 
내가 잘해서 증명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악착 같이 했다.

결과는 예중 합격.

지금까지 내 노력의 결과였다.
그런데 금전적 문제가 내 발목을 잡았다.
예중 1년 학비는 적어도 몇 백.
당시 오빠는 미성년자 였고,
주변에는 그정도로 나의 꿈을 
지지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예중을 포기하고 
일반중인 지금의 내가 있는 중학교로 입학했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내가 얼마나 많이 노력했는데..
심지어 결과도 성공이였는데..

그때 당시는 너무 힘들어서 중1짜리 애가 
한강 앞까지 가봤다.

그때는 뭐하고 살지 감도 안 왔고,
 무엇보다 주변에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 사람들에게 증명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안돼서
그 사람들이 나를 지지해 주지 못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상혁도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기에 
그때의 나의 감정이 너에게 온다는 게 너무 미안했다.
그때는 정말로 힘들었으니까.

띠링-

“도아야ㅎ 잘 들어갔어? 지금 뭐해?”

진짜 바보...

너한테 연락 주기도 미안했다.
이제 더이상 웃는 얼굴로 
너를 보지 못 할 거 같아서.
그런데도 너는 나 걱정 안 시킬려고 억지로 웃겠지..

너는 항상 그래...
힘들 땐 누구보다 먼저 내 옆에 있어주고, 
나의 원동력이 되준 너였지만 
너는 한 번을 나한테 안 기대더라.
내가 너의 무엇도 되지 못 한 거 같아서..
그저 너의 앞길만 막은 장애물이 된 거 같아서..
그리고 이제 나는 너의 그 무엇도 될 수가 없어.

상혁에게 연락이 온 걸 한동안 뚤어지게 쳐다봤다.

나는 아직도 너를 많이 사랑해..
 말로 다 표현 못 할 만큼.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내 우주는 무너졌겠지만
너는 내가 너를 사랑함으로 인해 
너의 또 다른 우주가 무너졌어.
그니까 나는 나의 우주가 망가지더라도 
너의 행복을 빌고 싶어.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너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태도인 거 같으니까.

상혁아, 너의 우주는 당연하게도 
나 없이 더 아름다울 거야. 
그리고 너는 더 빛날 거야. 

내가 많이 사랑해..
 너가 나를 욕 할 지도 모르는 이 순간에도.
 차라리 욕을 해줘.. 
그때 왜 그랬냐고..

그 소중한 100일에 빨리 안 가고 
왜 김운학 말을 듣고 있었냐고.

가만히 바라보던 핸드폰을 이제야 두들겼다.

“웅..ㅎ 잘 들어갔징“

”상혁아... 너는 내가 없어야 잘 살 거야.
상혁아 내가 많이 사랑해. 진심으로.“

이게 내가 너에게 보낸 마지막 말이였다.

그 말을 뒤로하고 핸드폰 전원을 껐다.
나는 그 뒤의 말을 볼 자격 따위는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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