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뷔/ 정국 뷔 팬픽] 푸른 새벽의 경계

[국뷔/ 정국 뷔 팬픽] 푸른 새벽의 경계 6화

비행기가 착륙하자마자 휴대폰에는 수십 개의 알림이 쏟아졌다.

실시간 기사와 팬들의 게시글, 공연 사진이 끝없이 올라오고 있었고, 그 사이에는 출국장에서 찍힌 한 장의 사진도 함께 퍼지고 있었다.

정국이 중심을 잃는 순간 태형이 팔을 붙잡은, 고작 몇 초 남짓한 장면.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몇 초만으로도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에 충분했다.

 

"...봤어?"

낮게 묻는 목소리에 태형은 휴대폰 화면을 끈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응."

짧은 대답이었지만 표정은 평소보다 무거웠다.

둘 다 알고 있었다.

아직은 단순한 추측일 뿐이었다.

하지만 사소한 행동 하나가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공연장 대기실.

스태프들은 분주하게 무대를 준비하고 있었고, 멤버들은 리허설을 위해 의상을 점검하고 있었다.

평소 같으면 자연스럽게 옆자리에 앉았을 두 사람은 일부러 가장 먼 자리를 골라 앉았다.

눈이 마주쳐도 아무렇지 않은 척 시선을 돌렸고, 필요한 말은 다른 멤버를 통해 전했다.

어색했다.

너무 어색해서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느낄 정도였다.

"둘이 싸웠냐?"

멤버 한 명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묻자 둘은 동시에 웃음을 지었다.

"아닌데."

대답도 동시에 나왔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봐, 안 싸웠네."

분위기는 금세 풀렸지만 정국은 웃지 못했다.

가까이 있는 것도 힘들었고, 멀어지는 건 더 힘들었다.

리허설이 끝난 뒤.

정국은 혼자 무대 위 객석을 바라보고 있었다.

불이 꺼진 공연장은 믿을 만큼 조용했다.

수천 개의 빈 좌석이 어둠 속에 늘어서 있었고, 조금 뒤면 그 모든 자리가 팬들로 가득 찰 예정이었다.

"여기 있었네."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돌아보니 태형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다들 찾던데."

"잠깐 생각 좀 하려고."

태형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옆에 섰다.

둘 사이에는 익숙한 침묵이 흘렀다.

"우리… 그만하는 게 맞을까."

갑작스럽게 나온 말이었다.

정국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 사진 하나 때문에?"

"사진 때문이 아니라."

태형은 씁쓸하게 웃었다.

"혹시라도 너한테 상처가 될까 봐."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난 괜찮은데, 나 때문에 네가 힘들어지는 건 싫어."

그 말을 듣는 순간 정국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늘 자기 걱정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 미안했고, 더 놓고 싶지 않았다.

"난 반대야."

태형이 조용히 시선을 돌렸다.

"뭐가."

"형이 없어서 편한 하루를 보내는 것보다, 형이 있어서 조심해야 하는 하루가 더 좋아."

잠시 바람이 무대를 스쳐 지나갔다.

정국은 천천히 말을 이었다.

"우리가 숨기는 건 사람들 때문이지, 서로를 부정해서는 아니잖아."

"그러니까 겁이 나도, 조금 더 버텨 보고 싶어."

태형은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마음속에서 수없이 흔들리던 고민이 그제야 조금씩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후회 안 하겠어?"

"형은?"

짧은 질문 하나에 태형은 피식 웃었다.

"나도 안 할 것 같아."

그 말에 정국도 따라 웃었다.

오랜만에 두 사람의 얼굴에서 긴장이 사라졌다.

공연 시작 5분 전.

무대 뒤에는 긴장감이 가득했다.

스태프의 카운트가 시작되고,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멤버들이 원을 만들자 자연스럽게 손이 포개졌다.

"오늘도 잘해보자."

"파이팅."

힘찬 구호와 함께 손이 올라갔다.

그 짧은 순간.

아무도 모르게 태형의 새끼손가락이 정국의 손끝을 아주 잠깐 스쳤다.

의도했는지, 우연이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하지만 둘만은 알고 있었다.

'괜찮아.'

말 대신 전해진 신호였다.

커튼이 열리고 함성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수많은 조명 아래에서 두 사람은 평소와 다름없이 노래하고, 춤추고, 웃었다.

누가 봐도 최고의 무대를 만드는 같은 그룹의 멤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공연이 끝난 뒤 객석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건네던 순간, 둘의 시선이 잠깐 마주쳤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 눈빛만으로도 충분했다.

비밀은 여전히 비밀로 남아 있었고, 내일도 변함없이 조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만큼은 서로가 같은 마음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

그것이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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