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 정국아! 가림아!
━ 어? 뭐야. 아프다면서 왔네? 가림이도 오고.
지민이는 뭐가 좋은지 그 둘을 보고 반가워했다. 호석 오빠도 그들을 보고 반가워한 건 마찬가지였다. 그 속에서 예리는 내 눈치를 보고 나는 내 나름대로 표정 관리를 하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 쉬라니까 왜 왔어.
━ 정국이가 언니랑 러브 댄스 연습해야겠대.
나는 그런 가림의 말을 듣고 정국이를 의아한 표정으로 올려다봤다.

━ 옷 갈아입고 올게. 나 이제 괜찮으니까 걱정은 말아요.
그러고는 정국이는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 나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정리가 되질 않아서 그 자리에서 멍때리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봤는지 지민이가 와서 나를 걱정했다.
━ 여주야, 괜찮아?
━ 어···. 괜찮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정국이는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그러고는 다 보는 눈을 피해 좀 떨어진 곳으로 나를 데려오고는 말했다.

━ 조금이라도 누나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을 때 연습을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래서 왔어요.
━ ···무슨 뜻이야?
━ 솔직한 게 좋죠? 사실 누나가 지민 형한테 계속 마음을 보내는 게 눈에 많이 들어왔어. 내가 노력해도 이젠 안 될 거같다는 생각이 앞서서 누나에 대한 마음을 조금 접어볼까 해.
━ 진심이야?
━ 응, 진심이야. 그게 누나한테도 편할 거 같고. 누나도 내 눈치 보느라 머리 아팠을 거 같아. 근데 마음을 완전히 접겠다는 건 아니야. 그냥 잊어보겠다는 거지. 러브 댄스에는 지장 없게 할게. 그래서 지금도 온 거고.
━ ······.
━ 연습하자.
그 말에 평소라면 생각이 넘치고 넘쳐야 하는 게 정상인데 오늘은 유독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마음이 변한 게 아니라 잊으려고 하는 정국이에 대해 그냥 멍했다. 연습하자며 다시 거울 앞으로 가 서서 나를 보고 있었다. 그에 나도 뒤따라갔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마. 넌 아무 말도 꺼내지도 마.”
여전히 첫 시작은 마주 보고 정국이가 내 볼을 쓸어내리는 안무로 시작됐다. 그런데 마주 보고 나는 정국이의 눈을 보았다. 내가 본 정국의 눈은 많이 슬퍼 보이는 눈이었다. 그런 눈을 하고 내 볼을 쓸어내리고는 나를 안는 안무를 하는데 오늘은 무엇보다 노래도 그렇고 안무도 그렇고 모두 슬펐다. 어느새 내 눈시울도 붉어졌다.
우리의 안무는 워낙 스킨십이 많은데 오늘의 느낌은 설렘보다는 슬픔에 더 가까웠다. 그렇게 눈에서는 이미 눈물은 흘러내리고 있었고 노래도 끝이 났다. 끝나자마자 정국이는 나에게 말했다.
━ 왜 울어요. 울지 말아요···. 우리 곧 러브 댄스 뮤비 촬영인데 끝까지 열심히 해봐요. 그만 울고.
━ 미안해, 나 화장실 좀···.
━ 여주야! 전정국, 여주 왜 그래?
━ 누나 좀 잘 달래줘. 나는 이만 가볼게.
━ 왜 무슨 일인데.

━ 그냥 누나한테도 묻지 말고 그냥 안아줘. 갈게.
━ 정국아, 같이 가!
그렇게 정국과 가림은 럽DANCE를 나갔다.
화장실 문을 닫고 기대어 눈물을 멈춰보려고 애썼지만 쉽게 눈물이 들어가지는 않았다. 기대어 서서 정국이 목소리가 들렸는데 그만 럽HOME으로 돌아가려나 보다. 가림도 같이 간 듯하고 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세수도 한 번 해봤지만, 이미 눈을 부은 대로 부었고 돌아오지를 않았다. 난 조심스레 화장실에서 나왔다.
━ 여주야!
━ 어? 헙···!
지민이는 내가 나오자마자 나를 꽉 끌어안았다. 묻고 싶은 말은 수없이 많아 보이는데 꾹 참고 있는 게 눈에 다 보였다.
━ 나 괜찮아.
━ 안 괜찮잖아.
━ 응···?
━ 괜찮으면 울 일도 없겠지. 눈도 안 붓고.
━ 아 보지 마···. 부었어.

━ 부어도 예쁘면 어떡하라는 거야.
***
요새 바빠서 금방 온다고 하고 너무 오랜만에 왔네요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