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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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누구 기다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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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혼자 등교하자니 적적해서 너랑 같이 가려고 ”


그는 휘파람을 불며 자연스레 내 옆으로 왔다

내게 보폭을 맞추려
긴 다리로 느릿느릿 걷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차마 웃음을 참기가 힘들었다

입술을 꾹 다물며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대로 황현진과 학교에 들어서자
복도가 순식간에 술렁였다

사람들의 입은
다른 사람에게 귓속말을 속삭이느라 바빴지만
두 눈은 우리에게 머물렀다

그들의 손가락이 우리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숨에 깨달았지만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어차피 누군가가 소문을 끊어내려 해도
뒤에서 떠들어 댈 것이 분명했으니까

수군거리는 사람들을 제치고 교실 안으로 들어서자
반에 있던 학생들이 토끼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황현진이 평상시에 받았을 시선들을 느껴보니
얼마나 불편했을지 이해가 됐다

하지만 나와는 달리 사람들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황현진이 내심 대단했다

누구든 주변 사람들이 본인을 향해 수군대고
뒷말을 하고 다니면 짜증 날 법도 한데
오히려 보란듯이 차분하게 행동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앞문이 열리고 담임 선생님이 들어왔다


“ 왜 이렇게 어수선하니 ”


두꺼운 출석부로 교탁을 탁탁 치고는
곧바로 출석을 부르기 시작했다


“ 황현진 ”

“ 네 ”


선생님이 놀란 눈으로 우리 쪽을 바라보았다


“ 일찍 왔네? ”


황현진은 선생님의 말을 못 들은 체하며 고개를 숙였다









1교시는 체육 시간이었다

얼마 전 친구와 배드민턴을 치다가 다친 발목이
아직 낫지 않은 탓에 환복 후 선생님께 이를 일렀다


“ 그래? 태희는 그럼 현진이랑 저 위에 앉아서 쉬어 ”


무대를 오가는 계단 위에 걸터앉았다

느릿느릿 내 옆으로 와 앉은 황현진에게
조심스레 말을 걸었다


“ 야, 넌 왜 체육 안 하냐? 어디 아파? “

” 천식이 심해서 숨 차면 안 돼 “

“ 거짓말, 천식 심한 애가 담배는 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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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진은 대답 대신 픽 웃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배구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피구를 하던 아이들의 등이 점차 땀으로 젖어갈 때쯤
강당 안으로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퍼졌다

호루라기 소리에 탄식과 환호성이 동시에 들렸다

학생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자리를 바꾸고는
곧바로 경기가 시작됐다

공을 가지고 있던 팀이 먼저 선공을 날리자
반대편에 서 있던 팀 중 한 명이 날아오는 공을 텁 받아냈다

아까와 같이 공을 이리저리 허공을 날아다녔다

한 명 두 명 조금씩 탈락자가 나왔다

오른쪽 팀은 열 명 가까이 되는 팀원이 살아남았지만
왼쪽 팀은 고작 한 명밖에 살아남지 못했다

경기가 거의 끝나갈 때쯤 공이 내 쪽으로 무섭게 날아왔고
동시에 호루라기 소리가 강당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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