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재/ 태잔 명재현] 낯선 서울, 너와 같은 방

낯선 서울, 너와 같은 방 5화

"명재현!"

강의가 끝나자 같은 과 동기인 서윤이 명재현을 불렀다.

"오늘 과제 같이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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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카페 갈 사람?"

"나!"

"나도."

금세 다섯 명이 모였다.

명재현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좋았다.

낯선 서울도, 처음 보는 사람들도 이제는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다.

저녁 7시.

과제를 끝내고 기숙사로 돌아온 명재현은 문을 열자마자 멈춰 섰다.

"...어?"

태산은 책상 앞에 앉아 있었지만 노트북은 꺼져 있었다.

평소라면 과제를 하거나 책을 읽고 있을 시간.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왜 이렇게 일찍 왔어?"

"..."

"태산?"

"밥 먹었냐."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응. 과 사람들이랑."

태산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끝이었다.

명재현은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너는?"

"먹었어."

하지만 책상 위에는 아직 뜯지도 않은 편의점 도시락이 놓여 있었다.

'거짓말?'

명재현은 괜히 신경이 쓰였다.

샤워를 마치고 나온 명재현은 냉장고를 열었다.

안에는 우유 하나와 생수 몇 병뿐.

그리고 도시락 하나.

아까 책상 위에 있던 것과 같은 브랜드였다.

"태산."

"...왜."

"너 아직 안 먹었지?"

"먹을 거야."

"같이 먹을래?"

"괜찮아."

"나 라면 끓일 건데."

"안 먹어."

"두 개 끓일 건데."

"..."

"혼자 먹으면 심심하잖아."

태산은 한숨을 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나만."

명재현은 씨익 웃었다.

"역시."

라면 두 개가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었다.

명재현은 계란까지 넣으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기숙사 낭만이지."

태산은 냄비를 내려다보다가 물었다.

"맨날 이렇게 먹냐."

"가끔."

"몸 버린다."

"너는 맨날 잔소리만 해."

"사실이니까."

둘은 바닥에 앉아 라면을 나눠 먹기 시작했다.

한참 면을 먹던 명재현이 물었다.

"오늘 무슨 일 있었어?"

"...없어."

"거짓말."

태산이 젓가락을 멈췄다.

"왜."

"평소보다 말이 더 없잖아."

"...원래 없는데."

"아니야."

명재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오늘은 기분 안 좋은 사람 말투야."

잠시 정적이 흘렀다.

태산은 한숨을 내쉬었다.

"...조별 과제."

"왜?"

"혼자 했다."

"뭐?"

"팀원들이 연락 안 봤어."

명재현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고학년들도 그런다."

명재현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럼 화날 만했네."

"...익숙해."

태산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명재현은 그 말이 더 마음에 걸렸다.

익숙하다는 건.

이런 일을 여러 번 겪었다는 뜻이었다.

다음 날.

명재현은 학생회관 앞에서 태산을 기다렸다.

"왜 여기 있어."

수업을 마치고 나온 태산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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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같이 먹자."

"친구들은."

"먼저 먹으라 했어."

"왜."

명재현은 씩 웃었다.

"오늘은 룸메이트랑 먹고 싶어서."

태산은 잠시 명재현을 바라봤다.

"...별일이네."

"싫어?"

"안 싫어."

짧은 대답이었다.

하지만 명재현은 그 한마디가 이상하게 기뻤다.

학식을 먹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

명재현은 학생회 게시판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야, 축제 자원봉사 모집한대."

"응."

"같이 할래?"

"안 해."

"왜."

"귀찮아."

"추억 만들자."

"안 만들어도 돼."

명재현은 피식 웃었다.

"너 대학 왜 왔냐."

"공부."

"재미없는 인간."

"너는 너무 재미만 찾고."

둘이 티격태격하며 걸어가던 순간이었다.

"재현!"

멀리서 같은 과 동기 서윤이 손을 흔들었다.

"같이 가!"

"어! 갈게!"

명재현은 태산을 돌아봤다.

"잠깐만."

"먼저 가."

"금방 올게."

명재현은 서윤에게 뛰어갔다.

둘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던 태산은 아무 말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혼자 기숙사로 향하는 뒷모습은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평소보다 조금 느렸다.

명재현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태산 역시 아직은 몰랐다.

왜 자꾸 명재현이 다른 사람들과 웃고 있는 모습이 신경 쓰이는지.

그 감정의 이름을.

Truyện phổ biến với fan của Tae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