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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엔 민규와 명호만 남았다.

"..."
하...불편해라...
나리는 경고와도 같은 명령을 끝으로
자리를 떠났다.
나리가 자리를 뜬지 한참 지났음에도
이는 나와 눈 맞추기를 필사적으로 피했다.
이리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선선한데에도 불구하고
숨이 턱턱 막혀오는 구나...
"너도 가르침을 바라느냐?"

"아..."
나와 눈 마주치기 조차 거부하던 이가
나에게 처음 건넨 말은
꽤나 의외였다.
나의 의견을 물을 줄이야...
그런데 내가 정말 이에게
가르침을 바랄까...
"...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나리는 완벽한 제가
나리를 지키길 바라실겁니다."
무언가 짐작할 수 있었다.
나에겐 선택 권이 없다는 것을.
나는 이미
나리의 것이 되었다.
그런데 어찌 그런 내 말에
잔뜩 인상을 부리던 그의 얼굴이
조금씩 펴진느게 보였다.
나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던 것일까?
그러기엔
흥미롭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구나...

"도련님이 너를 뒤쫓으라 명하였을 때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이제 조금은 알겠구나.
넌 닮았구나."
닮아...?
누구를...?
"누구와 닮았는지 궁금한 눈치지만
차마 내가 나리의 속내를
감히 짐작할 수는 없다.
나리께 직접 듣거라."
터벅 터벅 -
명호는 발걸음을 옮겼다.
결국 가르쳐 주시지는 않으려 하시나보군...
나도 저 분이 나를 가르치길 원치 않고,
저 분이 나리에게 혼나는 꼴은 더욱 원치 않으니
그냥 조용히 있어야 겠구나.

"뭐하느냐?
검을 들거라."

"예..?"
"이미 시간을 많이 지체하였다.
도련님의 적은
도련님의 호위무사인 네가
강해지기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신속히 움직이거라."
"ㄴ..넵!"
"...그리고 날
형님이라 칭하여라
날 스승으로 여기는 이는
도련님으로도 충분하다.
내 이름은 서명호다."
"네! 명호형님!"
그렇게 첫 수업을 들었다.
대체 나의 어떤 행동과 말이
나리와 명호형님의 심을 움직였는지
나는 알 수 없다.
함께 지내다 보면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글 • 이스티
"그런데 명호형님,
연세가 어찌 되십니까?"
"22살"
"에..?
저랑 동갑이십니다!"

"그래서 말을 놓겠다?"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