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123화. 약속



정신없이 집으로 달려왔다.

현관문을 열면서 외쳤다.




"훈지 씨!!!"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침실과 화장실 문도 모두 열어 확인했다.




집은 텅 비어 있었다.




'이렇게 오래 걸릴 리가 없는데...

 어떻게 된 거지?'





다시 휴대폰을 꺼내서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길게 이어졌다.




이번에도 받지 않았다.





'혹시... 훈지 씨가 사고를 당한 건 아니겠지?

 설마... 아니겠지? .... 아닐거야....'





'이제 어떻게 하지?

 어디를 가서 찾아봐야 하지...

 병원으로 가볼까?

 아... 어쩌지...'





집에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가 집에 없는 것을 확인하자

입술이 타들어갔다.





집을 나서야 하는데

어디부터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벽을 잡고 한 발짝씩 내딛었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정말 훈지 씨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면 어떻게 하지...'





떨리는 손을 마주 잡고

현관문까지 와서 문을 열었다.




그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봐

무섭고 두려웠다.




어디를 가서,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래... 우선 미겔에게 가서

 어느 병원인지 물어보고...

 병원에 가서 확인부터 해 보자.'




현관문을 나서

미겔의 카페쪽으로 향했다.




마음은 급한데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그 때,

뒤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정아씨!!"

"어디 가요?"




낯익은 목소리였다.


나는 마른 침을 꼴깍 삼키며 뒤를 돌아봤다.





"훈지씨!!!"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불안하고 걱정되었던 마음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리면서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그는 길거리에 주저 앉아

울기 시작하는 나를 보고

무척이나 당황했다.





"왜 그래요? 무슨 일이에요?"





나는 울음 때문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가 무사히 내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이

그제야 실감났다.




그는 황급히 내게 다가와

울고 있는 나를 안고 등을 쓰다듬었다.




나는 한참을 울고 나서야

조금씩 진정하기 시작했다.




내 울음이 잦아들자

그는 품에서 떨어져 내 얼굴을 살펴봤다.




"일어나봐요. 천천히...

 우리 집에 들어가서 얘기해요."




나는 그의 팔을 붙잡고 물었다.




"괜찮은 거죠? 아무 일도 없었던 거죠?"




"네... 나 러닝갔다 오는 거에요.

 아까 운동하러 간다고 얘기했잖아요."





"그런데 왜 그렇게 전화를 안 받아요?

 나 정말 훈지 씨가 어떻게 된 줄 알고

 걱정돼서 미치는 줄 알았단 말이에요."





"아... 전화...

 주머니에 있었는데 왜 못 들었지?

 진동이었나봐요...

 전화 안 받아서 걱정한 거에요?"




나는 너무나 태평한 그의 모습에

순간 화가 치밀었다.





"저리 가요!!!

 내가 얼마나 걱정한 줄도 모르고!!"




나는 주저 앉은 상태에서

두 손으로 그의 가슴을 밀어냈다.




순간 뒤로 밀려나면서 바닥에 주저앉은

훈지 씨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니...

 도대체 왜 이러는지 이유나 말해줘요."





"내가 전화를 몇 번을 했는데...
 
 미겔한테 시내에서 동양인 남자가

 차에 치였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병원에 실려갔다고 해서...

 집으로 헐레벌떡 뛰어 왔더니

 훈지 씨는 나간지가 한참 됐는데

 아직도 안 들어왔지, 전화는 안 받지...

 나 진짜 걱정돼서 미치는 줄 알았다구요."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미안해요... 미안해요 정말로..."




그는 미안한 표정으로 내게 다가왔다.

나는 그를 밀치고 집으로 들어가 버렸다.




쉽사리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소파에 앉았다.





잠시 후에

훈지 씨가 따라 들어 오더니

물 한 잔을 따라 내 앞에 놓았다.




그리고는 내 옆으로 와서 앉았다.




"내가 사고난 줄 알고

 그렇게 놀란 거에요?"




"..."




나는 그의 반대편으로 몸을 돌렸다.





"미안해요 정말...

 사실은...

 동네 러닝하다가 어떤 가게를 구경했는데...

 너무 예쁜 목걸이가 있는 거에요.

 들어가서 한참을 구경하다가 하나를 골랐는데

 지갑을 안 가져갔더라구요.

 집에 와서 지갑 들고 다시 그 가게까지 가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휴대폰은 내가 그 목걸이에 정신 팔려서

 진동도 못 느꼈나봐요.

 내가 잘못 했어요..."





"내가 무릎 꿇고 빌까요?"





갑자기 그가 소파 밑으로 내려가

무릎을 꿇었다.




"아니 누가 무릎까지 꿇으래요?

 빨리 올라와서 앉아요."




나는 그를 잡아 끌었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정아 씨

 마음이 풀리겠어요?

 말해 봐요.

 하라는 대로 다 할게요."





"앞으로 내 전화 못 받기만 해 봐요."





"아!! 알았어요.

 앞으로 정아 씨 전화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받을게요.

 약속해요!!"





그는 자신의 새끼 손가락을 내밀었다.




"유치하게... 무슨..."




나는 그를 흘겨봤다.

그러자 그는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그리고 내 새끼손가락을

자신의 손가락에 걸었다.




"꼭 약속할께요."




그는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아 씨 전화는 절대 안 놓칠게요!!"





"누군가 나를 그렇게 걱정해 준다는 게..."

 <124화 중에서>



Truyện phổ biến với fan của Park Ji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