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47화. 가장 특별한 데이트


오래 간만에

수연이와 수다를 떨고,

다시 오피스텔로 돌아와 일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오늘 밤에 집으로 가도 돼요?]



훈지씨의 메시지였다.
 




[몇 시쯤 도착 예정이신가요?]





[11시 좀 넘을 거 같아요.

우리...

그 때 자기가 극장에서 못 봤다고 했던 그 영화

같이 봐요.]






[꺅~~정말이요?

 봐야지 해 놓고 잊고 있었는데...

 신난다!!]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나를 위해 기억해 줬다니 코끝이 찡했다.





[훈지씨는 영화 볼 때 팝콘 먹어요?

 아님 딴 최애 간식 있어요?]





[영화 볼 때 딱히 뭐 안 먹어요.

 집중하는 데 방해돼서..]





[아..그렇구나..

그럼.....

나만 먹어야겠다.ㅎ]





[어? 같이 안 먹겠다는 줄 알았는데 ㅋ]






[개취 존중. 이따 봐요!]







지금까지 아무 생각 없이 일하다가,

그의 메시지 하나에 오후의 일이 즐거워졌다.




'빨리 일 끝내고, 마트 가서 간식 사야지~'




이런 게 소확행인가.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간식을 사고,

집에 돌아와 청소를 마쳤다.

영화까지 미리 받아 두고 나니,

이제 정말 훈지씨만 오면 됐다.




10시가 조금 넘어,

오고 있다는 메시지가 왔다.




'이런 세심함이 참 좋아. 오래 기억날 꺼야..'




도착하기 전에

리클라이너의 편안한 각도를 미리 맞춰 놓고,

나초와 팝콘, 콜라, 물

그리고 과일까지 미리 준비해 놓았다.






잠시 후 도착한 그는

완벽하게 준비된 자리를 보고 놀랐다.






"아니, CGV보다 여기가 더 좋네!"






"마음에 드세요 손님?"





"완전~!! 손만 씻고 올께요. 잠깐만 기다려줘요."






훈지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영화의 도입부는 미리 스킵했다.






훈지씨가 돌아오면서 하는 말.


"오늘은 지난 번 처럼 자지 않겠죠?"






"아...그 얘기는 왜 또 해요?

 나 영화 보다가

 그렇게 잠 든 적 정말 처음이라니까요.

 억울하네 진짜..."






훈지씨는 억울해 하는 나를 소파에 앉히고,

거실 등을 끄고,

소파 옆 세워져 있는 전등을 켜면서 말했다





"이제 영화 시작해 주세요."





"센스가 정말~!! 많이 해 본 솜씨야.ㅎ"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어? 칭찬으로 한 말인데...

 뭔가 찔리는 게 있구나?"





이 말을 들은 훈지씨는 정색하면서

나초를 하나 집어 들며 말했다.





"아니야...여기서 그만."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

괜히 더 장난을 치고 싶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의 분위기를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그를 계속 쳐다봤다.





"왜 그렇게 아련하게 쳐다봐요?





"아닌데?

 나초 뺏어 먹으려고 본 건데.."





뻘쭘해진 나는,

그가 입에 물고 있던 나초를 먹어 버렸다.




장난기 가득 한 얼굴로

그가 나초 하나를 다시 입에 물고,

입술을 쭉 내밀었다.





두 번째 나초를 먹으면서

입술이 닿았다.





그가 잠시 당황스러운 듯,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왜요? 엑스들과 리액션이 너무 달랐어요?"





두 배로 커진 그의 눈을 보면서

터져 나오는 웃음을 막고,

영화의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영화를 보면서 배우들의 연기도 감탄스러웠지만,

비발디의 음악도 너무 좋았다.




"훈지씨도 저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음악가였을까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다가

얼굴을 들면서 그에게 물었다.

그때,

그의 머리가 내 머리 위로 떨어지는 걸 느꼈다.






이 영화가 왠지

그의 취향이 아닐 거라고 추측은 했지만

함께 보자고 해서 은근히 기대했었다.





'역시...나랑 영화 취향은 맞지 않았어ㅎ'





그의 고개를 소파 뒤로 기대게 해 주고

나는 좀 더 편안한 자세로 영화를 이어 봤다.





그 때,

저녁 때 김대표에게 보냈던 메시지의 답이 왔다.





[너 이렇게 무책임한 사람이었어?]





예상은 했지만,

메시지에도 그의 화가 묻어 있는 듯 했다.






[미안해...자세한 이야기는 만나서 해]





통화를 하기에는 늦은 시간이라

우선 메시지를 보냈다.



 
[대체 너 이러는 이유가 뭐야? 나 때문이야?]





[그런 거 아니야...만나서 얘기해.]




나는 더 이상

나의 영화 데이트를 방해 받고 싶지 않아서

휴대폰 화면을 바닥 쪽으로 뒤집었다.





다시 영화에 집중하며,

나는 손을 훈지씨 손등 위에 올렸다.



'손이 따뜻하다..'





"대체 네 계획이 뭔데?" <48화 중에서>

Truyện phổ biến với fan của Park Ji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