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74화. 뒷수습



우리는

내일 훈지씨가 파리를 떠나기 전에,

내 방에 잠깐 들러 인사를 나누기로 하고

겨우 헤어졌다.





그가 방으로 돌아간 후, 랩탑을 켰다.

수연이에게서 메일이 한 통 와 있었다.





[정아야, 파리에 잘 도착했어?

 나는 진심 네가 부럽구나...

 애들 시험기간이라서 픽업에,
 
 간식에 매일이 전쟁이다.

 이렇게 힘들 때 너라도 있었으면

 만나서 수다라도 떨면서 풀텐데...

 요새 하루를 뭔 정신으로 사나 싶다.

 참참!!

 너 스페인 가고 나서 박훈지 스캔들 때문에

 기획사가 골치 좀 아팠다더라?

 석진 선배 와이프한테 들었는데

 영어 쌤이랑 썸이 있었대.

 너 다음으로 후배 소개 시켜 줬다고 했잖아.

 그 후에 니가 다시 맡았을 때

 무슨 낌새 못 느꼈어?

 나도 아는 애야? 누구지? 

 상대가 연상이라던데?

 우리보다 몇 년 후배였던 거야?

 이름 좀 얘기해줘봐.

 누군지 좀 알아보게 ㅋㅋ]




수연이의 메일을 읽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파리에서의 첫 날,

그와 다시 만나고 나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듯 행복했는데...




반 년 넘게 못 만났던 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익숙하고, 즐거웠다.


아니,

오히려 더 애틋하고 소중했다.





그래서,

안토니오와 마리아 커플을 상기시키면서

어쩌면 내가 잘못 생각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미겔의 말을 떠올리면서

큰 목표와 꿈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라고

나 스스로에게 계속 되뇌이고 있었다.





그런데 그동안 훈지씨와 김대표는

나 대신 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현실과 싸우고 있었다니...





마치 그 혼란한 틈을 나 혼자 살짝

빠져나와 평화롭게 즐기고 있었던 것 같아

마음이 복잡했다.





'그래..역시...

내 판단이 맞았던거야...

헛된 희망 버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야지...'





나는 파리에서 아직 하루가 더 남은 일정이었지만

아침 일찍 짐을 챙겨 체크아웃을 했다.





'훈지씨...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지내요. 그리고...

 미안해요.

 난 그동안 그렇게 힘들었는 줄도 모르고...'




행복한 기분에 취해

스페인에 머무르고 있다는 걸

알려 준 게 마음에 걸렸다.





오늘 하루 어디에서 또

그를 예상치 못 하게 마주칠지 모른다는 걱정에

두 번째 여행지로 계획했던 루앙으로

바로 떠나기로 했다.




큰 행복 뒤에 찾아온 커다란 허탈감.

다시는 그의 이메일도 열어 보지 않기로 다짐했다.




기차역에서 도착하여,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던 중,

누군가의 시선이 계속 느껴졌다.




"혹시... 어제 우리 마주치지 않았나요?"

 <75화 중에서>

Truyện phổ biến với fan của Park Ji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