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107화. 수술대



“수술? 정밀 검사 결과 나왔어?

 수술… 해도 된대?”

 

 

엉겁결에 내 편지를 건네받은 태형 씨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

 

 

“응. 방금 결과 듣고 나왔어.

수술 날짜 잡히는 대로 얘기해 준대.”

 

 

“정아야…”

 


 

태형 씨가 내 이름을 나지막이 불렀다.

 

 

“그렇게 애처롭게 좀 부르지마.

 나 지금도, 앞으로도 괜찮을거야."


 "그런데...내가 힘들 때마다 태형 씨가

 내 옆에 있었던 거 알아?

 고맙게 생각해…

 진심으로 고마워. 태형 씨”

 

 


“갑자기 쥐여 줘서 받긴 했지만,

 이 편지 네가 직접 훈지한테 전해 줘.

 괜찮다면서 이런 걸 왜 나한테 시켜.

 수술받고, 잘 회복해서 주면 되지.”

 

 

태형 씨는 내게 받은 편지를

다시 내밀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태형 씨한테 잠시 맡겨 두는 거야.

 잘 회복하고 나면
 
 내가 다시 가져올 거니까

 걱정하지 마.”

 

 

 나는 그에게 편지를 맡긴 뒤,

 중환자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훈지 씨 가족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훈지 씨 가족들은 기뻐하면서도

 여전히 걱정을 떨쳐낼 수 없었다.

 

 

오히려 내가 그들을 안심시키고 있었다.

 

나 역시 떨리고 무서웠다.

 

누구한테 기대어 이 두려움을 털어놓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

태형 씨는 나 때문에 더 두려워 할테고,

언니는 그러면 수술을 하지 말라고 할테고,

이 소식을 모르는 원희 오빠에게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수연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간의 이야기를 들은 수연이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수연아…

 그런데 나도 떨리고 무서워.

 다른 사람들한테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너무 떨려서 죽을 거 같아.

 훈지 씨를 살릴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은데…

 그런데 겁나…바보처럼…”

 




“정아야!! 내 친구 정아야.

 잘 들어.

 너한테 아무 일도 없을 거야.

 걱정하지마!!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신한테 가서 따질 거야.

 나 싸움 잘 하는 거 알지?”

 



“잘 되겠지?

 아무 일도 없겠지?

 나… 다시 너 볼 수 있겠지?”

 



“그런 바보 같은 소리가 어디 있어?

 그런 일 절대 없을 테니까 걱정하지마.

 사랑을 위해서 용감하게 나선 네가

 내 친구라는 게 무지무지 자랑스럽다.”

 

 


 “…너한테 전화하길 잘 했다.

  네 말을 들으니까 용기가 나.

  나, 잘 하고 올게.

  너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야.

  그거 알지? 수연아?”

 

 

“어… 알아…

 수술 잘하고… 정아야…

 수술하는 날 내가 갈게.”

 

 

“아니야. 오지마.

 그럼 내 발길이 더 안 떨어질 거 같아.

 내가 수술하고 나면 그 때 와서 나 웃겨 줘.”

 

 

“알았어. 정아 네가 하라는 대로 할게.”

 

 

“수연아.. 네가 먼저 끊어.

 우리 수술 끝나고 보자.”

 

 

“…응…”

 



‘쎈 척은 혼자 다 하면서 결국에는…’

 

말도 다 잇지 못 한 채

수연이가 전화를 끊어 버렸다.

 



며칠 후, 수술 날짜가 잡혔다.

 



집으로 돌아와 대청소를 했다.

집에 있는 훈지 씨의 짐이 생각보다 많았다.

밀린 빨래도 하고,

병원에 가져 갈 짐도 챙겼다.

 

 

그리고, 엄마 아빠네 집으로 향했다.

차에 실린 내 가방을 보시고는

여행 가는 짐으로 생각하셨다.

 

 

병원에 도착해 입원 수속을 밟았다.

마지막으로

중환자실에 있는 훈지 씨를 면회했다.

 

 

이번에는 자고 있는 훈지 씨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훈지 씨!! 우리 같이 힘내요!!

그리고 곧 만나요. 나의 세모네모’

 

이 말을 마지막으로 마음 속에 새긴 뒤,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돌렸다.

 



이틀 후,

수술실로 향하는 침대에 누웠다.

 


무서워하는 대신

나는 훈지 씨를 살릴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기로 했다.

 



침대에 누워 수술실로 향하는 동안,

처음 훈지 씨를 만났던 날을 떠올렸다.

 



어느 늦여름 날,

차에서 내리던 나는

차 문에 걸린 카디건 팔에 목이 졸렸다.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훈지 씨가

내 모습을 보고 웃고 있었다.

 

 

  “…” <108화 중에서>

Truyện phổ biến với fan của Park Ji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