短篇小说集

蓝色阵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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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랗게 타서 죽고싶다_




















나만 제자리다. 뒤도 돌아보지 못한 채 달렸는데, 왜 난 제자리에 서있는 걸까. 왜 나만 제자리 걸음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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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석아, 넌 춤 추는게 왜 좋아? "



" 글쎄, 난 그냥 좋아. 춤에만 빠져 다른건 생각도 하기 싫을 정도로 "



" 난 네가 춤 추는 모습이 제일 좋더라. "



" 난 네가 내 춤 파트너라 좋아. "



" ㅋㅋ 뭐래~ 어서 연습이나 집중하지? "



" 그래ㅋㅋ "



작은 연습실에서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 우리는 그 노래에 맞춰 몸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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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고했어. "



" 후... 힘들어 죽겠네~ "



" 밥 먹으러 갈까? "



씨익 -



" 떡볶이 콜?! "



" 콜 ㅋㅋ "



매일 학교가 끝나고, 노래에 몸을 맡기는 우리는 오늘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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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봤다. 파란 하늘이 모든 걸 감싸 안는 것 같다. 난 파란색이 좋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냥 사계절이 지나도 늘 똑같은 파란 하늘이 내게 위로가 되는 것 같다.



" 호석아, 저것봐!! 무지개! "



여주가 하늘을 가르켰고, 하늘엔 아주 예쁜 무지개가 자리 잡고 있었다.



" 예쁘다. "



" 만약 무지개가 걸을 수 있는 다리라면 난 저 다리를 꼭 걷고 싶어. "



" 무지개 다리 ㅋㅋㅋ? 너 죽을거야ㅋㅋㅋ? "



" 야!! 그게 아니잖아!! "



" 장난이야 장난 ㅋㅋㅋㅋ "



" 하여간~ "



난 몰랐다. 무지개 아래 환히 웃고 있는 여주의 모습이 오늘이 마지막이 될 거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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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어김없이 여주와 함께 연습을 끝내고 같이 집으로 향하던 길이었다. 지친 상태로 집으로 향했고, 우리는 신호등 앞에서 멍때리고 있었다.



" 오늘따라 왜 이렇게 피곤... "



툭 -



누군가 호석의 등을 밀쳤다. 호석은 균형을 잡지 못해서 앞으로 기울었고, 옆에선 차가 달려오고 있었다.



속으로 안돼를 외치는 순간,



" 정호석! "



여주가 호석의 손목을 잡아 당겼다. 하지만 호석의 체격이 훨씬 컸고, 호석을 인도로 잡아 당기자 여주의 몸이 뒤로 젖혀 지며 도로에 넘어졌다.



털썩 -



" 윽... "



빵빵 - !!



차가 달려오고, 사람들은 소리쳤다.



" 여주야!!! "



호석은 여주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쾅 - !



그 손이 여주에게 닿지 못했다.



꺄아아악!!



주변에서 비명이 들려오면서 소란스러워졌다. 호석은 영혼이 빠져 나간 듯한 표정과 함께 몸을 떨었다.



" 아니야... 아니라고... "



모든 걸 부정했다. 눈앞에서 여주가 차에 치인 걸 잊고 싶었다. 무슨 정신으로 일어겄는지 모르겠지만, 천천히 여주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어쩌면 차에 치인 게 여주가 아니였으면 하는... 아주 작은 희망을 가지고 다가갔다. 하지만



" 아...아아... "



눈앞에 보이는 건 여주의 새하얀 피부와 도로가 붉게 물들어 가는 모습 뿐이었다.



눈앞에서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믿고싶지 않았다. 눈물 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 모든 게 꿈이길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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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절을 한 호석은 눈을 뜨니 새하얀 천장이 보였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리니 뚝, 뚝 떨어지는 링거가 보였다.



" 여주... 여주가... "



호석은 목이 잠긴 채로 여주를 불렀다. 힘겨운 몸을 일으키고 휘청거리는 채로 병실을 벗어났다.



" 어?! 환자님! 어디가세요...!! "



" 여주... 여주 어딧어요...? "



" 아... 김여주...님이요...? "



" 여주는...여주는 어디 병실에...!! "



" 죄송하지만 그분께서는 병실에 계시지 않아요... "



" 그럼... "



" 과다 출혈로 사망 하셨다고 합니다... "



멈칫



" 지금 뭐라고... "



" 죄송합니다. 제가 할 말은 이것 뿐이네요... "



호석은 그대로 주저 앉았다. 그리곤 그럴리가 없다며 자신의 머리를 부여 잡고 괴로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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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을 한 호석은 납골당으로 향했다. 예쁘게 웃고 있는 여주의 모습과 땀을 흘리며 춤을 추는 여주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자 가슴이 먹먹해졌다.



여주와 함께 댄스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해서 받은 상장과 메달도 보였다. 내가 여주에게 선물로 준 열쇠고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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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여기에 있는데... 넌 왜 이렇게 멀리까지 갔어... 이제 정말 아예 닿지도 못하게... "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때 여주가 나를 구하지 않았다면 여주는 살았을 거다. 나때문에 억울한 죽음을 당할 필요가 없었다.



" 모든게 다 나때문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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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이 지났다. 난 여전히 춤을 추고 있다. 솔직히 여주가 자꾸만 생각나서 춤을 그만둘려고 했다.



하지만 그만둘 수 없었다. 내 춤을 보고 좋아하던 여주가 생각나서... 나마저 춤을 안 추면 안될 것 같아서...



긴 시간이 지나도 여주가 그립다. 여주를 그리워하며 춤을 추는 나는 초라했다. 옆에 여주가 없을 뿐, 난 7년 전과 다를바 없이 제자리 걸음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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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을 보면 늘 희망이 있다며 자신감을 가졌었다. 하지만 이제는 파란 하늘이 얄미웠다. 내게 희망 따위는 없었으니까.



" 아까까지만 해도 비 와서 흐리더니... "



우산을 손에 쥐고 조용히 길을 걷던 도중,



" 어? 저기 봐봐!! 무지개야! "



움찔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 봤다. 얼마만에 보는 무지개인지 모르겠다.



" 여주... "



무지개 아래에서 예쁘게 웃던 여주의 모습이 떠올랐다. 무지개 다리를 걷고 싶다던 여주... 정말로 그 다리를 네가 건널 줄은 누가 알았을까.



천천히 그 다리를 건넜어도 됐잖아...



꾸역꾸역 하루를 살아가는 나, 너무나 지친다. 



" 지금 난 그저 파랗게 타 죽고싶다, 그냥. 하아... "



희망으로 여겼던 파란색에 타 죽는다는 건
이제 내가 정말 파란색을 희망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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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글 투척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