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09











[ 2016. 12. 29 ]


승민이랑 우리 집에서 잔 날 기록을 못 해서

지금이라도 기록하려고 일기장 꺼냈다

이걸 써도 될지 모르겠는데..

해 버렸다……

사실 키스만 하고 끝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승민이가 옷을 벗길래 깜짝 놀랐다

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아예 아무것도 몰라서 처음에 진짜 뚝딱거렸는데

뭐.. 어찌저찌 그렇게 됐다…

초반에 내가 너무 무서워해서

승민이가 무서우면 하지 말까? 하면서

머리 쓰다듬어 줬는데

중간에 그만두기 애매하기도 했고

조금은 궁금하기도 해서

그냥 하던거 마저 이어갔다

그리고 승민이한테 내 몸 보여 주는 게 너무 부끄러워서

작은 조명 하나만 켜고 불 다 껐다

끝나자마자 승민이랑 같이 샤워하고 바로 잠들었다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니기도 했고

수다를 엄청 떨어서

내심 피곤하긴 했나보다

푹 자고 다음 날에 일어나니까

뭔가 죄 지은 느낌이 났다

승민이한테 너도 죄 지은 기분이냐고 물어보니까

자기는 어제 샤워하기 전부터 그 생각났다고 했다

하긴 승민이는 공부도 잘하고

학교도 일찍 가는 모범생인데

내가 승민이었으면

그런 생각 안 하기가 더 어려웠을 것 같다

여하튼 다음 날 일어나서 같이 파스타 만들어 먹고

승민이는 집으로 돌아갔다

혼자 있으니까 괜히 더 죄책감 들어서

승민이 가고 이불 정리랑 설거지 했다

방 청소도 꼼꼼하게 했다

며칠 뒤에 데이트하기로 했는데

승민이 얼굴 볼 수 있겠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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