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눈팔지 말고 잘 봐요.
나는 그 남자의 말에 토끼 눈을 한 채 듣고는 자동으로 웃음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남자 진짜 볼수록 매력 있는 거 같다.
이 남자는 과연 호감도 순위 몇 위일까? 1위라면 모두 이 남자에게 가장 많이 호감을 느끼고 있다는 건데···. 맞다. 나는 이 남자에게 사전 호감도 한 표를 줬다.

몇 분 뒤 가장 먼저 한 남성분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얼굴을 보자마자 표정이 조금 굳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내 옆자리 앉아있던 그 남자였다. 나는 옆에 여성분들을 한번 훑어봤다. 그런데 나머지 여성분들은 그 남자를 보고 눈을 떼지 못했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 안녕하세요, 저는 현대 무용수 박지민이라고 합니다. 한 번 시간 잘 보내다가 사랑 찾고 가면 좋겠습니다. 그럼 시작할게요.
그 남자는 사랑이라는 말을 하며 나와 눈을 맞췄다. 내가 눈치가 워낙 없어서 이게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느낌 뭐지···?
“Do your thang Do your thang with me now•••"
‘짝짝짝’
그 사람의 춤을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깃털이랄까? 춤선이며, 표정 연기이며 전부 완벽했다. 춤을 보고 난 그 박지민이라는 사람한테 더욱더 빠졌다. 나는 계속 기회를 놓치기 전에 일어나 물을 주려고 일어나려고 했는데 옆자리 앉은 박가림이라는 여자가 먼저 일어나 물을 그 사람에게 건넸다. 그 사람은 물을 건네받으며 고맙다고 하며 내 옆자리에 와서 다시 앉았다.
━ 잘 봤어요?
잘 봤는데 조금 전까지 푹 빠져있었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는 기분이 안 좋으면 표정으로 다 티가 나서 표정을 바꾸려고 해도 그게 잘 안 됐다.
━ 아, 네···.
━ 혹시 어디 아파요?
━ 아니요?
━ 그···.
━ 안녕하세요, 저는 스트릿 댄서 전정국입니다. 여심의 마음을 사로잡을 좋은 춤 가져왔으니 예쁘게 봐주세요•••
나는 또 다른 남자분이 들어와서 소개하길래 바로 고개를 틀었다. 그 전정국이라는 사람은 정말 댄서답게 춤도 굉장히 잘췄다. 처음에는 그저 이 옆에 박지민 씨에게만 눈길이 갔는데 전정국이라는 사람도 꽤 호감 상이었다. 정말 그의 춤은 나를 한방에 사로잡게 했다. 하긴 인기 제일 많은 사람과 사랑을 하기보다는 덜 인기 있는 사람과 사랑하는 게 확률이 더 높긴 하지.
——
이 사람이 공연을 끝내고 다른 여자분들은 이 전정국 씨에게는 관심이 없는지 별 신경을 안 쓰길래 내가 먼저 일어나 그에게 물을 건네주었다. 그러자 그는 생긋 웃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 고마워요, 여주 씨.
눈이 초롱초롱하게 생겨서 웃는 모습이 얼마나 예쁜지. 몸도 좋고, 춤도 잘 추고 이 사람도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다 이러면서 사랑 찾는 거지. 나는 그에게 물을 건네주고 자리에 와 앉는데 옆에서 박지민 씨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나는 그의 시선에 정면만 보고는 헛기침을 하며 다음 남자분을 기다렸다.
━ 안녕하세요, 저는 스트릿 댄스 중에서도 힙합댄스를 하는 여러분들의 희망 정호석이라고 합니다•••
희망이라는 단어를 듣고 눈치가 없어도 이 사람은 정말 좋은 사람이란 걸 느꼈다. 이 사람과 함께라면 힘들어도 웃을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 희망이라는 말은 장난이 아니고 정말 여기서 힘들 때 먼저 더 웃어주고, 힘이 돼 드릴 수 있는 존재가 되고 싶어 말한 겁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Let’s go.
내게 처음에 물을 줄 때부터 조금 느꼈었지만, 정말 웃으면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능력이 있는 거 같다. 그 사람의 웃는 모습을 보면 괜히 나까지 웃음이 새어 나오고.

그렇게 모두 준비한 공연을 마치고 모니터에서 또 어떠한 글자가 나타났다. 우리 모두의 눈은 그 모니터로 향했다.

럽HOME은 이제 우리가 지낼 공간이다. 여기서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전혀 예상은 못 한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우리는 모두 이동을 했다. 가는 도중에 누가 뒤에서 와서 내 짐을 들어주었다.

━ 들어드릴게요.
━ 네···? 아, 괜찮은데···.
━ 무거워요.
모두에게 친절한 건지, 아니면 나에게 호감 표시를 하는 건지 알 수가 있어야지···. 정말 첫 만남부터 혼란스럽다. 다른 남자들도 좋은데 굳이 내가 이 여자들 사이에서 이 사람한테 계속 호감 표시를 하는 게 맞는 건지. 아무리 나에게 호감 표시를 한다고 해도 이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알 때까지는 사랑의 확신은 못 줄 것 같다.

그렇게 우리 모두 럽HOME에 입성했다. 생각보다 여기는 상상 그 이상으로 너무 좋았다. 짐을 앞에 두고는 우리는 집 구경을 했다. 들어오는 입구에는 간단한 소개가 있는 칠판 하나가 놓여 있었다.
집 안 1층에 우리가 춤을 추며 사랑을 나눌 럽DANCE 공간이 포함돼 있었고, 이와 더불어 여자 방과 남자 방이 모두 1층에 위치해 있었다.
━ 우리 일단 방 먼저 구경하고 다시 만나요.
━ 그래요.
━ 그래요.
우리는 여자와 남자 나눠서 방을 구경하기로 했다. 그렇게 방으로 이동했고, 방은 3명이 들어갈 공간이 충분했고, 화장대며, 침대며, 드레스 룸이며 모두 들어가 있었다.
━ 헐 너무 좋은데요···.
━ 그러게요. 생각보다 너무 좋은데요?
━ 앞으로 우리 잘 지내봐요.
━ 잘 부탁해요.
이게 여자들의 신경전인가. 잘 지내보자고 말해도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이 기분을 어쩔까. 다들 보기에는 나보다 어려 보이는데. 모르겠다, 정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