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야! 박지민!!
남자 방을 들어가니 지민이와 태형 씨가 베개로 싸우고 있었다. 아니, 싸우는 게 아니라 태형 씨가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 거지. 지민이는 베개로 태형 씨를 쳐대고, 태형 씨는 베개로 막기 바빴다. 내가 들어가서 박지민을 크게 불러 멈춰 세웠고 그제야 지민이도 멈췄다.
━ 야, 너 왜 그래.
━ 아니,
━ 진정하고 말해.
━ 저 새X가
━ 씁-

━ 저 김태형이란 사람이 너 꼬시고 싶다잖아.
━ 어···?
지민이가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이제야 좀 알 거 같다. 정국이가 나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꼬이게 생겼다. 이제는 진짜 흔들리고 싶지 않은데. 잘생긴 건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제는 지민이에게 집중하려고 한다. 내가 마음을 다잡지 못하면 어떤 상황이 일어나는지 한 번 경험했으니까.
━ 저희는 나가 볼게요.
예리가 호석 오빠와 가림을 데리고 나갔다. 방에는 나와 지민, 태형 씨만 어색한 공기와 함께 남아있다. 일단 내가 이 상황을 종결시킬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일단 나가요. 나가자.
━ 잠깐만 아직 안 끝났어.

━ 어차피 여긴 연애 프로그램 아닌가요? 그래서 꼬시고 싶다 한 건데 제가 잘못한 건가요?
━ 잘못 제대로 하고 있는데요.
━ 둘이 계속 그럴 거면 제가 나갑니다. 알아서 해결하든지 말든지.
말려도 말려도 계속되는 다툼에 질렸을 뿐만 아니라 나 때문에 이렇게 싸우는 게 괜히 짜증이 나서 그냥 방을 나왔다. 나의 딱딱한 말투에 두 남자는 놀랐는지 멍하니 서 있기만 했다.
예리, 호석 오빠, 가림이 바로 문밖에서 안 상황을 듣고 있었나 보다. 내가 갑자기 나오니까 다들 놀라면서 딴짓을 만들었다. 난 신경을 일도 안 쓰고 여자 방으로 들어왔다. 원래는 이렇게까지 화를 낼 생각은 아니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차 있었다. 여태껏 힘들었던 게 쌓이고 쌓여 폭발한 게 아닐까 싶다.

━ 여주야···.
얼마 지나지 않아 문밖에서 지민의 목소리가 들렸다. 용서를 구하러 온 게 뻔하지. 그냥 대꾸를 안 하려고 한다.
━ 나 들어가도 돼?
‘아니. 제발 들어오지 말고 꺼져줘···.’
━ 들어갈게.
‘어차피 들어올 거면서 묻긴 왜 물어.’
.
━ 나가라.
━ 화 많이 났어···? 미안해.
━ 가라고.
━ 내가 어떻게 하면 화가 풀릴까. 나도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는데 너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그런 소리를 들으니까 막 화가 났어···. 미안해, 진짜.
━ 듣고 싶지 않으니까 좀 나···.
지민이가 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나를 안았다. 포근한 품이 날 감쌌고 또 나도 모르게 화가 난 마음은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 미안해, 정말. 화나게 해서 미안해.
━ 하···. 나는 너 좋아해, 박지민.
━ 응···?
━ 너 좋아하니까 그런 짓 하지 말라고. 나 속상하고 힘들어. 게다가 태형 씨는 오늘 처음 왔는데 네가 그러면 어떡해.
━ 내 실수였어. 안 그럴게, 이제는. 그러니까 나 계속 좋아해 줘.
━ 계속 안고 있을 거야? 나 숨 막혀.
━ 어··· 어. 그럼 이제 화 풀린 거지?
━ 안 풀렸으면 어쩔 건데.

━ 키스할 거야.
━ 컷컷!! 감독님 컷이요. 이건 편집해주세요!!
박지민이 이상한 소리를 하자 난 곧바로 컷을 외쳤고 감독님은 그런 나를 보고 웃으시면서 컷을 외쳤다. 그리곤 나한테 말했다.
━ 왜 좋은데ㅋㅋㅋ
━ 네? 아 감독님, 제발요. 이건 아니잖아요. 편집해주세요.
━ 감독님도 좋으시다고 하잖아. 촬영 이어서 바로 할게요, 감독님.
━ 아니,
감독님은 또다시 웃으시면서 액션 사인을 취하셨고 난 부자연스럽지 않게 억지로 표정을 바로 잡았다.
━ 키스할 거야.
━ 캑캑캑···.
그냥 헛기침이라도 하면서 방이나 나가야겠다고 판단하여 방을 나왔다. 거실에 모여있던 멤버들은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겠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