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17 : 나쁘지만은 않았을까

뷔페에 도착해 대충 아무 자리나 찾아 앉았다.

겉옷을 두고 접시를 챙겨 음식을 가지러 갔다. 
고기, 밥, 샐러드 등을 가득 가지고 테이블로 돌아오니...


"?"


상혁과 태산이 바로 옆 테이블에 앉으려 하고 있었다.
나는 다가가 작게 말했다.


"딴 자리 가. 나 오늘 하늘이랑만 먹을 거ㅇ..."


"태산이랑 이상혁이네? 바로 옆자리네, 우연인가?"


그새 하늘이가 돌아왔다.
결국 불편하게 밥을 먹을 수 밖에 없었다.


"태리야, 나 잠깐 좀..."


하늘이는 다른 접시 하나에 아까 먹은 것들 중 몇 개를 골라 우리 테이블 말고 옆 테이블로 갔다.


"태산아... 내가 이거 먹어봤는데 맛있어서..."


"그래? 고마워."


하늘이는 음식을 전해주고 자리에 돌아와 혼자 설레했다.
아까 그 웃음이 너무 귀여웠다면서 호들갑을...

나는 하늘의 접시를 슥 살폈다.


'가지를 준 건가.'


한태산은 가지를 먹지 않는다.
전에 엄마가 가지를 안 먹을 거면 엄마라 부르지 말라고 해서 아줌마라 부른 일화도 있는 놈인ㄷ...


"?!"


태산은 아무렇지 않게 가지를 먹고 있었다.
오히려 미소 짓고 있었는데...?


'쟤도 단단히 빠졌나 보네...'


하늘이는 그 이후로도 맛있는 거만 보면 태산에게 전해주러 자리를 비웠다.


"또 가져왔어?"


"맛있어서..."


"맛있는 거면 네가 먹지."


"이미 먹었어."


"그럼 됐네. 고마워."


얼마 뒤부터는 태산도 하늘에게 음식을 주기 시작했고...


"태리야 이거 먹어봐. 맛있어."


"맛있는데? 이거 뭐야?"


"태산이가 줬어..."


하늘이는 사랑에 빠진 듯한 미소를 지었다.
아니, 미소가 아니라 실실 웃어댔다.

스윽-


"??"


옆을 보니 상혁이 나에게 케이크 한 조각을 내밀었다.


"이거 먹어."


"응??"


"케이크. 여섯 접시 먹을 정도면 좋아하잖아."


"아니 그걸 왜 말해...! 어쨌든 고마워. 잘 먹을게."


상혁에게서 눈을 떼고 하늘을 쳐다봤다.
하늘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우리 둘을 보고 있었다.


"심상치 않아 너희 둘~"


"뭐, 뭐가 심상치 않대? 빨리 밥이나 먹어."


구하늘, 진짜 짓궃다.

근데... 왜 난 그게 나쁘지만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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