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三季_张玛音,一个有13个孩子的孤儿

#27_네 마음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릴게

“난 설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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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는 내 말에 콧웃음치며 제 자리로 돌아갔다.

“왜, 너 나 좋아해?”

분명 들키지 않고 싶었는데, 분위기가 묘했다. 분위기에 취해 고백하고 싶진 않았는데. 모든 준비가 완벽할 때 그 때가 되어서야 진심을 다해 고백하고 싶었는데. 여전히 나는 어리긴 어린 모양이었다.
 
“응, 나 너 존나 좋아해”

욕을 습관 들여놓으면 중요한 시점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욕을 뱉게 되어 최대한 욕을 피하고자 했다. 하지만 너무라거나 엄청이라거나, 이런 순수한 표현으로는 그녀에 대한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없었다.

“장난치지 마라, 이찬.
사람 마음 가지고 노는 거 아니야”

저렇게 말한다는 것은 이때까지 조금의 설렘도 느껴본 적 없다는 뜻 아닐까.

“장난 아니야, 마음아. 나 진심이야.
원래도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 안 치지만,
특히 네 마음이라면 존중하다 못해
내가 미칠 지경이니까.”

마음이 이상하게 뻐근했다. 마음 어디 한 구석이 미치도록 시렸다. 예상했던 일인데, 예상했다 하더라도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보다.

“…찬아”

혹시라도 거절할까 급하게 말을 이었다. 사실 거절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급하게 상황을 무마하고 싶었다.

거절하지도, 승낙하지도 않은 상태로 그렇게 지내고 싶었다. 예전처럼 아무렇지 않은 친구 사이로. 희망고문일지라도 마음이라면 좋았다.

“알아. 넌 그냥 내가 친구일 뿐이고,
어쩌면 철 없는 동생처럼 보일 수도 있어.
아니, 그게 당연하다고 봐”

마음이는 진지한 내 모습에 조금 당황한 것 같았다. 그녀는 살짝 굳은 채로 내 이름만을 나지막히 불렀다.

“찬아, 너…”

“나도 알아. 네가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지.
지금 네가 하고 싶은 일,
드디어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연애한다고 그걸 포기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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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나도 그렇게 생각하거든?
그냥, 그냥 나 혼자만 좋아하고 있는 거야.”

고백을 하는 때를 끊임없이 생각했다. 지금 마음이의 반응은 상상했을 때와 정말 비슷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다. 기적이라도 일어나준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

“하, 되게 후련하네. 친구로라도 지내려고
고백 최대한 미뤘는데. 말 안 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분위기 타서 고백해버렸네.
그래도 속에서 썩히는 것보단 나은 듯 싶다”

이제서야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로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이기적인 사람이 또 있을까. 나 편하자고 한 고백에 마음이의 눈은 혼란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당황인지, 좋은 감정인지, 어떤 감정들이 섞여 혼란스러운 건지도 알 수 없었다

“언재부터야?”

“잘 모르겠어.
나도 모르는 새에 너에게 빠져있었으니까.
그래도 굳이 찾아보라고 하면
네가 나 위로해줬을 때부터?”

멋쩍게 웃었다. 너에게 언제부터 사랑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는데, 네가 과연 내게 설렘을 느낀 적이 있었을까 싶었다. 있었으면 좋겠는데, 제발.

“꽤 오래됐네…”

“생각보다 오래 안 됐을걸.
우리 만난지 3개월은 됐나?
나 안 좋아해도 돼, 마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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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날 위로해주려고 하지 않아도 돼.
내 감정이고, 내가 품게 된 마음이니까
내가 책임지는 게 맞는거지”

나도 느꼈다. 내 목소리에 어느새 물기가 어려있었다. 포기해야만 할까. 너는 이리 반응도, 마음도 없는데

“널 포기해볼게. 그러니까 설레는 행동 하지 마라”

마음이는 내게 손을 뻗어 어느새 새어나온 눈물을 살짝 닦아주었다. 설레는 행동 하지 말아달라고 한 지가 언젠데. 네가 이러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괜찮아. 나 사랑 받는 거 좋아하는 거 너도 알잖아.
그게 아무리 남녀간의 사랑이라고 할지라도”

“하지만 그 사랑은… 종류가 많이 다르잖아.
네가 아직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사랑이고,
아직 너도 한 적이 없잖아.
그럼… 낯설다는 게 당연하지.”

“우리 찬이 많이 컸다? 그런 것도 알고”

언제까지 나를 동생 같은 친구로 볼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반박하지 못하고 웃을 수밖에. 그녀의 친구인 승우나 승식이, 수빈이보다 내가 훨씬 어린 느낌이었으니까.

내가 그들이었다면, 그들과 다른 내 성격이었다면 그녀가 지금 내 앞에 살아있었을 수가 있었을까.

…그러진 못했겠지. 그녀의 옆을 지켰던 그들은 훨씬 어른다웠기에 그녀를 지켜줄 수 있었을테니. 그런 그들과 달리 나는 성숙하지 못했으니까.

“포기는 아직 일러, 찬아.
대신… 조금만 기다려줄 수 있어?”

무슨 말인 걸까. 내가 자처했던 희망고문을 그녀가 시작하려는 걸까.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근데… 헷갈리게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야?
싫다면 싫다고 얘기해.
그러면 포기가 더 빨라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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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는 굉장히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의 행동이 내게 이리도 큰 영향을 미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난… 너한테 안 설렌 줄 알아?”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말이었다. 내 마음을 깨닫자마자 그녀를 설레게 해줄 틈만 찾고 있었는데 그녀가 내게 설렜다니. 믿을 수 없었다.

“헐…”

그녀는 내 감탄사에 예쁘게 피식 웃었다. 하긴 사랑에 빠진 소년에게 소녀의 어떤 것이 예쁘지 않겠냐만은.

“근데 아직 좋아하는 건 아니야.
네 말대로 나는 연애라는 걸 해본 적이 없으니까,
사랑도 잘 모르겠어”

그녀는 내가 상처받지 않게 배려하면서도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망설이지 않았다.

“설렌 건 여자라서 그랬어.
솔직히 너, 좋은 놈이니까. 
그런데 이게 사람 장마음의 마음인지는 잘 모르겠어.
희망고문하는 건 정말 진심으로 미안해”

괜찮다는 뜻으로 웃어보였다. 마음이는 진심으로 내게 미안해하고 있었다.

그녀 말에 따르면 그녀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모르지만 빠졌을 때의 기분은 아는 모양이었다. 그러니 그런 감정을 느끼는 나를 배려해주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 알겠어. 
네 마음이 확실해질 때까지 기다릴게, 천천히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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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는 애틋한 미소를 지었다. 꼭 나를 사랑이라도 하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