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름 아닌 집사 오빠였다.
— 오빠···! 깨어난 거였어요···?!
— 네. 저 괜찮으니까 그냥 누워있어요.
— 뭐가 괜찮아요···.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요?
— 나도 걱정 많이 했는데. 나보다 많이 다치지 않았는지 진짜 걱정 많이 했어요.
— 본인 걱정이나 해요. 오빠 진짜 심각하게 다쳤어요. 알기는 해요? 의사는 왔다가 간 거예요?

— 네, 괜찮대요.
— 거짓말···.
— 저 진짜 괜찮아요. 그만 걱정하셔도 돼요.
— 미안해요···. 나 때문에. 또 이런 일 일어나게 해서, 더 위험하게 해서···.
그때 생각났다. 생명에 위협을 입을 수도 있다는 그 쪽지가. 벌써 큰일이 벌어졌다. 정말 운이 안 좋았으면 죽을 수도 있었던 사고였다. 솔직하게 다 맞아떨어지는 게 좀 무서웠다.
— 아니에요. 제가 여주 아가씨 지키는 건 당연한 거죠. 자책하지 마세요. 저 멀쩡하게 살아있잖아요.
— 진짜 미안···,
— 그만. 그만 해요, 사과는 그만. 아가씨만 괜찮다면 괜찮은 거예요.
— ···알겠어요. 이제 다치지 말아요.
— 네. 여기 누우세요. 전 괜찮··· 윽.
— 오빠나 누워요. 아직 많이 환자라고요.
— 그럼 같이 누워요.
— 네?!
같이 이 침대에 눕자는 얘기에 난 놀랐다. 환자복을 입고도 잘생긴 얼굴에 같이 눕자는 얘기가 꼭 고백같이 들렸다. 내가 다쳐서 미친 건지 집사 오빠에게 부끄러워하고 있었다.
— 왜 그렇게 놀라요. 방금까지 우리 이렇게 같이 누워있었잖아요. 불편하면 제가 나가 있을게요.
— 그냥··· 누워요. 아픈 사람이 뭘 계속 나간다고···.
그때 내 몸과 말이 갑자기 자유로워졌다. 연재가 잠시 멈췄다는 말이다. 지금만큼은 난 자유롭다. 내 눈앞에는 잘생긴 집사 오빠가 누워 있고 다시 연재가 시작되면 오빠는 지금의 내가 무슨 말을 하든 무슨 행동을 하든 아무 기억도 못 할 것이다.
— 오빠, 내가 이곳을 안 나가면 죽는대요.
— 네? 그게 무슨 말이에요?
— 그런 게 있어요. 그런데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나갈 수 있어요. 하지만 나갈 수 없어요, 난.
— 왜요···?
— 현세로 가면 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야 하거든요. 난 지금 이렇게 부자처럼 사는 게 좋아요. 죽더라도 이곳에서 죽고 싶어요.
— 뭐야··· 그 이유로 죽어도 좋다는 거예요?
— 뭐··· 꼭 그 이유만은 아니지만···.
— 다른 이유라도 있는 거예요?
—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여기에.

— 정말요···? 누군데요?
— ···어, 오빠요.
뭐 어차피 말해봤자 다 기억 못 할 텐데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나도 모르게 말이 먼저 나왔다. 어떻게 말하자마자 오빠의 반응은 볼 새도 없이 또다시 웹툰은 시작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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