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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과자
준휘, 명호, 승관이를 만난지 1년 후 바로 지금. 내가 26살이 되었다. 지루하고 늘 똑 같은 하루하루에 이 열 세명의 반인반수들이 찾아와 나는 외롭다는 감정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늘 바쁜 우리 부모님은 내가 학생 때 날 봐주지도 챙겨주시지도 않아 고마운게 없었지만 이거 하나만은 감사하다. 그게 뭐냐면 내게 내 명의로 된 넓은 2층 짜리 집을 주신것이다.
지금 나는 소파에서 멍을 때리고 있었다. 햄스터의 모습을 하고있는 승관이는 내 머리 위에서 자고있었고 개의 모습인 민규는 내 다리에 머리를 대고 자고있었다. 고양이의 모습을 한 정한이는 역시 고양이의 모습인 지수와 내 옆에서 놀고있었고 다른 고양이 두 마리는 2층에서 놀고있는 것 같았다.
골든리트리버 두 마리는 넓은 우리집 마당을 뛰어놀고 있었고 사람의 모습인 명호는 책을 읽고있었다. 여우의 모습을 한 순영이는 사막여우의 모습을 한 준휘와 같이 내 머리 위에서 자고있는 햄스터 승관이를 빤히 쳐다보고있었고 사람의 모습인 석민이와 찬이는 티브이를 보고있었다.
" 여우 둘, 승관이는 먹는 거 아니다. 아까 밥 줬잖아. "
내 물음에 아직 사막여우의 모습을 하고있는 준휘가 바닥에서 엉덩이를 때고 일어나, 내게 말했다.
" 본능인걸 어떡해.. "
" 그러지 말고 너네도 쟤네들처럼 밖에서 뛰어놀아, 우리집 마당 넓잖아. "
" 그럴까? 문준, 나가자. "
준휘와 순영이가 마당으로 나가자 잠에서 깬 승관이가 내 머리 위에서 내려와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서 내게 말했다.
" 주인아, 나 쟤네 무서워... "
" 너 자고있는 척 한거였어? "
" 웅… "
“아이구, 우리 햄스터, 일로와 누나가 안아줄게. "

" 주잉... "
양 팔을 벌리자 승관이가 망설임 없이 내게 폭 안겼다. 내 몸이 움직이니 잠에서 깬 민규가 사람의 모습을 하고는 승관이를 안아주고있던 날 승관이에게 떼어낸 다음 내 자세를 바로 잡아주고 이번엔 사람의 모습으로 잠에 들었다. 나와 승관이는 그런 민규를 보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
오후 4시 쯤 밖에서 놀고있던 동물 네 마리가 집 안으로 들어와서 사람의 모습으로 냉장고를 뒤적거렸다.
" 왜? 배고파? "

" 응, 배고파, 뭐 먹을 거 없어? "
" 기다려봐. "
내 다리를 배고있던 민규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쿠션 위에 올려주니 잠에서 깬 민규가 나를 따라 냉장고 앞으로 왔다. 냉장고를 뒤적거리며 애들이 먹을만한 걸 찾고있자 민규가 내 허리를 안아 기대는 바람에 내 행동이 제지됐다.
" 나, 얘 좀 떼줄래? "

" 내가 도와줄게. "
내 말에, 기다렸다는 듯 준휘는 내게 붙어있던 민규를 떼어내 소파로 던져버렸다.
" 과일 먹을래? 두 시간 뒤에 밥 먹어야 돼서 많이는 못 줘. "

" 괜찮아."
" 너가 좀 까주라. "
" 알겠어 얌전히 티비 보고있어. "

" 빨리 까줘. "
칼과 접시를 가지고 티브이 앞으로 와서 앉았다. 찬이와 같이 티브이를 보고있던 석민이가 내 손에 들려있던 칼과 사과를 보곤 가져가 자신이 깎겠다 하였다. 굳이 말리지 않고 조심히 잘 깎고있나 지켜보았다.

" 다 깎았다. 아영아, 나 잘했지. "
다행이도 안 베이고 잘 깎은 석민이는 그 사과를 배고프다고 찡얼거리는 애들에게 주었다.

" 달다. 맛있어. "

" 하나만 더 까주라, 형. "

" 나도 하나만 더 까주라. "

" 석민이 귀찮게 하지 말고 너네가 직접해서 먹어. "
" 내가 까줄까? " 아영

" 아영이는 칼 잡지 마. 내가 대신 깎아줄래. "
" 고마워. "
***
" 일어나, 낮잠을 무슨 5시까지 자. "
" 밤에 잘 수 있겠어? "

" 야아옹... "
" 저기요, 너 지금 사람이거든요? "
" 오늘 너랑 나 장보는 날이잖아. 나가자. "
***
내 말에 방금 막 잠에서 깬 원우가 고양이로 모습을 바꾸었다. 준비하라니까 왜 고양이의 모습으로 변하는거야. 도망가는 원우를 따라 2층으로 올라왔다.
원우는 소파에 앉아있는 준휘옆으로 가서 몸을 웅크리고있었다. 자신을 쫓아온 나를 보곤 야옹야옹거릴 뿐이었다. 저렇게 말해도 난 인간이라 못 알아 듣는 거 뻔히 알면서, 왜 저렇게 열심히 야옹거릴까.
" 장 안봐? 밥 먹어? "
' 먀. '
" 원우야, 너가 아무리 야옹야옹 거려도 난 인간이라 못알아들어. "
' 먀. '

" 나가기 싫다고 하는 거 같은데? "
" 내가 원우 대신 같이 갈까? "
준휘의 말에 고맙다고 고개를 끄덕이고선 1층에 있는 내 방으로 내려와 나갈 준비를 했다.
***
" 준휘야, 오늘은 카레해서 먹을까? "

" 카레 먹게? 싫어하는 애들도 있잖아. "
" 아 맞다. 그렇지, 참... "
" 그럼 뭐해먹지? "
준휘와 카트를 끌고 마트 안을 둘러보았다. 저녁매뉴가 마땅히 생각나지 않았다. 근데 준휘는 아까부터 카트에 무언가를 담고있었다. 준휘를 보고 카트를 보니 카트 안에는 간식거리가 잔득 들어있었다. 이걸 언제...
" 이것들 뭐야. "
" 제자리에 돌려놓고 와. "
" ... 같이 와줬는데 이정도도 못사줘..? "
" ... 그럼 넌 밥 먹지 마. 밥 안먹어도 되는거지? "
" 앞으로 이것만 먹고 살 수 있어? "
" 치... "
경고를 한 후 카트를 준휘에게 맡기고 앞장서서 걸어갔다. 준휘에게 카트를 맡긴 이유는 이 과자들을 제자리에 두고오라는 뜻이었다.
***
" 진짜 다 두고온거야? "
" 웅... "
" 진짜로? 진짜 하나도 빠짐없이? "
준휘가 정말로 카트 안에있던 과자들을 모두 돌려놓고 왔다. 평소에 과자를 엄청 좋아하는 준휘가 이런 결정을 하다니, 기특했다. 저녁밥 재료들을 모두 다 사고 계산대에 섰을 때 준휘를 한번 봤다.
준휘는 여우였지만 물에 축 젖은 강아지처럼 기운없어보였다.
" 가서 가져와. 대신 딱 5개만 가져오는거야, 다른애들도 먹어야하니까. 알겠지? "

" 진짜? 나, 나 빨리 올게! "
~~~
백아영-인간
나이:26
최승철-골든리트리버
나이:26

" 내가 애들 잘 챙길게. 조심히 다녀와. "
윤정한-샴 고양이
나이:26

" 우린 백아영없인 못살아. 그니까 너 두고 아무데도 안갈거야. "
홍지수-아비시니아고양이
나이:26

" 난 너밖에 없다니까. "
" 너 괴롭히는 인간들, 내가 다 할퀴어줄거야. "
문준휘-사막여우
나이:25

" 맛있는건 모두 다 아영이가 먹어야하는데. "
" 그래야 오래살지. "
권순영-여우
나이:25

" 난 너 앞에서만 웃어. 다른애들한텐 내 웃음, 안보여줄거야. "
전원우-노르웨이숲
나이:25

" 난 네 품이 제일 좋아. 그니까 나 두고 어디 가지 마. "
이지훈-터키쉬앙고라
나이:25

" 일어났어? 일어났으면 나 좀 안아줘봐. "
이석민-토끼
나이:24

" 노래 불러줄게. 그러니까 나 좀 봐봐. "
김민규-사모예드
나이:24

" 누나, 내가 누나 닮은 꽃 가져왔어! "
" 이것 봐! 닮았지?! "
서명호-고슴도치
나이:24

" 너 말곤 아무도 나 못만져.
부승관-햄스터
나이:23

" 주인이 내 집인데, 집이 없으면 난 어떻게 살아. "
최한솔-골든리트리버
나이:23

" 자, 너도 목줄 차. 내 이름 달린거. "
" 인간들은 목줄을 목걸이라고 말하던가? "
이찬-수달
나이:22

" 어서 와. 보고싶었어. "
~~~
개. 승철 민규 한솔
고양이. 정한 지수 원우 지훈
햄스터. 승관
여우. 준휘 순영
고슴도치. 명호
수달. 찬
순영이가 아영이랑 제일 많은시간을 함께했네요(σ^∀^)σ 사심사심
준휘랑 장 보기 전 이야기는 분량 채우기 용...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