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73화. 보너스 같은 하루

sophie97
2026.07.23浏览数 14
사실 파리에 와서 훈지씨를 다시 만나고
머릿속이 너무 혼란스러웠다.
마리아와 안토니오, 미겔,
그리고, 오늘 들은 그의 말까지...
내가 옳다고 믿고 내린 선택이 정말 맞았던 건지.
그저 나의 오만은 아니었는지...
한껏 풀이 죽어 있는 나를 보더니,
그가 조용히 산책을 제안했다.
"훈지씨 내일 촬영 있잖아요.
이제 나 갈테니까 쉬어요."
"나는 오늘이 여기서 마지막 밤이에요.
그냥 이렇게 간다구요?"
"안 그러면 낼 촬영에 지장 있잖아요?"
"내 촬영을 항상 나보다 더 신경쓰는 거 알아요?
지난 번 광고 촬영 때도
집에서 편히 자고 갈 수 있게 해 주더니...
왜 그런 줄 알아요.?"
"왜요? 그거야 당연히... 일이니까요.."
"그러니까...
왜 내 일을 당신이 그렇게 신경쓰냐구요.?"
"...."
"나는 답을 알고 있는데...알고 싶어요?"
"그 답이 뭔데요?"
"그럼 어디서 지내고 있는지 말해줘요."
"답은 그냥 핑계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려고 하는 거잖아요."
"사실 아까 화장실에 있을 때
여권을 볼까도 고민했어요.
그런데 당신이 직접 얘기해 주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그렇게 까지 하지 않게 해 줬으면 좋겠어요."
"정말 오늘 코난 같네...여권까지 생각했다니..."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내가 있는 곳을 찾으려는
그가...고마웠다.
"스페인에 있어요.
그곳에서 마리아, 안토니오, 미겔까지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났구요.
한국을 떠나 스페인에 온 걸...
후회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다행이에요.
연락처도 없이
그렇게 혼자 다른 나라에 있다고 생각하면
매일 살얼음을 걷는 것 같다구요."
나는 그의 진심어린 걱정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서...
출판사에 연락해서 이메일 주소도 알아낸 거에요.
거짓말을 하기는 했지만...
그렇게라도 했어야 했어요."
"그렇게 말도 없이 떠난 내가...
밉지 않았어요?"
"밉다기보다는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그런데도 보고 싶었고, 자꾸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어요.
당신이 왜 그랬는지..."
"나는 사실....나에게 했던 비수같은 말들...
진심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너무 아팠어요"
"...그랬었구나...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참, 이제 답 알려줘요.
내가 왜 그러는 건데요?"
"바보네...자신이 왜 그러는지도 모르고...
정답은...날 사랑해서잖아요.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 이제 그만 애태워요."
그날 파리에서 그를 다시 만난 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었다.
'하루만 더 있으면 안 돼요?'
라고 목까지 올라온 말을
가까스로 삼켰다.
"이럴 때 미겔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미겔이 누구에요?"
"스페인에서 만난 친구인데...
그라면 지금의 저에게 뭐라고 했을지 궁금해서요.."
"미겔 말고 내가 얘기해 줄께요.
잠깐만...미겔? 남자 이름 아니에요?"
"질투의 화신 아니랄까봐 또 시작이네...
그만하고 이제 우리 인사해요.
오늘 만나지 못 했으면 없었을 하루잖아요.
그러니까...
우리 둘에게는 보너스 같은 하루였어요..."
"다시 만날 때까지..." <74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