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후]
윤여주
— 쌤! 빨리요!!
박지민
— 왜 그래?
윤여주
— 잊었어요? 쌤이 성인 되면 말해줄 거 있다고 했잖아요.
박지민
— 내가?
윤여주
— 와··· 슬픈 건지 기쁜 건지는 몰라도 궁금해서 내가
오늘만 기다렸는데.
박지민
— 뭔 소리야.
윤여주
— 치··· 됐네요, 됐어.
박지민
— 윤여주!
쌤에게 실망해서 가려던 도중 쌤이 날 크게 불러 나를
멈춰 세웠다. 난 삐진 표정으로 돌아서서 다시 쌤에게
로 걸어갔다.
윤여주
— 왜요.
박지민
— 이거 떨어뜨렸잖아.
윤여주
— 네? 이거 제가 떨어뜨린 거 아닌데.
박지민
— 네 거 같은데. 열어 봐. 난 간다.
하트 상자였다. 분명 이렇게 큰 상자를 내가 갖고 있던
적도 없고 떨어뜨린 적도 없는데 쌤이 열어보래서 조심
스레 열어보았다. 그 상자 안에는 커플링과 편지가 들
어있었다.
윤여주
— 뭐예요!! 그냥 가는 게 어딨어요!! 이거 진짜 내 거 아닌데, 와··· 반지 완전 예쁘다···. 편지 이거 읽어봐도 되는 건가. 슬쩍 한 번만 딱 볼까?
그렇게 해서 누구 건지도 모르는 이 편지 봉투에서 편지를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처음 받는 사람 이름부터 나와 이름이 동일했고, 맨 아래 보내는 사람도 보았는데 지민 쌤이었다. 난 거기서 더 놀라 이것이 내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을 두고 편지를 더 자세히 읽기 시작했다.
.
[여주에게]
여주 안녕? 많이 놀랐으려나? 우선 어디서부터 얘기해
야 할지 모르겠는데 제일 중요한 건 나 여자 친구 없다.
예전에 그거 나 거짓말인데 여주가 믿어줘서 작전 성공
했지. 여주 힘들게 해서 내가 엄청 미안해. 그때는 여주
공부시키려고 그랬어. 또 연애에 빠져서 공부 안 할까
봐. 나도 진짜 참았는데, 여주도 잘 참아줘서 너무 고마
워. 난 너 엄청 안 좋아하는 티내느라 힘들었다. 넌 그래
도 좋아하는 티라도 냈지. 암튼 서론이 너무 길었고 본
론을 얘기하자면··· 윤여주 나랑 사귀자. 학생과 제자가
아닌 연인으로. 많이 좋아한다, 여주야. 이거 다 보고
여기 있는 반지 손에 끼고 아미 카페로 와. 이 반지 은근 비싼데 설마 안 낄 건 아니지? 기다릴게. 여주야, 내가 많이 좋아해.
[지민 쌤이 아닌 여주의 남자 친구가 되고 싶은 지민 오빠가]
.
윤여주
— 뭐야··· 거짓말이었어? 여자 친구 있는 거?
난 한 치도 망설임 없이 예쁜 반지 함을 열었는데, 떡하니 빛나고 있는 다이아 반지를 보고 완전 놀라고 조심스럽게 반지를 낀 다음, 지민 쌤이 오라고 했던 카페로
곧바로 달려갔다. 달려가 보니 편지 내용대로 지민 쌤이 기다리고 있었다. 쌤을 보자마자 울컥했는데 꾹 참고 쌤에게 달려갔다.
윤여주
— 쌤···!

박지민
— 여주 왔네? 반지도 끼고···.
윤여주
— 진짜 어떻게 그런 거짓말을 해요? 나 진짜 속상했,
지민 쌤이 말로 내 말을 막았다.
박지민
— 알아. 여주 속상하게 한 나 잘못했어, 엄청. 그런데
나도 반지 꼈는데.
그러면서 지민 쌤은 반지를 낀 손을 나에게 보여줬다.
윤여주
— 치··· 내 대답은 당연히 예스예요. 나도 쌤 아직 좋아한다고요, 엄청!
박지민
— 그렇지. 여주가 날 안 좋아할 리가 없지.
윤여주
—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갈네요, 쌤은.
박지민
— 왜?
윤여주
— 아니에요.
박지민
— 그런데 계속 쌤이라고 할 거야? 이제 쌤 아니고 남자
친구인데.
윤여주
— 예. 남자 친구 오빠님.
박지민
— 그게 뭐야···ㅎㅎ
윤여주
— 사랑한다고 오빠.
박지민
— 뭐라고 여주야?!
윤여주
— 사랑한다고요.
박지민
— 내가 더 많이 사랑해 윤여주.
윤여주
— 앞으로는 그런 거짓말 하지 말아요, 절대. 알겠죠?

박지민
— 예. 알겠습니다, 여주 공주님.
윤여주
— 아, 오빠. 오글거려···.
난 그렇게 지민 오빠를 두고 카페를 뛰쳐나왔다.
박지민
— 여주야, 같이 가!
그렇게 우리는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가짜 여자 친구 때문에 울기나 하고 지금 보면 웃음 밖에 안 나온다.
지금 보니 지민 오빠가 나에게 잘해줬던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이제는 그냥 예전 생각하지 않고 지민 오빠의
여자 친구로서 곁에서 항상 행복하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