长腿叔叔
尾声(4),如果,泰亨的故事


원래 태형이는 지민을 지속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친해진다는 설정이 있었어요..

그런데 주인공들에게 집중하고자 지민의 내용을 줄이면서 태형이 분량은 거의 삭제.. ㅜㅠㅠ

원래는 지민이 윤이에 대한 소식을 듣기 위해 우연을 빙자하여 자꾸 만나면서 인간적으로 친해진다 였는데..

태형이 뒷 얘기를 안 쓰자니 조금 아쉬워서

이 부분은 What if로... 진행하겠습니다

만약 태형이와 지민이가 친한 친구였다면... 으로 시작합니다.


김태형 국제경찰
/참고인 박지민씨.. 한국 정부에서 후송인단 오기 전까지 프랑스에 신변확보를 요청하셔서 며칠간 여기에서 기다려주셔야할 것 같습니다../

윤이의 마지막 재판이 끝난 뒤 지민은 신변확보를 위해 프랑스측 구치소로 임시 수감되었다.


지민
...

지민은 태형의 말에 알겠다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해진 절차대로 지민에게 내용을 통보한 후 태형은 뒤에 앉아있던 프랑스경찰에게 잠깐 나가달라고 신호를 보냈다.

경찰이 나가자 태형은 문을 닫고 지민이와 마주 앉았다.


김태형 국제경찰
휴....


김태형 국제경찰
우리 이제 마지막이네...


지민
미안해..


지민
나는 어떻게든 돌아가고 싶었어.


지민
지금부터는 언제 누가 날 찾아와서 내 목을 따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니까...


지민
죽더라도 대한민국에서 죽을란다.

지민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친구이기에 지지해주고 싶었던 태형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적이 흐르는 동안 태형은 며칠전에 만났던 지민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태형의 단골바...

오랜만에 지민을 만났었다.

마지막 재판에 새로운 증인들이 생기면서 며칠동안 밤새 증언을 정리하고 서류 작업을 하느라 바빴던 태형은

커다란 두 눈에 다크서클이 내려앉아 유독 더 눈이 크고 퀭해보였다.


지민
오랜만이네...? 바빴나봐..?


김태형 국제경찰
그래 죽을 것 같다...


지민
내 제안에 대해서는 생각해봤어?


김태형 국제경찰
나.. 사실 아직도 너랑 윤이가 알던 사이라는 거 믿을 수가 없어...


김태형 국제경찰
그리고 너.. 니말대로 하면...


김태형 국제경찰
나는 프랑스인으로서의 정체성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동시에 드러낸 유일한 친구를 잃게 되..


김태형 국제경찰
너 꼭 이렇게 해야만 하겠냐..?


지민
어. 해야겠어.

지민의 단호한 말에 태형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샴페인을 들이켰다.


김태형 국제경찰
잘 생각해봐..


김태형 국제경찰
너도 나도 결국은 그 나라에게 버림받은 사람들이야.


김태형 국제경찰
난 니가 그렇게 그 나라에 집착하는 거 이해가 가질 않아 .

차가워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착하고 정이 많은 태형이는...

그래서 쉽게 정을 주지 않으려고 더 차갑고 냉정하게 행동하려고 늘 노력해왔었다.


지민
'하필이면 그 경계를 허물고 들어간 게 나라니...'


지민
'너도 참 안됬다...'

지민이는 슬퍼보이는 태형이에게 미안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지민
태형아... 너는 여기서 너를 사랑해주는 네 가족이 있었잖아..


지민
너희 부모님.. 네 대학 친구들, 직장동료...


지민
나는...? 나는 어떨 꺼 같아?

지민은 태형이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거두었다. 그러고는 냉소적인 미소를 띄고는 온더락 잔을 살살 흔들었다.


지민
나도 물론 직장 동료? 그런 거 있지..ㅋㅋ


지민
언제 등에 칼을 꽂아도 이상하지 않을 사람들...

지민은 생각만해도 소름이 돋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지민
윤이는 말이야.... 그 냉정한 곳에서 내가 지키고 싶은 아이였어..


지민
그거 되게 이상하더라..


지민
이상하게.. 얘는 더 성장했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고... 이곳을 떠나서 새처럼 자유로웠으면 했어.


지민
그게 가족인 걸까...?


김태형 국제경찰
글쎄다... 난 우리 부모님이나 형이나 동생이 새처럼 자유롭게 떠나길 바란 적은 없는데...


김태형 국제경찰
나랑 형제들은.. 부모님 집 기까이에서 사는게 좋다고 생각해왔어... 가족은 그런 거 아니야..? 언제든 보고 싶을 때 봐야하는 거... 함께 있어서 좋은 거..

태형의 말에 지민은 그만 실소를 터뜨렸다.

그러고는 온더락잔의 술을 크게 한모금 들이켰다.


지민
있잖아... 우리 엄마는 내가 늘 집을 떠나길 바랬었어...


지민
아빠가 맨날 다 깨부시고.. 언제 돌아올지 몰라 바들바들 떨어야 하는 그 허름한 단칸방을 떠날 수 있으면 어떻게든 나가라고.. 항상 떠나라 하셨지..

지민은 살아오면서 가장 좁고 어두었던 그 때가 생각났다.


지민
그래서 해외로 나가고는 돌아가지 않았어...


지민
여기저기 떠돌다 프랑스에 정착하게 된거지만...


지민
나도 그 땐 엄마가 날 버린 줄 알았는데,


지민
윤이를 보니까 알겠더라..


지민
사랑하니까, 잘 되길 바라니까 떠나라고 한거야.


지민
나도 윤이가 남은 삶은 편하게 잘 지냈으면 했어... 피비릿내 나는 곳에 둘 수는 없었지...


김태형 국제경찰
그럼 윤이는 보내고.. 자수하는 김에 프랑스에 남아...


김태형 국제경찰
내가 너는 어떻게든 보호할께.. 더 편안하게 수감될 수 있도록.. 내가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어.

태형은 어느덧 소중해진 친구를 절대로 잃고 싶지 않았다.


지민
한국에는 죽기전에 한번 돌아가고 싶었는데...


지민
윤이 때문에 나서는 김에 한국에 가는 거야.


지민
이제 내가 드러났으니 누가 언제 날 어떻게 죽일지 모르잖아..


다시 구치소..


지민
저기.. 태형아...

지민은 앞에 조용히 앉아있던 태형을 불렀다.


김태형 국제경찰
응... 지민아..


지민
한 가지만 부탁해도 될까...?

지민은 염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태형이 외에 다른 대안이 떠오르질 않았다.


지민
마지막까지 부탁만 해야해서.. 미안한데.. 정말 너 밖에 없어..


김태형 국제경찰
뭔데, 말해봐..


지민
국이.. 국이는 아마 프랑스에 남을꺼야..


지민
석진형님이 국이를 어떻게든 도울 방법을 찾는다고 했지만,


지민
윤이때문에 한국에 없을테니까...


지민
국이 좀 부탁해.. 국이는 윤이 때문에 조직에서도 배신자로 찍혀있어서..


지민
수감 중에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아마 크게 괴롭힘 당할꺼야...

지민의 부탁에 태형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태형은 이따금씩 국이가 수감되어있는 교도소를 찾아갔다.

직접 만나지 않고 멀리서 관찰만 하던 태형은 국이를 괴롭히는 재소자들을 발견했다.

어릴 때 학교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던 기억이 나면서 태형은 굉장히 화가났다.


김태형 국제경찰
재소자들 끼리 괴롭힘이 있던 것 같은데요, 확인 좀 해주시죠..

교도관
네...! 바로 조치하겠습니다.

태형은 교도관들을 통해 국이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그때그때 처리해주었지만, 새롭게 괴롭히는 사람들이 계속 나타났다.

태형은 국이를 위해서는 한국에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형은 바로 행정절차에 착수했지만, 영 진척이 없었다.

국이의 수감생활에 대해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태형은 석진에게 연락을 했다.


김태형 국제경찰
"석진씨, 국이가 피해자이기도 해서 한국에서 남은 수감을 할 수 있도록 송환을 진행했는데, 답변이 없네요. 국이씨가 이쪽에서 힘들게 지내셔서.. 얼른 보내야할 것 같아요..."


석진
"안그래도 지금 담당자들 찾아뵙고 있어요.. 여기서는 국이를 데려올 방법이 없었는데,"


석진
"프랑스에서 먼저 절차를 실행해주셔서 너무 고마워요.. 진행시키려고 열심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

그 무렵 여주가 프랑스에 오면서 국이가 심적으로 조금 안정되는 것 같았다.

태형은 행정절차가 진행되는 중에도 이따금씩 국이를 찾아 관찰하며 조용히 뒤에서 도왔다.

한 달 뒤,

국이가 어렵지 않도록 뒤에서만 돕던 태형이었지만, 마지막날은 직접 인사를 하고 싶었기에, 특별면회실에서 국이 오길 기다렸다.

어쩌면 이 아이도 이 곳에서 안정적으로 보살핌을 받을 가족이 있었다면, 이렇게 살지 않았을 텐데..

태형은 한국에 돌아가버린 지민이 미워서, 국이를 지민에 대한 의무감으로 대하려고했었다. 하지만 국이에 대해 알게 되면서 왠지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어린 날에 처음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땐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돕는 경찰관이 되자 이런 마음이었는데..

커서보니, 돕기엔 너무 늦어버린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이 아이가 가서 정말 잘 지내길 빌어주고 싶었다.


김태형 국제경찰
당신의 힘들었던 이 곳에서의 기억이 한국에서는 잘 씻겨내려갈 수 있길, 그리고 남은 삶은 반드시 행복하게 지내시길 빌게요.


국
네.. 빅토르 형사님, /신의 가호가 당신과 늘 함께 하시길... /

그날 저녁 국은 대한민국으로 이송되었다.

태형은 국을 떠나보내며 지민과의 우정이 잘 마무리된 줄 알았다.

15년 뒤...

아프리카 황무지에 도착한 태형

멀리서 지프차가 다가오고 있었다.


석진
태형씨..?? 정말 오랜만이네요!

지프차에서 석진이 알파카처럼 고개만 쏙 내밀고 인사했다.


김태형 빅토르
얼마만입니까? 건강하셨어요? 윤이랑 여주도 안녕하죠..?


석진
뭐.. 그렇죠... ㅎㅎ

석진이 내리자 태형은 반갑게 비쥬를 나누었다. 둘은 지프차를 타고 뜨거운 황무지를 지나갔다.


김태형 빅토르
아니 제가 결혼이라도 했으면, 목숨이 아까워서 여길 안왔을 텐데.. 명예 퇴직 후에 심심하기도 하고...


김태형 빅토르
박지민이 사람구하는 일을 한다니까, 일단 정말인지 확인만하러 왔어요..


석진
확인만 하시기엔 정말 멀리 오셨네요...


석진
그나저나 형사님은 운이 억세게 좋으신 겁니다..


석진
저는 1년전에 여길 걸어서 건넜어요...

석진이 허허 웃으며 이야기했다.


김태형 빅토르
아이고... 그땐 내전이 끝나기 전이라 정말 어렵게 왔겠네요...


김태형 빅토르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석진씨는 참 용감하세요..


김태형 빅토르
뭐 그래서 예전에 윤이도 국이도.. 어쩌면 지민씨까지도 지킬 수 있었겠지만요..


석진
하하 무슨 소립니까.. 상황이 도와줘고.. 또 태형씨처럼 도와주는 분들이 계셔서 가능했죠..

어느새 초원의 수풀 사이로 캠프가 보이기 시작했다.


지민
아니, 우리 홍보대사님 오셨구만...!

캠프에 도착하니 다른 곳에서 일하고 있던 지민이 툭 튀어나왔다.


김태형 빅토르
아직 홍보대사는 아니지..... 국가적 영웅으로 은퇴한 이 몸이 홍보 해줄만한 곳인지 먼저 확인부터 해봐야지..


석진
태형씨, 우리 진짜 많은 도움이 필요해요.. 사실 나도 하도 오라고 해서 여기까지 오긴 했는데, 와보니 지민씨가 여기 영웅입니다..... ㅎㅎ


석진
이제 내전이 끝났으니, 모금을 받아서 학교도 세우고.. 다시 재건하려고요... 태형씨 좀 힘 좀 보태줍시다. 좀 부탁해요..


지민
그르게 말이야.. 이 나이가 되기 전에 죽을 줄 알았는데, 아직도 할일이 남아서 살아있나봐..ㅎㅎ 김태형, 도와줄꺼지..?


김태형 빅토르
아니, 나는 은퇴 뒤에 무료하게 살 계획이었는데.. 내가 왜..

태형은 도와줄 생각으로 오긴 했지만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약간 당황했다.

하지만 16년 전에 헤어진 친구가,

그것도 세계를 떠들석 하게 한 온갖 사건에 연류된 그런 그림자 속에 속했던 사람이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우고 마을을 재건하겠다니...

두 팔을 들고 반겨야할 소식이었다.


김태형 빅토르
일단 한 달간 머물면서, 한번 살펴보고 결정합시다.


김태형 빅토르
내가 지민씨에게는 크기 뒷통수를 맞은 적이 있어서, 바로 승락하긴 그렇고... 일단 직접 확인해보고 돕겠소....

태형은 지민이 예전에 처음 만났을 때처럼 속일 만한 정황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긴 했지만,

왠지 바로 승락하기엔 옛날에 당한 일이 억울했다.

이후 얼마안가 석진은 한국으로 돌아갔고 태형은 지민과 함께 남아 몇 해 동안 마을을 재건하기 위해 애썼다.

몇 해 동안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국제적인 모금을 주도하던 태형은 마을의 재건 도중 생겼던 정치적 분쟁에 휘말린 지민이 살해당하자 그 곳에서의 활동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태형은 지민의 시신을 대한민국으로 이송한 뒤, 프랑스로 돌아갔다.

둘의 우정은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태형이야기 fin.

*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머리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