它存在,但又不存在
第14集



강여주
뭐야..?


강여주
너가 왜 여기에..


윤정한
아, 왔어?

정한은 내 자리에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발견하자, 활짝 웃는 정한이었다.


강여주
여기서 뭐해..?


윤정한
걱정돼서..


강여주
걱정..?


윤정한
어제 좀 그랬잖아.


윤정한
너가 아무리 괜찮다고 한들 내 마음에 걸려서..


강여주
아아....

얘가 정말 일진 무리에 있는 애가 맞나 싶을 정도로 세심하고 착했다.


윤정한
많이 괜찮아졌어?


강여주
.. 당연하지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어떻게든 괜찮아 보이려 웃은 것이었는데,

정한에게는 통하지 않나보다.


윤정한
답이 너무 늦게 나왔잖아..


강여주
...

-드르륵


최승철
여주 선배, 여기 있어요?

별안간 승철이 교실 문을 열고 조심스레 들어왔다.


강여주
응..?


최승철
아, 바로 앞에 있었네요.

승철의 입꼬리가 약간 올라갔다.

정한은 나와 승철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냐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최승철
저랑 매점 갈래요?


강여주
어..?


최승철
제가 쏠게요!

승철은 본인의 카드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윤정한
...?


최승철
어서 가요!

나는 어쩔 수 없이 승철을 따라 나갔다.

정한의 어리둥절한 표정이 보였다.


최승철
먹고 싶은 거 있어요?

매점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학생들이 떠드는 소리 때문에 승철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강여주
응? 뭐라고?

나는 승철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승철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갔다.


최승철
먹고 싶은 거- 있어요-?


강여주
먹고 싶은 거 있냐고?


최승철
네!


강여주
.. 난 괜찮아


최승철
그래도 제가 사주고 싶은데요..

승철의 목소리가 웅얼거렸다.

되묻기 민망했지만 무슨 말을 했는지 다시 듣기 위해 승철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갔다.


강여주
.. 뭐라고..?


최승철
제가- 사주고- 싶다구요-

승철이 한 말을 알아듣고 고개를 드는 순간,


승철이의 숨결이 느껴지는 거리에서 눈을 마주쳤다.


강여주
.....!!!!!


최승철
...!!

나는 너무 놀라 자동적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삐끗-


강여주
으앗...!!

뒷걸음질을 치는 순간, 발이 꼬였다.


최승철
조심해요!!

내가 넘어지려는 순간, 승철이 내 팔목을 잡았고..

우린 그대로 같이 넘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남이 보면 오해할 만한 자세를 하고 있었다.

승철이 내 위에 엎드려 있었다.


최승철
어.. 어... 어.....!!

승철은 다급하게 일어섰다.


최승철
미안해요.....!!


최승철
괜찮아요....?

승철은 넘어져서 누워있는 내게 손을 내밀었다.


강여주
...

나는 잠시 망설이다 승철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최승철
정말 미안해요...


최승철
잡아주려 했는데..


최승철
되려 같이 넘어졌네요..


강여주
.. 괜찮아..!

승철의 얼굴은 토마토처럼 붉어져 있었다.

귀는 또 터질 것만 같아 보였다.


최승철
먹고 싶은 거 잔뜩 고르세요 선배..!

주위에서 우리를 보고 웅성거리는 듯했다.


강여주
.. 아냐 나 진짜 괜찮아..!


최승철
그래도...


강여주
.. 일단 여기서 나가자..

학생들의 시선이 일제히 우리를 향해있었다.


최승철
정말 안 살 거예요..?


강여주
애들이 다 우리 쳐다보는 거 안 보여..?


강여주
얼른 가자..

나는 고개를 푹 숙인 뒤 승철의 팔목을 잡고 급하게 매점을 빠져 나왔다.


최승철
진짜 죄송해요 선배...

승철의 빨개진 얼굴과 귀는 진정이 될 줄 몰랐다.


강여주
됐어..


강여주
이제 사과 그만해도 돼


최승철
그치만..!


강여주
진짜야 나 정말 괜찮다니까!

나는 일부러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최승철
...

쿵쾅-

쿵쾅-..

쿵쾅-....

지금 들리는 이 심장소리는

설마 내 심장 소리인가..?

내 심장이 이렇게 크게 뛰었던가..?


최승철
후우우...

승철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아니면.. 승철의 심장 소리일까..?


강여주
곧 수업 시작할 것 같은데..


강여주
이만 들어갈까..?


최승철
.. 네

승철은 아까보다 확실히 말수가 줄어들었다.


강여주
...


최승철
...

교실에 가는 내내 우리는 말이 없었다.


최승철
그.. 들어가볼게요..


강여주
어어...!


최승철
아까는 진짜 죄송했어요..


강여주
괜찮다니까 그러네..!


최승철
.. 이따 또 연락할게요

승철은 머쓱하게 웃으며 자신의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런 승철에게 손을 흔들어주었다.


강여주
하아...


강여주
미치겠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