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气热得像夏天,冷得像冬天。









황은비
근데 언니 진짜 오랜만이다ㅠㅠ


황은비
잘 지낸 거 맞지?


황은비
왜 살이 더 빠진 것 같지?


정은비
으응?? 나???


황은비
어.


정은비
살 빠진지는 모르겠는데....


최유나
내가 너 살 빠진 것 같다고 얘기했잖아.


김예원
맞아맞아!


김예원
나도 느끼고 있었어.


정은비
흐음...


황은비
언니 거기서 바쁘게 움직여?


정은비
아무래도 그렇겠지?


정은비
사원이잖아.


최유나
밥은?


정은비
먹긴 먹는데....


정은비
조금밖에 안 먹어


김예원
헐...


황은비
야근해?


정은비
일주일에 두 번? 많으면 세 번? 그 정도 할 걸?


김예원
이야...


최유나
아, 저기 가위 좀 줘.


김예원
여기.


정은비
너희들 나 신경쓰는 건 좋은데 너희들은 신경 쓰고 있지?


김예원
당연하지.


최유나
걱정 마.


최유나
잘 하고 있어.


정은비
황은비, 너 약은 잘 챙겨먹냐?


황은비
어. 안 그래도 이 가방에 약 넣어놓거든.


정은비
다행이네.


황은비
.... 그런가...

약이라고 해봤자....

얼마 못 가는데....







너무나 밝게 웃으며 행복해 보이는 언니들과 예원이 덕에

무슨 얘기도 꺼내지를 못하겠다.



황은비
.....

생각이 많아지게 되었다.

좀 복잡해졌다.

하지만... 티를 내면 안되겠지....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약이..

자주 나타나던 증상을 가끔씩 나타나게 해 주는 것이 전부일 뿐,

그 외엔 전혀 효과가 있지 않는다는 걸....


최유나
은비야, 고기 얼른 먹어.


황은비
으응...

차마 얘기하지 못하겠다.

지금 나, 아직도 아프다고.

아픈데 치료법이 없다고...

사실대로 꺼내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이제까지 나에게 잘해주던 사람들이라서,

지금도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들이라서,

앞으로도 나에게 잘해줄 사람들이라서,

차마 내가 숨겨두고 있는 이야기를 꺼내지 못할 것 같다.

언니들과 예원이의 미소를 지켜주고 싶으니까,

행복함이 가득한 저 웃음을 해치기 싫으니까....


정은비
은비야, 얼른 먹어!


황은비
알겠어ㅎ

그래...

일단 생각하지 말자...

음식 앞에서 심각한 생각하는 거 아니야...

나는 그저 묵묵히 고기를 입에 넣었다.

정말 고기의 맛은 좋았지만,

왜인지 착잡한 마음이 들었다.

하...

복잡하네...


김예원
언니, 이거 익은거야?


최유나
어, 먹어~


정은비
진짜 맛있다.


최유나
그러게.


김예원
은비야, 음료 마시면서 먹어.


황은비
어? 엉...

알맞게 익어가는 고기.

수다를 떠는 언니들과 예원이.

묵묵히 배를 채우는 나.

소리도 고기를 굽는 소리로 가득했다.

*


정은비
아... 배부르네...


최유나
맛있게 먹었어?


정은비
응응!


김예원
맛있었지~


황은비
잘 먹었어.


최유나
그래그래. 이제 나가자.


정은비
그래~


최유나
오늘 재밌었어.


정은비
나도!


정은비
우리 다음에 또 만나자.


황은비
그래그래.


정은비
폰 번호 있지?


황은비
당연히 있지.


황은비
폰 번호 여기 잘 저장 됐잖아~


정은비
그러넴.


최유나
은비들끼리 잘 노네.


김예원
ㅋㅋㅋㅋㅋㅋㅋ


최유나
이제 슬슬 갈까?


김예원
그래.


정은비
잘 가!! 나중에 보자!!


황은비
그래~

그렇게 우리는 서로 헤어졌다.


황은비
....

가방을 소파에 내려놓았다.

가방에 담긴 약봉지들...

이젠... 먹어도... 아무 소용이 없을텐데....

그냥 버릴까....


황은비
... 일단 놔두는 게 낫겠지...

난 이내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한쪽으로 치운 다음 소파에 누웠다.


황은비
... 생각하지 말자.. 그때 일은....


황은비
이미... 지난 일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