他爱我的概率
18. 放弃的勇气


한 달
안녕하세요! 한 달이라고 합니다.



이동욱
이번에 우리 팀에 들어온 신입사원이야.


이동욱
다들 인사해.


"아, 한 달씨라고.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모두가 내게 인사말을 건내며 한 두마디씩 하고 있을 때, 단 한 사람만이 나를 쳐다보지 않고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사람이 너무 업무를 열심히 보느라 내가 온지도 모르는 줄 알았다.

진짜 나를 거의 없는 사람 취급했으니까.



이동욱
김대리. 무시하지 말고 인사해.


이동욱
새로 들어온 한 달씨야.




김태형
......


눈을 마주치자마자 첫 번째로 나온 생각은,


ㅈㄴ 잘생겼다.


여자라면 당연히 할 수 밖에 없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잘생김 뒤에 보이는 어이없는 상황들.

아까 과장님이 분명 '무시' 라고 표현했는데. 업무에 빠져 내가 온지도 모른 게 아니라 나를 고의적으로 무시한건가?


아무튼, 나는 대리님을 그 사람이라고 남한테 칭할 정도로 첫인상이 별로였다.

뭐, 대리님도 내 첫인상이 그만큼 별로였기에 무시를 한것일테지만.





김태형
야이씨, 메일 하나 똑바로 못보내?


김태형
너는 메일 주소 하나 확인 안하고 보내냐?


입사한지 얼마 안돼서 나는 사고를 쳤다. 엉뚱한 사람에게 메일을 보내버린 것이었다.

나 때문에 과장님께 깨진 대리님은 화가 나 내게 소리쳤고,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한 달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 뿐이었다.


그 날은 차마 죄송해서라도 일찍 퇴근 할 수 없었다.


밤 8시가 넘어 이미 밖은 깜깜해져 있을 때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갔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있었을까, 아까 퇴근한 대리님이 다시 회사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한 달
아까 대리님이 분명 회사로 들어가셨는ㄷ...

한 달
어?...

대리님을 도울일이라도 없는지 서둘러 사무실로 들어갔지만 대리님은 자리에 없고 내 책상 위에 무언가가 놓여져 있었다.


'아까 너무 심하게 화내서 미안했다. 얼른 집에 들어가.'


급하게 적은 듯한 쪽지 옆에는 박카스가 함께 있었다.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졌다.

대리님도 알고보면 좋은 사람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그 확신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김태형
달아.


김태형
너 좋아해주는 사람 만나.


싫어, 난 너 안좋아해, 사귈 마음 없어, 등등의 대답도 아니었다.


이렇게 비참할 수 없었다.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는데, 그런 나에게 날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라니.


어쩌면 대리님도 나에게 조금의 감정이 있지 않을까 착각했던 내 과거가 부끄러워졌다.


나도 모르게 눈은 빨개졌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8개월이라는 시간을 좋아했다.

열 달이라는 시간을 함께했다.

그 시간동안 나는 대리님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겠는데.


대리님이 충분히 매력적인 이성으로 다가왔는데.

내가 대리님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는 시간이 열 달로는 턱 없이 부족했나 보다.


고백하고 차인 상태에서 울어버리다니. 이보다 쪽팔릴 일은 없을 것이다.

마침 타이밍 좋게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했고, 나는 꾸벅 목례를 하고는 후다닥 버스에서 뛰쳐나왔다.


목적지 없이 하염없이 걸으면서 많은 생각들을 했다.

이렇게까지 내가 티를 냈는데, 나를 조금도 이성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은 가망이 없다는 것이다.

이게 팩트고, 운명같은 감정의 변화는 없다.


그래서 나는,

8개월을 혼자서 미친듯이 좋아한 이 남자를


오늘 포기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