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你这个贱人”


여주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소파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 한참 생각에 빠졌다.

대체 김태형이라는 사람은 무슨 생각인 건지_

하여주
도통 모르겠단 말이야_ 그렇다고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 같진 않고..

그때_ 여주의 전화가 울렸다.

하여주
*여보세요?


박지민
*여주 씨_ 집엔 잘 들어갔어요?

하여주
*방금 들어왔어요, 지민 씨는요?


박지민
*나도 방금 들어왔어요_ㅎ


박지민
*하아_ 여주 씨 보고 싶다


박지민
*오늘 온종일 여주 씨 얼굴 한 번도 못 봤네

하여주
*맨날 보다가 겨우 오늘 하루 안 본 것 가지고


박지민
*맨날 봐도 보고 싶은 걸 어떡해요_ㅎ

지민이 칭얼대는 게 꼭 어린 애 같다고 느낀 여주였다.

하여주
*나중에 보면 되죠


박지민
*오늘 계약은 어떻게 됐어요? 잘 됐어요?

하여주
*잘된 것 같은데..


박지민
*같은데?

하여주
*그냥 좀 걸리는 게 있어서요


박지민
*내가 뭐 도와줄 일 있으면 말해요_ 무조건 도와줄 테니까ㅎ

하여주
*고마워요

한참 통화하고 있을 무렵_ 성운에게서 전화가 왔다.

하여주
*아, 지민 씨

하여주
*이제 끊어야 할 것 같아요


박지민
*알겠어요_ 잘 자요


박지민
*내 꿈 꾸면 더 좋고_ㅎ

하여주
*지민 씨도요

여주는 지민과의 통화를 끊고 잠시 뜸을 들였다.

성운이 먼저 전화하는 일은 거의 없는 일이고_ 전화해봤자 싸우기밖에 더하겠냐고.

여주는 한 번 숨을 뱉고는 전화를 받았다.

하여주
*왜

얼음장처럼 차가운 여주의 목소리는 지민과 대화할 때와는 정반대였다.


하성운
*지금 본가로 와

하여주
*내가 왜


하성운
*너 오늘 무슨 날인지 몰라서 묻냐?

하여주
*오늘이 무슨 날이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하성운
*아버지 생신이다

아_ 벌써 그렇게 됐구나.

하도 바쁘니 생일 날짜조차 신경 쓰지 못했다.

여주 본인의 생일도 마찬가지였다.

생일을 챙긴다 한들_ 축하해줄 사람도 신경 써줄 사람도 없으니까

하여주
*벌써 그렇게 됐나

하여주
*근데 왜 지금 전화했어


하성운
*바쁜데 내가 낮에 전화할 수 있겠냐?

하여주
*지금 출발할 테니까 끊어

끊으라는 여주의 말에 성운은 아무 대꾸 없이 바로 전화를 끊었다.

하여주
오늘이 생일이면_

내 생일도 얼마 안 남았네.

여주는 달력을 보며 한참을 있다가 한숨을 쉬며 겉옷을 챙겼다.

하여주
하아_ 생각해서 뭐해

문을 열고 여주가 집 안으로 들어왔다.

여주가 그토록 싫어하는 본가에 들어오는 일은 일 년에 딱 두 번_ 여주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생일 뿐이다.


여주엄마
여주 왔니?


여주엄마
어서 앉으렴

여주는 말없이 식탁 앞에 앉았다.

생일상은 정말이지 화려하게도 차려져 있었다.

하여주
생신 축하드려요

여주의 말에는 정말 영혼이 없어 보였다.

뭐_ 그럴 만하지만.


여주아빠
불편해 보이는구나_ 괜찮니?

하여주
괜찮겠어요?

하여주
아_ 그리고 이거요

여주는 아버지에게 작은 쇼핑백을 내밀었다.


여주아빠
이게 뭐냐?

하여주
선물도 드렸으니까 전 이제 가볼게요


여주엄마
왜_ 더 먹지 않고

하여주
더 먹었다간 체할 것 같아서요, 그럼 맛있게들 드세요

여주는 얼른 그 자리를 빠져나왔다.


하성운
그게 뭐예요?


여주아빠
향수, 구나


하성운
향수요?


여주아빠
저번에 만났을 때 그냥 지나가는 말로 이 향수가 마음에 든다고 했었는데


여주아빠
그때 들었었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