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 어린이집

[보넥도 빙의글/ 나페스] 동물 보호 어린이집 3화 : 폭풍의 탯풍이

 

문제될 시 삭제, 아티스트 비하 의도 없습니다.

모든 내용은 현실과 무관합니다.


 

<코즈 동물병원>

 

 

하나 "너… 다쳤구나?"

 

까만 고양이는 앞발 하나를 든 채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자세히 보니 발바닥에 피가 살짝 맺혀 있었다.

 

방금 잠근 병원 문을 다시 열 수밖에 없었다.

 

수의사가 다친 애를 두고 퇴근할 수는 없으니까.

 

하나 "자~ 이리 와. 누나가 금방 치료해 줄게~"

 

고양이 "하악!!!"

하나 "……어?"

 

살면서 처음이었다.

 

동물들이 나를 보고 하악질을 하다니.

 

강아지든 고양이든 앵무새든 다들 나만 보면 꼬리부터 흔들었는데.

 

하나 "괜찮아~ 안 아프게 해 줄게~"

 

조심조심 달래 가며 겨우 진료대에 올렸다.

상처를 소독하고 하얀 붕대를 돌돌 감아 주는 내내, 고양이는 노란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명명이 "끼잉… 끼잉…"

진료실 문밖에서는 강아지 명명이가 문을 긁으며 낑낑대고 있었다.

 

하나 '얘는 또 왜 질투야…'

 

치료를 다 마치고 붕대 감은 발을 살짝 쓰다듬어 줬다.

 

하나 "다 됐다~ 잘 참았어. 이제 안 아플 거야"

 

고양이는 대답 대신 고개를 휙 돌려 버렸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도망가지는 않았다.

 

진료대 위에 꼿꼿이 앉아서, 내가 정리하는 걸 끝까지 지켜보고 있었다.

 

하나 '너 뭔가… 사람 같다?'

 

어제부터 이상한 일이 너무 많이 일어나서 그런가

 

설마… 아니겠지

 

<집>

 

다친 애를 길에 다시 보낼 수는 없어서 결국 집으로 데려왔다.

 

그런데 이 고양이, 아주 이상하다.

 

내가 먼저 다가가면 휙 피한다.

 

하나 "이리 와~ 간식 줄까?"

 

고양이 (휙)

 

그래서 가만히 있으면, 뒤에서 계속 빤히 쳐다본다.

 

뒤통수가 따가워서 돌아보면 딴청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다리에 뭔가 콩 하고 부딪혔다.

고양이가 내 다리에 머리를 비비고 있었다.

 

하나 "어머, 너…!"

 

돌아보는 순간 고양이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저쪽에 가서 앉아 있었다.

 

하나 "너 완전 밀당 고수구나?"

 

고양이 "냐."

 

그사이 푹 쉬고 난 명명이는 다시 꼬마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명명이 "누나아… 쟤 이상해애…"

 

하나 "이상하긴~ 아파서 그래~"

복작 복작하니 집 안이 가득차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내가 볼 때만 붕대 감은 다리를 절뚝절뚝

 

고양이 "냐아… 냐아아…"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목소리였다.

 

하나 "어머, 많이 아파? 이리 와, 누나가 안아 줄게"

 

나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간식까지 챙겨 줬다.

 

그것도 병원에서 아껴 둔 제일 비싼 츄르로

명명이 "누나아… 나도 츄르…"

 

하나 "명명이는 안 아프잖아~그리고 이건 명명이 먹는거 아니에요!"

 

명명이 "나도 아파! 여기! 여기 아파!"

 

명명이가 아무 데나 손가락으로 가리켰지만, 상처는 하나도 없었다.

 

명명이는 내 품에 안긴 고양이를 입을 삐죽 내밀고 쳐다봤다.

 

고양이는 츄르를 할짝이며 명명이를 슬쩍 내려다보았다.

 

…방금 저거 웃은 거 아니야?

 


 

그리고 내가 화장실에 간 사이

고양이는 쇼파에서 내려가더니 멀쩡한 네 발로 책장 꼭대기까지 한 번에 뛰어올랐다.

 

명명이 "……어?"

 

위에서 명명이를 내려다보던 고양이가 꼬리로 명명이 얼굴을 탁 쳤다.

 

명명이 "누나아아!!! 쟤 안 아파!! 쟤가 먼저 때려써!!"

 

하나 "무슨 일이야?!"

 

내가 화장실에서 뛰쳐나왔을 때, 고양이는 바닥에 얌전히 앉아 다친 발을 들고 있었다.

 

고양이 "냐아…"

 

하나 "명명아! 아픈 애한테 그러면 안 돼!"

 

명명이 "진짜야아… 진짜 안 아프다구우…"

명명이는 억울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저녁 준비를 하는 사이, 거실이 이상하게 조용했다.

 

조용한 아이는 위험하다.

어제 병원에서 분명히 배웠는데

 

거실에 나와 보니 온 바닥이 하얬다.

 

책상 위 휴지가 전부 뽑혀서 눈처럼 깔려 있었고,

 

그 한가운데 휴지를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명명이가 서 있었다.

명명이 "누나… 이거 내가 한 거 아니야아…"

 

하나 "명명아!!!"

 

저 멀리 소파 위에서는 고양이가 얌전히 앞발을 핥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휴지를 뽑아 뿌린 건 고양이였고

 

명명이가 치우려고 뛰어들자 위에서 남은 휴지를 툭 떨어뜨린 것도 고양이였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몰랐다.

 

하나 "명명이 너 오늘 간식 없어!"

 

명명이 "히잉…"

 

내가 돌아서자, 고양이는 내 뒤에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엉망이 된 거실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소파 위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어쩐지 이 집에 태풍이 하나 들어온 기분이었다.

 

하나 "너 들어오고 나서 집이 태풍 맞은 것 같아"

 

고양이 "냐?"

 

하나 "그래, 너 이름은 탯풍이다 탯풍이"

 

탯풍이 "냐아~"

 

이번에는 마음에 드는 듯했다.

 

명명이 "…나는 시러"


 

정신없는 하루가 끝나고, 따뜻한 물로 씻고 나왔다.

 

하나 "명명아~ 이제 자자~"

 

그런데

 

거실에 꼬마가 둘이었다.

 

까만 머리 명명이 옆에, 처음 보는 까만 머리 꼬마 하나가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오른손에 하얀 붕대를 돌돌 감은 채로

 

꼬마가 나를 보더니 씩 웃으며 붕대 감은 손을 흔들었다.

 

탯풍 "누나, 나 아직 아파~"

그러더니 쪼르르 달려와 내 품에 쏙 안겼다.

 

하나 "……탯풍이?"

 

명명이 "거짓말이야아아아!!!!!"

 


 

탯풍이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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