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노아는 혼자 있는 방 안에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시계 초침 소리만 조용히 방 안을 채웠다.
째깍.
째깍.
노아는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오늘도 머릿속이 복잡했다.
해야 할 일은 많았고, 생각해야 할 것도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싫어."
작게 중얼거린 노아가 눈을 감았다.
그때였다.
머릿속에서 낯선 목소리가 들렸다.
『힘들어?』
노아의 눈이 천천히 떠졌다.
"……뭐?"
주위를 둘러봤지만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괜찮아.』
이번에는 조금 더 선명했다.
『내가 대신 해줄게.』
노아는 숨을 멈췄다.
"누구야?"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목소리가 말했다.
『나는 한서아.』
"한……서아?"
『응.』
노아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 비슷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만든 이름인가?"
『아마도.』
"그럼 넌…… 나야?"
잠시 대답이 없었다.
『너를 지켜주는 사람이야.』
그 말에 노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상했다.
분명 자신의 머릿속에서 들리는 목소리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편안했다.
『그러니까 이제 괜찮아.』
서아의 목소리가 부드럽게 들렸다.
『내가 네 대신 버텨줄게.』
그날 이후 노아는 종종 서아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서아가 나타났다.
불안할 때도.
두려울 때도.
노아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서아는 늘 같은 말을 했다.
『괜찮아. 내가 있잖아.』
처음에는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노아는 서아에게 의지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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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노아는 책상 앞에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자신이 어제 하지 못했던 일들이 전부 끝나 있었다.
책상 위에는 깔끔하게 정리된 물건들이 놓여 있었다.
노아는 멍하니 그것들을 바라봤다.
"……내가 했나?"
머릿속에서 서아가 대답했다.
『응. 내가 했어.』
"언제?"
『네가 자고 있을 때.』
노아는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상했다.
하지만 싫지는 않았다.
"……고마워."
『천만에.』
서아가 웃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도 내가 해줄게.』
노아는 그 말을 듣고 다시 웃었다.
그때는 몰랐다.
서아가 정말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자리를 조금씩 차지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날 밤.
노아가 잠든 뒤, 아무도 없는 방에서 서아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렸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네가 나에게 맡기면……』
잠시 침묵.
그리고 아주 작은 속삭임.
『언젠가는 전부 내 것이 될 테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