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어도 예쁘면 어떡하라는 거야.
괜스레 장난도 치면서 지민이는 내 기분을 좀 풀어줬다. 아까는 노래 분위기와 안무, 감정이 섞이면서 슬프기만 했는데 지금은 그냥 생각 없이 멍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졌다, 누구 덕분에.
━ 여주 울었다며.
━ 아 형. 눈치가 있으면···.

━ 눈치 있으니까 간다.
━ 벌써 가?
━ 우리 꽤 있었어. 너네도 가자, 그만.
━ 갈래···?
━ 나 조금만 더 연습하다 갈게. 먼저 가 있어.
━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 아니야, 괜찮아.
연습도 연습이지만, 가면 또 어색할 거고 혼자 생각 정리가 필요할 거 같아서 여기 더 있으려고 한다.

━ 형하고 예리 먼저 가.
━ 너는?
━ 네가 혼자 있는데 어떻게 가.
━ 그래, 우리 먼저 갈게. 조금만 하고 와.
━ 응, 가 있어.
그렇게 호석 오빠랑 예리는 럽DANCE를 떠났다. 여기에는 나와 지민이만 남겨져 있다. 잠시 적막함 속에서 지민이는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안아줄까?
━ 너 이러면서 자꾸 스킨십하려고 그래.

━ 들켰나···?
━ 뭐야 ㅋㅋㅋ
━ 정국이가 안아주래. 그러니까 안아주는 거뿐이야.
━ ······.
━ 아, 내가 괜한 말을 했,
━ 정국이가··· 나에 대한 마음을 좀 접어보겠대. 근데 완전히 접는다는 게 아니라 그냥 잊어보겠대. 그거나 이거나 그냥 나를 안 좋아하겠다는 거 아니야?
━ 정말로 정국이가 그랬어?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포기 안 한다고 신신당부를 해놨으면서.
━ 근데 어떻게 보면 정국이 마음도 이해가 가. 내가 정국이에겐 표현을 잘 안 한 건 맞으니까. 속상한 게 나름대로 있었을 거야.
━ 그건 맞지. 여주가 날 더 좋아하니까.
━ 농담이 나오지···.
━ 웃자, 그냥. 눈꼬리가 바닥까지 내려가겠어.
지민이는 계속해서 나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농담도 하며 딴 얘기를 했다. 그런 지민에게 난 진지하게 물었다.
━ 지민아.
━ 응?
━ 내가 어떻게 하면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
━ 내가 생각하기엔··· 여주가 확실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건 어떨까? 비록 내가 여주를 본 지 별로 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내가 본 여주는 생각이 많은 거 같아. 확신을 잘 못 짓고.
━ 나를 진짜 잘 아네···. 맞아. 확신도 없고 마음을 잘 표현을 못 해. 그래서 매번 상처만 주는 거 같아.
━ 나한테도 아직 표현을 다 못 한 거야?
━ 음··· 그렇지?
━ 가서 와인이나 마실까?
━ 너 나 취하고 이상한 별 얘기 다 들으려고 하는 거지. 안 마셔.

━ 이럴 땐 눈치도 빠르고 정확한데 말이야···.
━ 내가 더 노력해 볼게. 이만 들어가자. 너 피곤하겠다.
━ 여주가 더 피곤해 보여. 얼른 들어가자.
━ 그래, 가서 쉬자.
━ 여주야, 잠깐만.
지민이는 나의 손목을 끌어당겨 나를 포옥 안아주었다. 안은 채 또 따뜻한 말투성이로 나에게 잔잔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 힘들면 차근차근 나아가도 돼. 너무 슬퍼하지 말고 혼자 힘들 때면 이렇게 나한테 와서 안겨서 울어도 좋고 이야기를 털어놔도 좋아, 너만 괜찮다면. 오해가 없었으면 하지만, 나는 언제나 여주 너 하나만 바라보니까 괜히 질투심 같은 거 갖지 말고. 천천히 나랑 이겨내 보자. 그리고··· 좋아해, 많이.
━ 나도··· 나도 좋아해···.
━ 헐···. 방금 좋다고 해준 거야? 드디어 좋아한다는 말을 들어보네.
━ 왜, 듣고 싶었어?
━ 완전. 매번 내가 좋아한다고 하면 안 받아줬잖아.
━ 그랬나···.
━ 이거 녹음해서 알람으로 해놓고 싶네. 그럼 벌떡 일어날 수 있는데.
━ 아이 뭔 녹음이야. 가자 얼른.

━ 한 번만 더 해줘, 여주야-
그렇게 기분은 좀 풀어진 채로 럽HOME으로 돌아갔고 마음을 좀 편하게 갖다 보니 신경 쓰는 일도 좀 줄어들었으며, 어느새 러브 댄스 뮤비 촬영일이 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