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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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에는 각자 집으로 돌아갔다

샤워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민호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한참 들여다보다
한 선배가 했던 말이 맴돌았다


“ 민호 생각보다 인기 많아~ ”


그때의 나는 그 말을 듣고 어떤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아무렇지 않게 넘겼던 그 순간에
내가 어떤 말로, 어떤 표정으로 반응을 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만약 민호에게 여자친구가 생긴다면 어떨까
조용히 떠올려 보았지만
크게 기분이 나쁘지도, 좋지도 않았다

그냥 친구 하나 뺏긴 느낌일 것 같았을 뿐
별 다른 감정이 떠오르진 않았다









다음 날 학교에서는 축제가 바쁘게 흘러가고 있었다

분주하게 부스를 운영하는 학생들과
초대 가수를 호응하는 함성소리가 넓은 운동장을 채웠다


Gravatar


부스에는 재밌는 것들이 많았다

다트 던지기, 참참참 게임, 페이스 페인팅 등
모든 부스 앞에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친구 두 명과 손에 맥주를 들고 부스를 구경하던 찰나에
한 친구가 내 팔을 살짝 당기며 말했다


” 헐, 우리도 저기 가보자! “


강아지처럼 방방 뛰는 친구는
손가락으로 한 부스를 가리켰다


“ 미팅..? ”

“ 방주희가 저기에 잘생긴 애들 많대! ”

“ 야, 진짜면 가서 확인해 보자 ”


친구들에게 끌려가듯 따라간 부스는
유난히 많은 사람이 몰려 있었다

잘생긴 사람 많다던 말이 진짜였는지
설레는 얼굴로 줄을 선 여자들이 한가득이었다


“ 우리도 미팅 하면 안 돼? 셋 다 솔로잖아 ”

“ 난 태희가 하면 할래 “

“ .. 어? ”


학기 초반 과팅 제안이 들어왔을 때도
단칼에 거절했던 나였지만
나름 과팅 분위기가 궁금하기도 했었다

막무가내로 졸라대는 친구 옆에서
잠시 짧은 고민을 했다


“ 그냥 인원수만 채워줘~ “


3:3 미팅

제한 시간은 20분

굳이 줄을 서지 않아도 명단에 전화번호를 적으면
전화로 순서가 되었다고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만약 인원수가 한 명이 모자라면
랜덤으로 사람을 데려와
비는 자리를 채우고 미팅이 진행되는데
친구들은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건 싫었던 모양이다


” 잘생긴 애 없으면 나 그냥 빠꾸 한다? ”


취기에 벌개진 얼굴을 하곤 명단에 전화번호를 적었다


“ 와, 역시 태희 ”

“ 이래야 서태희지~ ”


신난 친구들을 데리고 무대 앞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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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무대는 시작된 지 오래였고
유명 아이돌이 무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었다

친구들은 방방 뛰는 사람들 사이에서
넋 놓고 무대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 자, 여러분들! 마지막 곡 준비 되셨나요? ”


사람들의 함성이 운동장을 울렸다

곧이어 큰 음악 소리와 함께 아이돌의 무대가 시작되었고
분위기에 취한 친구들도 방방 뛰기 시작했다

신나게 무대를 즐기던 중
뒷주머니에 꽂힌 휴대폰 진동에 친구들을 불렀다


“ 야야, 우리 순서 됐나 봐 ”

“ 빨리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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