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三季_張馬音,一個有13個孩子的孤兒

#20_你的工作最終變成了我們的工作

“…마음아, 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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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고 좋은 목소리가 들렸다. 민규 오빠 목소리였는데, 평소와 달리 많이 낮은 목소리였다.

“민규 오빠…!”

고개를 들어 민규 오빠인 걸 확인했다. 5명 모두 검은 모자에 검은 마스크였지만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

흘긋 보이는 그 눈에는 나에 대한 걱정과 미안함, 그리고 사랑, 고마움이 어려있었다. 그 감정들은 나를 울렸다.

거기까지 판단이 서자마자 민규 오빠에게 안겨들었다.
망설임은 없었다. 민규 오빠는 당황했지만 곧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살짝 더 힘을 줘서 들어올리기까지 했다.

“미안해, 마음아”

찬이가 민규 오빠한테 안겨 있는 나를 보며 말했다. 

“중간에 길을 잃어버렸어…”

괜찮아. 왜 늦었는지 대답할 필요는 없어. 와줬다는 희망을 이루어줬으니까.

“단체로 길치라서 미안해, 마음아…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혼자 오라고 하는 게
더 낫겠다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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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 오빠한테서 벗어나지 못한 채 끅끅거리면서 대답했다.

“왔잖아. 왔으면 된 거야…”

“마음아, 어렸을 때 생각나서 그런 거지…?”

민규 오빠의 넓은 어깨에 기대어 그냥 고개만 끄덕였다. 웬만하면 울지 않기로 했는데, 그냥 하염없이 눈물만 났다. 멈출 기세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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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규에게 안겨 있는 마음이를 보며 지금만큼은 잠시 질투를 접어놓기로 했다.

이때까지 우리와 함께이면서 많이 힐링했겠지만 이제야 제대로 해줄 수 있을 테니까.

전에 한 건 마음이에게 잘 해준 거라면 앞으로는 엉엉 울고 있는 어린 그 소녀를 보듬어주는 것까지 하기로 마음 먹었다.

물론 마음이는 그저 자기만을 봐달라고 했지만, 그럴 수 있을까. 너무나 좋아하는 사람인데, 너무나 사랑하는 이인데.

“어린…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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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흐뭇해하고 있는데 갑자기 산통을 깨고 들어온 원우의 말에 기분이 팍 상해버렸다.

마음이가 큰 맘 먹고 보낸 카톡이었을텐데 보지 않았다는 사실에.

“미안. 다 알면서…”

“그, 니까. 이찬 이 나쁜 새끼…”

민규에게서 벗어나 찬이에게로 안겼다. 동갑이지만 찬이가 마음이보다 키가 커서 마음이가 푸욱 안겨버렸다.

“미안… 길 제대로 알아뒀어야 하는데.
우리가 버스 탈 일이 잘 없어서
신경을 못 쓰고 있었다…”

“앞으로는 절대 안 늦을게. 밤엔 더 일찍 올게.
약속, 진짜”

찬이는 마치 연상처럼 마음이를 보듬었고, 정한이도 마찬가지였다.

“응…”

다시 정한이에게로 안겨들었다. 정한이에게 안겨들어 나머지 눈물을 흘려보냈다.

그걸 바라보고 있던 원우는 내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순간 짜증이 올라왔지만,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을 되새기었다.

“나쁜 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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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어…?”

“멤버들 다 알아. 근데 왜 너만 몰라!”

원우는 당황했고 나는 화났다. 물론 마음이는 꼭 보라는 마음은 아니었을 게 분명하다. 새벽감성에 몸을 맡기고 보내는 거라고 변명했고, 보길 바랬다면 보낸지 2분만에 지우지는 않았을테니까.

“뭐야. 지금 원우 형 모르는 거?”

심호흡하며 간신히 이해해본다. 톡을 2분만에 보는 것과 2분 안에 다 읽는 건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원우는 그 때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다. 이해해보자, 이해해보자. 나도 카톡은 잘 안 보니까.

“너… 마음이가 보낸 카톡 잘 안 보지”

보통 마음이는 세븐틴 단톡방에 톡을 올렸다. 꼭 알아야하는 중요한 사항을 공지로 띄워놓긴 했지만 개인톡은 잘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번에 처음 만든 개인톡방이라 해도 되고, 그러니 알람이 꺼져있을 리도 없었다.

“마음이, 우리한테 한 명 한 명한테
갠톡으로 자기 사정, 다 말해줬었어.
우리 이제 다 알아.
마음이가 어떻게 힘들게 살아왔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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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말에 그제서야 원우는 당황하며 폰을 꺼냈다. 소용없는 짓이라고 그를 말렸다.

“근데 조금 지나자마자 바로 삭제됐어”

“아마 그렇게 오래 보게 하고 싶진 않았겠지.
어렸을 때 너무 안 좋았고, 마음이는
그걸 끝까지 숨기고 싶어했으니까”

찬이는 약간 정색하고 원우에게 말했다. 찬이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며 참는 것처럼 보였다.

“하… 나 이제 어떡하냐”

“…삭제된 메시지 보는 앱으로 보던가,
아님 나중에 물어보던가.
마음이가 알려줄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워낙 힘들게 꺼낸 말이라”

원우는 풀이 죽었고, 원래 같았으면 위로했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다행히 정한이 품 속에 있던 마음이는 듣지 못한 것 같았다.

“…고마워, 다들. 이제 집에 가자. 너무 늦었어…”

“늦은 건 너도 아네. 이젠 일찍일찍 다녀.
조금 무섭더라”

민규가 말했다. 나도 같은 마음이었고, 메시지를 봤던, 보지 못했던 그 사람들도 같은 마음이겠지.

“알따, 오빠야야”

원우나 지훈이의 사투리와 비슷한 말투가 튀어나왔다. 그 바람에 웃음이 피식 터져나왔다.

원우의 고향인 창원과 지훈이의 고향인 부산을 지도에서까지 찾아봤다. 경상도 쪽이었다. 너에게 많은 애정과 관심을 쏟다보니 내 관심 밖이었던 한국 지리를 검색하게 되는 날도 오더라.

아마 네 고향도 경상도 쪽인 모양이겠지. 그쪽에서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추억이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빨리 집에 가자. 나 진짜 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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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도록 긴장하다 갑자기 한 순간에 풀려서 더 그런 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보다 과거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으니.

그 두려움을 함께 이겨낼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전의 네 생각을 알 순 없겠지만 적어도 난 지금에서야 우리가 가족이 된 것 같아. 가족은 마음도 보살펴주고 너의 일이 우리의 일이 되는 사람들이니까.

너의 일이 마침내 우리의 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