第三季_張馬音,一個有13個孩子的孤兒

#26_我還不想讓我的感情暴露出來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3시간이나 지나있었다.

잠시 펜을 내려놓고 기지개를 쭈욱 폈다.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있다보니 몸이 살짝 굳은 것 같았다.

다시 수정에 집중하려는데 폰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누구인지 확인해보니 찬이다.

“음, 저 전화 좀 받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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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님은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허락하셨고 폰을 챙겨 작업실을 나왔다.

“너 왜 이렇게 늦어? 인터뷰만 하고 오는 거 아녔어?”

“지금 회사야. 곡 수정보러 왔어.
그리고 네가 뭔 상관이래~?”

“야, 이런 흉흉한 세상에!”

살짝 비꼬듯 말하자 찬이는 발끈했다. 그래, 사실 너도 내게 걱정할 권리가 있긴 하지. 너도 내 가족이니까.

“야, 이제 12시야!”

내 말이 틀린 건 또 없는 말이라 찬이는 논리로 나를 이길 수 없었다. 늘 그랬고, 늘 찬이는 아이처럼 투정 부리는 것으로 대응했다.

“아, 몰라몰라. 빨리 나오기나 해.”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항상 그의 투정에 나는 넘어간다는 거였다. 안 넘어갈 수 없었다. 그의 투정은 항상 나를 사랑하기에 나오는 것이었기에 절대 미워할 수 없었다.

“어딜?”

“어디긴 어디야. 너네 회사 앞이지”

“너 나 회사에 있는 것도 몰랐잖아!”

“다 아는 수가 있지. 간만에 나랑 단둘이
데이트나 할까, 마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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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래. 우리가 연인도 아니고 웬 데이트”

“야, 사전적 의미로 데이트요.
그런 로맨틱하고 오글거리는 데이트 말고”

“그런 데이트 나보다 더 좋아하는 것 같던데…”

“시로…? 진짜 시른 거야?”

찬이 들으라고 하는 혼잣말이 그를 자극했는지 어울리지도 않는 애교를 시전했다. 뭐, 사실 그 애교, 캐럿들은 좋아하겠지만 친구의 애교는 봐줄 게 못 된다.

“애교는 사절이야, 이찬.”

“그래서 나온다는 거야, 안 나온다는 거야?”

“나갈게. 어차피 작업도 점심 먹으려고
잠시 미뤄두려고 했거든. 어디에 있는데?”

빅히트 앞 카페라는 말을 듣고 알아들었다는 신호를 보내고 전화를 끊었다.

지금쯤 신나서 방방 뛰고 있겠지. 본인임을 들키지 않기 위해 마스크와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로. 어쩌면 사람들은 그를 미친 사람으로 볼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런 장면이 머릿속에서 막힘없이 상상됐다. 그런 찬이를 보는 게 한 두 번이 아니라서. 그래서일까. 내 얼굴에 예쁜 미소가 지어지는 게.

“기분 좋은 일 있나보네? 누구랑 통화했어?”

PD님의 말씀에 피시식 웃으며 대답했다.

“찬이, 그러니까 디노랑 통화했는데,
데이트 하러 가자네요. 그냥 사전적 의미의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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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기분이 좋으실까~? 그 친구 좋아해?”

어떻게 그렇게 심한 말을 할 수가 있죠. 다른 오빠들은 몰라도 찬이만큼은 안 돼요. 걔가 내 남친이라고요? 절대 그럴 수 없어요.

“그냥 현실친구입니다”

“음, 철벽 굳이 칠 필요 없어.
원하면 연애도 자유롭게 해도 돼”

반은 고마운 마음, 반은 어이를 상실한 마음으로 고개를 저었다. 연애 허락은 감사한데, 왜 대상이 찬인지는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나머지 수정은 저도 해볼게요.
그리고 모르는 거 있으면
연락드리고 찾아뵙구요”

“마음이 진짜 열정적이야.
장마음, 엄청난 워커홀릭이라니까.
그래도 마음아, 건강 생각하며 해, 알았지?”

건강이 중요하긴 한데, 좋아하는 걸 하는 일은 그것과 별개로 너무 즐거웠다. 그래도 그 좋아하는 일 오래동안 할 수 있기 위해선 건강이 필수겠지. 요것도 오빠들한테 물어볼까.

싱긋 웃으며 찬이를 만나러 가기 위해 가는 길, 누군가와 강하게 부딪혔다.

“으앗…! 죄송합니다!”

“아, 괜찮아요. 꽤 강하게 부딪힌 거 같은데,
다치신 곳은 없으세요?”

익숙한 목소리였다. 담담하지만 힙한 목소리.

“어, 장마음 님!”

RM 님이었다. 방탄소년단 리더이자 메인래퍼, 본명은 김남준. 1994년 9월 12일생. 같은 소속사가 되었기에 만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빨리 만날 줄은 몰랐는데.

“저… 아세요?”

“그럼요. 이제 마음 후배님이신가.
같은 소속사 첫 후배라 기분이 좀 남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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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셔서 저 잘 모르실 줄 알았는데…
감동이에요, 선배님…”

그는 예쁘게 살짝 웃으며 말했다. 나를 놀리는 듯한 말투였지만 오히려 행복했다.

“나 그렇게 무정한 사람 아닌데~
그것도 첫번째 후배님께는 더더욱?”

피식 웃어보이니 그는 나를 사랑스럽게 쳐다보았다. 약간 동물원 우리에 있는 동물이 된 기분이었지만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 멤버들 만나고 갈래요?
지금 회사에 다 있는 데다가
멤버들 다 마음 양 보고 싶어했어요.
게다가 지금이 점심 때니까 딱 좋을 것 같은데”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래도 그를 따라나서고 싶었다. 소속사 선배님이시고, 재계약하기 전까지는 계속 얼굴을 맞대고 살아야하는 선배님이시니 잘 지내는 것도 중요했다.

허나 지금 찬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사람과의 인맥도 가족부터 챙긴 후에 챙기는 것이 맞았다.

“말씀은 너무 감사드려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선약이 있어요…”

“오, 이런. 마음 양을 불편하게 하는 말이
아니었길 바래요”

“그런 것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제가 해야할 말인 걸요.
다음에 꼭 밥 한 번 사주세요, 선배님!”

RM 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귀여운 후배를 바라보는 그의 마음이, 그리고 그것에서 파생되는 다정한 반응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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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찬아. 나는 지금 방탄 선배님의 제안도
거부하고 나왔단다?”

마음이의 말에도 계속 레몬에이드만 쪽쪽 빨아먹고 있었다. 왜인지 오늘 그녀의 모습이 달라보였다.

교복을 입어서 그런 걸까. 그런 거라 쳐도 처음 교복 입은 날과는 기분이 확연히 달랐다.

계속 나만 쳐다보고 있는 게 설레서 그런 걸까. 집이나 평소에는 13명 공평히 바라보고 있는 마음이가 나만을 바라보고 있어 미치도록 설레서일까.

아, 이 이유인 것 같다. 생각보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심장이 뛰는 것을 보면 나도 모르는 새에 너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는 모양이다.

“뭐 어쩌라는 걸까”

“좀 잘해보는 건 어때?”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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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정을 아직 들키고는 싶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이 확실해졌을 때 고백하고 싶었다.

아니, 적어도 그녀가 나에게 한 번이라도 설렌 적이 있을 때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널 좋아하고 있다고.

그래서인지 말이 차가워지고 그녀의 눈을 차마 바라볼 수가 없었다. 상처에 무척 예민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런데 그녀는 나의 마음을 오해했는지 속상하게 말했다.

“그럼 나 들어갈래. 선약 취소됐다고 그래야지…”

장난처럼 말하는 줄 알았는데, 진짜로 그녀는 하얀색 숄더백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쪽으로 지나가는 그녀의 손목을 탁 잡아챘다. 그럼에도 마음이는 밖으로 나가려는 의지를 꺾지 않았고, 살짝 더 힘을 주어 내 쪽으로 끌어당겼다.

“…!”

힘 조절에 실패했나보다. 힘에 이끌려 앉아있는 나와 갑자기 가까워졌다.

힘 조절에 실패해 생긴 하나의 불상사였을 뿐인데, 심지어 전에 이런 적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이때까지 느껴본 적 없을 정도로 심장이 빨리 뛰었다. 내게 가까웠던 짧은 그 순간은 어떤 때보다 길었다.

“ㄲ, 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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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마음이의 목소리까지 떨리는 걸까. 혹시나 하는 마음을 품어본다.

바보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안다. 마음이는 아직 연애에 감정이 없다는 걸 아니까. 이제 막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시작했으니 연애로 발목을 잡고 싶지 않다.

세븐틴 내에서도 그녀를 좋아하는 형들일지라도 용서는 못했다. 연애는 그녀가 준비가 된 시간에, 그녀가 선택할 여유가 있을 때 하는 거니까.

연애는 한 순간의 유희가 아니라 평생의 배우자를 골라가는 하나의 과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