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ENTEEN 珉奎 圓佑/Minwon】暴雨預警

暴雨預警第五集

“이번엔 진짜 마지막일 수도 있어서.”

그 말 이후로 민규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침 햇빛은 여전히 밝은데 이상하게 방 안 공기만 무겁게 가라앉았다.

전원우는 평소처럼 담담한 얼굴이었지만 민규는 알 수 있었다. 저 사람이 진짜 힘든 얘기 꺼낼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민규가 낮게 물었다.

“…무슨 뜻인데.”

전원우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더 불안했다.

한참 뒤 전원우가 시선을 내린 채 말했다.

“아버지 쓰러지셨어.”

민규 눈이 천천히 흔들렸다.

“얼마 전에.”

“많이 안 좋아?”

“응.”

짧은 대답이었다.

근데 그 한마디 안에 너무 많은 게 담겨 있어서 민규는 괜히 숨이 막혔다.

전원우 아버지는 예전부터 엄했다. 아니, 엄한 수준이 아니었다.

늘 전원우를 망가지기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공부도, 진로도, 살아가는 방식도 전부 통제하려 했다.

민규는 고등학생 때 그런 전원우를 옆에서 지켜봤다.

아무렇지도 않은 척 버티다가 혼자 무너지는 사람.

전원우는 벽에 기대어 작게 웃었다.

“웃기지.”

“뭐가.”

“그렇게 벗어나고 싶었는데 연락 오니까 또 바로 오게 되더라.”

민규는 아무 말 없이 전원우를 바라봤다.

전원우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근데 한국 오자마자 네 생각났어.”

“….”

“솔직히 무서웠거든.”

민규 숨이 조용히 멈췄다.

전원우가 무섭다고 말하는 건 처음 들었다.

“아버지 일 정리하고 나면 진짜 너랑 완전히 끝날 것 같아서.”

민규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이상하게 자꾸 눈 앞이 흐려졌다.

전원우는 그런 민규를 보다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래서 보고 싶었어.”

낮고 조용한 목소리였다.

근데 그게 더 아팠다.

민규는 결국 참지 못하고 말했다.

“너는 진짜 비겁하다.”

전원우 눈이 느리게 흔들렸다.

“맨날 그런 식으로 말하면 내가 어떻게 밀어내냐고.”

민규 목 끝이 뜨겁게 잠겼다.

“나 너 아직도 좋아해.”

결국 말해버렸다.

숨겨봤자 의미가 없었다. 비 오는 새벽에 뛰쳐나간 순간부터 이미 다 들킨 마음이었다.

민규는 눈을 피한 채 웃었다.

“근데 진짜 싫었어. 너 혼자 떠난 것도, 이제 와서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다시 나타난 것도.”

전원우는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

“근데 더 싫은 건… 그래도 너 보면 아직 좋다는 거야.”

순간 전원우 표정이 완전히 무너졌다.

처음이었다.

늘 차분하고 느긋하던 사람이 그렇게 흔들리는 얼굴을 하는 건.

전원우는 천천히 손을 뻗어 민규 손을 잡았다.

이번엔 민규도 피하지 않았다.

손끝이 맞닿자마자 심장이 너무 크게 뛰어서 웃음이 날 정도였다.

전원우가 아주 낮게 말했다.

“나 이번엔 진짜 안 놓쳐.”

민규는 한참 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결국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 번만 더 사라지면 죽여버릴 거야.”

전원우가 웃음을 터뜨렸다.

눈까지 휘어질 만큼.

 

스토리 핀 이미지

민규는 그 웃는 얼굴 보다가 괜히 울컥했다.

진짜 오래 보고 싶었던 얼굴이었다.

전원우는 민규 손을 꼭 잡은 채 이마를 천천히 맞댔다.

가까워진 숨결 때문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안 가.”

“….”

“비 와도.”

민규는 결국 웃어버렸다.

창밖에서는 다시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근데 이상하게 이번 장마는 하나도 우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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