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누구랑 술 마시지.. "
" 전정국은 술 좋아하게 생겨가지곤 왜 싫어하는거야.. "
" 뭐.. 혼술이라도 해야지. "
집 앞 편의점에서 캔맥주 5병을 산 여주.
그 많은 맥주를 다 까곤 아저씨가 잊혀질 때까지 마셨다.
너무 취해서 자기 몸도 제대로 못 가눌 만큼 마시고는,
대뜸 집을 나갔다.
•
쿵쿵_
덜컥_

" 누ㄱ.. "
" 헤헤..아져띠이... "
" ..윤여주씨. "
" 아져씨... 보고시퍼써... "
" 막 나 피하구... 내가 얼마나 슬펐눈데.. "
" ..술 얼마나 마신거야. "
" 일단 밖 추우니까 들어와요. "
" 아져띠는 나 안 보구싶었어..? "
" 난 계소옥 아저씨 보고싶었눈데.. "
" 그래서 휴가두 내고.. 술도 마시구우... "
" 근데 아저씨 생각이 더 나... 헤헤... "
잊자고 술 마신건데 아저씨 생각은 더 났다.
그래서 술을 다 마시지도 않고 바로 옆집인 아저씨 집으로 나섰다.
그리고 고백하기.
아마 여주의 주사는 고백하기 인가보다.
" ..너무 많이 취했다. "
" 집 가서 얼른 자요, 새벽 2시야. "
" ...아저씨는 나 싫나 봐.. "
" 미안해요, 내가. "
" ..나 윤여주씨 안 싫어해. "
" 내일 윤여주씨 술 깨면 그때 얘기하자. "
" 지금 얘기해봤자 윤여주씨 기억엔 안 남을 거 같아. "
" 내일 와요, 기다릴게. "
.
.
.
.
" ..진짜 미쳤나봐. "
" ...나 또 병신짓한거지. "
" 아저씨 얼굴 어떻게 봐...ㅠ "
" 이놈의 술을 진짜 끊든가 해야지.. "
차라리 기억을 못하면 모를까,
쪽팔린 짓은 꼭 다 기억한단 말이지.
그래도 새벽 2시에 내가 그 짓을 했는데 안 가긴 그러니까 좀 꾸미고 옆집으로 향했다.
똑똑_
덜컥_

" ..왔어요? "
" ..죄송해요, 정말. "
" 괜찮아요, 일단 들어와요. "
" 음.. 무슨 얘기부터 해볼까? "
" ..얘기 안 해도 돼요. "
" 그냥 내가 정신이 나가서 그랬어요. "
" 아저씨 여친있는 것도 알면서.. "
" ...내가 여친이 있다고요..? "
" ..다 알아요, 굳이 그렇게 안 숨겨도 돼요. "
" 박세희라는 여성 분, 되게 이쁘신 분 계시잖아요. "
" 두 분 완전 잘 어울려요. "
" 크흡...ㅋㅋ "
" 아, 웃으면 안되는데...ㅋㅋ "
" ..? "
" 세희 내 친구 동생이예요. "
" ..? 장모님이라고 그러고.. 저장도 세희공주님에 하트까지 붙여서 해놓던데..? "
" 정말 어릴 때부터 만난 애예요. "
" 고등학생 때까지 나 좋다고 따라다니고, 부모님들끼리도 잘 알아서 친하게 지냈어요. "
" 그래서 장난 식으로 그런거예요. "
" 오해하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미안해요. "
" 근데 정말 세희랑은 오빠 동생 사이가 끝이예요. "
정말 창피했다.
아저씨가 웃는 게 이렇게 한 대 치고 싶은 일이였는지 오늘 알았다.
아는 척 하다가 망신당하는 게 더 쪽팔렸다.
" ..그 여자분 여자가 봐도 이뻤는데... "
" 우리 세희 이쁘죠. "
" 근데 내 이상형은 아니예요.ㅎ "
" ..그럼? "
" 음.. 일단 웃는 게 이쁘고, "
" 유쌍에다 코랑 입은 작고, 피부가 하얗고, 어떤 머리는 소화하는 사람? "
" 옷도 잘 입고, 키도 작고, 초면에 아저씨라 부르고, 술 잘 취하는 사람이 내 이상형이예요. "
난 딱 알았다.
아저씨 이상형이 나인 걸.
왜냐고?
내가 하는짓도 하는짓인데,
지금 날 뚫어져라 쳐다보며 얘기하고 있거든.
" ..혹시 아저씨 이상형이.. "
" 응, 맞아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