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선

아누비스-명재현

-등장인물 소개

1. 명재현

-18세

-남성

-아누비스 행동대장, 스나이퍼 양성 프로젝트 담당 교관

-검은색 오버핏 후드티+청바지

-주 무기는 나이프, 권총

-능글맞고 허딩끼가 있지만 싸움중에는 누구보다 진중해지는 인간 병기



2. 박하연

-17세

-여성

-아누비스 견습생 스나이퍼

-도레미 보육원 출신

-검은색 탱크탑, 가죽 자켓, 카고팬츠

-주 무기는 AWM

-차분하고 과묵함. 아누비스 스나이퍼 양성 프로젝트 내부에서도 손꼽히는 에이스. 

-웨이브있는 갈색머리. 대부분 포니테일을 하거나 집게삔으로 고정해 다님. 고양이상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

박하연은 골목에서 조용히 몸을 숨긴채 총구 만 작은 틈 사이에 둔 채 숨을 죽이고 있었다.

입에는 얼음을 몇 조각 물고 있었다.

입김으로 위치가 발각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얼음이 살살 녹고 있는 중, 사이렌이 울렸다.



'박하연 발각. 박하연 발각. 대기실로 돌아갈것.'



박하연은 얼음을 바닥에 뱉고 일어났다.

초시계를 보자 저번보다 10분정도 늘었지만 아직 만족할 수 없었다.

겨우 40분 숨어있는 것으로는 스나이퍼가 될 수 없다.

대기실로 돌아가자 다른 애들이 다 앉아있었다.



박하연: "재현 교관님은."



견습생1: "방금 나가셨는데. 못 만났어?"



박하연은 고개를 간결하게 끄덕인다.

명재현 교관은 워낙 두문불출하는 사람이라 어딜 가는지 보는게 의미가 없었다.



박하연: "곧 오시겠지."



견습생1: "하연아, 오늘 몇 분 버텼어?"



박하연: "47분."



견습생2: "와...역시...하연아 비법이 뭐야?"



박하연: "....50분도 안 되는데 비법은 무슨 비법. 이딴 시간으로는 F급도 못 따."



견습생들이 부러운 듯 투덜거린다.



견습생1: "야, 여기 30분 넘는 애는 너뿐이거든? 우린 프로젝트 들어온지 벌써 4개월인데, 너는 아직 들어온지 2달도 안 채웠잖아."



견습생2: "레알. 너 정도면 타고 난거지."



그 때, 문이 발칵 열리더니 명재현이 들어온다. 

언제나처럼 검은 후드티와 찢어진 청바지였다.



견습생3: "헐...교관님은 춥지도 않으신가봐.."



명재현은 파일을 넘기더니 한 명씩 불러서 면담을 한다.

그리고 항상 마지막 차례는 박하연이었다.

하연은 집게삔으로 머리카락을 다시 고정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면담실로 향했다.



명재현: "박하연은....시간이 빠르게 늘고 있는 중인데 중간중간 자세가 흔들려서 발각되는거네. 근력 운동량을 더 늘리고, 식단도 좀 바꾸자."



박하연: "네, 교관님." 



명재현: "그리고 총이 불편하면 바꿔. AWM 좋은거 아는데, 네가 쓰기에 큰 총인건 사실이야. 다음주에도 반동조절 테스트에서 80점 이상 안 나오면 강제로 바꿀거야."



박하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총을 바꾸라는 건 처음부터 다시 배우라는 뜻인데 왜 계속 총을 바꾸라고 하는건지...



박하연: "알겠습니다."



그날 밤, 박하연은 늦게까지 훈련을 하고 있었다.

6시에 저녁을 먹고 7시부터 10시까진 운동을,

그 후로는 반동조절 연습에 매진했다

지금은 실전이 아니라서 얼음을 물 필요는 없었지만 차가운 얼음의 감촉에 입 안이 마비되는 불쾌한 감각에 익숙해지기 위해 옆에는 얼음이 가득 든 아이스 박스가 있었다.

한창 연습을 하는데 검은 그림자가 머리 위로 드리워진다.

누군지 돌아보려는 순간,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가 뒤로 확 잡아당겨지더니 하연의 차갑게 굳은 입술 위로 뜨겁고 말랑한 입술이 닿는다.

하연이 당황한 채 굳어있는 순간 상대의 혀가 섞여들며 얼음이 입에서 빠져나간다.

입술이 떨어지자 하연의 눈 앞에 있는 사람이 제대로 보였다.

명재현이었다.



명재현: "입안 다 헐고 싶어서 작정했어? 얼음을 몇 개를 물고 있던거야."



잠깐 멍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던 하연은 자기가 먹던 얼음을 아무렇지 않게 입안에서 굴리는 명재현을 보고 귀끝이 살짝 붉어진다.



박하연: "ㅁ...미친..!! 뭐하는 거에요!!"



명재현은 능글맞은 웃음을 흘리며 하연 옆에 쪼그려 앉는다.



명재현: "둘 밖에 없는데 편하게 하지 그래?"



박하연도 자세를 고쳐 잡으며 의자에 앉는다.



박하연: "선배...!!"



명재현은 박하연의 중학교 선배였다.

학생 회장이었던 3학년 명재현, 그리고 2학년 부장이었던 박하연.

고등학생이 된 명재현은 본격적으로 집안 분위기를 따라 조직 생활을 시작했고, 보육원 출신이었던 하연은 보육원을 탈출해 조직 생활을 시작하며 두 사람은 다시 만났던 것이었다.



명재현: "내가 2달 전에 너 보고 얼마나 놀랐는 줄 알아? 네가 이런 곳에는 왜 있는건데."



박하연: "뻔하죠 뭐...보육원 탈출했어요."



명재현의 미간이 살짝 좁아진다.

뭔가 맘에 안 드는 건지, 걱정 되는 건지 헷갈리는 표정이었다. 

둘 다 일수도 있고.



명재현: "....보육원을 왜 탈출했는데."



박하연: "뭐...소설이랑 비슷비슷한 이유죠. 원장이 워낙 성격이 별로라 술만 마셨다 하면 난리를 치니까 나왔어요."



명재현: "다친 곳은. 원장한테 맞거나 물건에 맞은 적은 없어?"



박하연: "뭐, 저는 잘 피해다니는데 어린 애들은 맞고만 있으니까 데리고 피하다가 가끔 물건 맞은 적은 있지만, 이제 괜찮아요. 아프지도 않고요."



명재현이 머리를 쓸어넘긴다. 

뭔가 화가 난 눈치였다.



명재현: "....물건을 던졌다...라.."



하지만 명재현의 표정은 금방 평소의 능글맞게 돌아왔다.

벽에 비스듬히 기대며 피식 웃으며 묻는다.



명재현: "그건 그렇고, 너 얼음을 왜 그렇게 많이 먹는거야? 아무리 훈련이라지만 입술도 다 갈라지고 찢어지잖아."



박하연: "얼음 때문에 입안이 마비되는 감각이 싫거든요. 좀 익숙해지려고 계속 물고 있던건데."



말 끝이 흐려진다.

아까 전의 입맞춤이 다시 기억났더니 입안이 바짝바짝 말랐다.



박하연: "ㄱ...그래서 뭐...물고 있던거에요.."



명재현은 조용히 박하연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특히 입술을.

박하연은 당황하며 손등으로 입술을 문지른다.



박하연: "ㅁ...뭐 묻었어요...? 뭘 그렇게 계속...."



명재현: "그냥, 새삼 예쁘다 싶어서."



박하연: "콜록..!! ㄴ..네...?"



명재현: "뭘 그렇게 당황해? 너, 예쁘다고."



박하연은 표정을 어떻게든 관리해보며 묻는다.

하지만 목소리가 좀 떨리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갑자기 훅 들어온 공격에 정신이 좀 혼미하다.



박하연: "ㅅ...선배 저 좋아해요? 그런 말 함부로 하는거 아니거든요?"



명재현이 다리를 꼬며 나른한 표정을 짓는다.



명재현: "함부로? 지금 장난같아?"



박하연은 의외의 대답에 말문이 막힌다.

박하연은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입술만 뻐끔거린다.

명재현이 뭐라고 입을 열려는 순간,



'비상.비상.비상. 헤로트 침범. 헤로트 침범.

전 인력을 동원한다. 견습생 스나이퍼는 B동 창가에 포진할 것. 다시 알린다. 헤로트 침범..."



박하연은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 AWM을 집는다.

B동으로 달려가려는 하연의 팔을 재현이 잡는다.



명재현: "넌 나 따라와."



총을 어깨에 걸고 명재현을 따라 뛴다.

도착한 곳은 C동 골목이었다.



박하연: "선배..! 여긴 B동이 아닌ㄷ..."



명재현: "B동에는 이미 사람이 많아. 넌 2층에서 엄호 사격해."



멀리서 헤로트 조직원들이 진입하고 있었다.



박하연: "하지만 저는 아직..!"



명재현은 여유로운 웃음을 지으며 허리춤에서 나이프와 권총을 꺼낸다.

익숙하고 매끄러운 동작으로 장전을 한다.



명재현: "괜찮아, 할 수 있어."



결국 하연은 2층으로 뛰어 올라가 그림자가 지는 창가에 자리를 잡는다.

익숙하게 총을 설치하는데 손이 떨리고 있었다.

실전이고 한 번의 실수로 죽을 수 있다는 공포가 순간 밀려왔지만 생각을 털어내고 머리를 비운다.



금방 철문을 부수고 들어온 헤로트 조직원은 약 20명 정도 였고 C동 근처에는 재현과 하연만 있었다.

하연은 그 중 우두머리 같은 한 명을 조준해 쐈다.

명중하는 소리가 났고, 우두머리가 쓰러지자 남은 조직원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재현은 그 사이 나이프와 권총으로 한 명씩 차례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재현의 등에서 다가오는 조직원은 하연이 처리한다.

처음에는 사람을 쐈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지만 쏘지 않으면 죽는다는 생각이 들자 머리를 차갑게 비우는데 도움이 됐다.



그 때, 하연과 헤로트 조직원 한 명의 눈이 마주쳤고 두 사람은 동시에 쐈다. 

하연이 쏜 탄환은 그 조직원의 심장에 명중했고 조직원의 탄환은 하연의 어깨에 박혔다.

하연은 타는 듯한 고통에 잠깐 주저앉았다.

총을 쏴보기만 했지 맞은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비틀비틀 다시 일어나 총에 몸을 기댔다.



약 10분 뒤, 모든 헤로트 조직원이 사살된다.

2층으로 바로 뛰어 올라온 명재현은 하연이 총에 기대있는 것을 발견한다.



명재현: "박하연!!"



박하연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뒤를 돌아본다. 시선이 고통 때문에 살짝 흐릿했다.



박하연: "선...배...."



명재현은 하연의 어깨에 박힌 총알을 보고 경악하지만 위치를 확인하고 조금 안심한다.



명재현: "명중하지는 않았어. 탄환만 빼내면 돼."



명재현은 그대로 박하연을 들어올려 의무실로 향한다. 

의무실에 도착한 명재현은 침대 위에 하연을 앉히고 익숙하게 마취제와 메스, 핀셋을 꺼낸다.

상처 근처에 마취제를 놓자 금방 통증이 무뎌진다.

그 사이에 재현은 탄환을 조심스럽게 빼내고 상처를 꼬맨다.

고통에 일그러졌던 하연의 얼굴은 천천히 펴진다.



박하연: "하아...."



깔끔하게 꿰메진 상처를 보고 하연은 웃는다.



박하연: "선배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요?"



명재현: "너무 많이 움직이지 마. 상처 벌어지면 더 크게 찢어진다."



명재현의 얼굴은 심각 그 자체였다.

약간 화가 난 것 같기도 했다.



명재현: "널 거기 두는게 아닌데. 바로 벙커로 보낼 걸 그랬어. ....미안하다."



박하연: "선배, 저 괜찮아요. 사과하지 마세요."



하연은 살짝 웃으며 재현을 바라본다.

최근에 스나이퍼 프로젝트 중에는 잘 드러나지 않던 말간 표정이었다.



박하연: "저도 선배를 지켜서 뿌듯했어요."



재현은 하연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난다.



명재현: "하....넌 진짜...."



얼굴을 한 손으로 쓸어내린 재현은 고개를 숙여 하연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댄다.

몇 시간 전 하연의 얼음을 옮겨 왔던 키스보다 더 깊고 진한 입맞춤이었다.

두 사람의 호흡이 불안정하게 흔들리며 숨이 섞여들어갔다.

그런 와중에도 재현은 하연의 어깨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조심하며 하연의 등을 받쳐준다.

점점 하연의 숨이 막혀오자 재현은 천천히 입술을 떼어낸다.

두 입술 사이에 은실이 늘어졌다가 끊어진다.



박하연: ".....숨 막혀 죽는 줄."



재현은 하연의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린다.



명재현: "총알 맞았을 때는 괜찮다고 하면서, 입맞춤 좀 했다고 숨 막혀 죽을 뻔 했다고?"



박하연: "제 폐활량 그렇게 나쁘지는 않거든요? 선배가 좀 과하게 좋은거에요."



명재현의 얼굴이 하연의 눈 바로 앞으로 온다.



명재현: "그럼 다시 테스트 해본다?"



두 사람의 오늘 하루는 좀 길어질 듯 했다.


 

 

힣 먼가 맘에 들어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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