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모음

03 : 열두시가 되기 전에 / 리우

(노래 관련은 아닙니다! / 짧아요!)


후~


오늘은 내 생일이다. 휴대폰 알림은 하루 종일 울렸다. 친구들, 가족, 동기들.

그런데, 내가 기다린 이름 하나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자꾸만 잠금 화면을 켰다.  혹시 못 본 알림이라도 있을까 봐. 하지만 늘 같은 화면이었다.

그 이름 하나를 몇 시간째 기다리고 있었다.

이상혁. 헤어진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그만큼 미련이 많다.

맨날 헤어지자는 말을 습관처럼 입에 달고 있던 나. 그리고 지쳐 떠나버린 너. 내가 이 관계를 망쳤으면서 왜 다시 이어지기를 바라는 걸까.


23시.

어느새 시계는 11시를 가리켰다. 하루도 이제 끝나 간다. 오랜만에 케이크도 먹고, 생일 선물도 받았으니 됐다 생각했다.

이상혁의 생일 축하 따위 바라지도 않았다. 세상 어떤 사람이 헤어진 연인의 생일에 축하한다는 메세지를 보내겠어.

아무도 없는 새벽이면 꼭 그날이 떠오른다.

헤어지던 날. 그날도 나는 습관처럼 말했다.


여주 : 헤어져.


상혁 : 또 그 말이야? 나도 이제 지쳤어. 네 말대로 헤어지자. 맨날 헤어지자고 하는 걸 보면 너도 바란 거네.


여주 : 아, 아니...!


늘 헤어지자 하면 미안하다며 사과해주던 상혁이었는데...  그날은 더 이상 못 버티겠다는 듯 내 곁을 떠나버렸다

내가 더 먼저 헤어지자 했는데 왜 내가 그날 더 울었을까.

왜 그때의 난 쓸데없이 고집만 세서 늘 상혁의 사과를 바랐을까.

왜 그날은...
눈이 멀 만큼 아름답게 별들이 쏟아지던 밤이었을까.


23시 30분.

이제는 자야한다. 폰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로 들어갔다. 눈만 감으면 생일이 끝이라니, 조금 허무했다. 폰을 다시 봤는데도 새로운 연락은 없다.

진짜 포기해야 한다. 이정도면 됐ㅈ...


띠링-


여주 : 응?


갑자기 온 문자에 잠이 확 깼다. 폰에는 선명하게 알림 하나가 보였다.

이상혁.


-집이야?


-응


아, 너무 빨리 보냈나...?


-문 열어줘.


다행히 이상혁에게서도 바로 답장이 돌아왔다. 그런데 온 글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문을... 열어달라고...?

나는 급하게 방을 나갔다. 그때 인터폰이 울렸다.

인터폰 너머엔, 지난 1년 동안 수없이 보고 싶었던 얼굴이 서 있었다. 나는 오늘 중 제일 환한 미소를 짓고 문까지 뛰어갔다.

...아. 김여주, 정신 차려.

누가 전남친 보는데 그렇게 좋아해. 최대한 무표정으로 돌아온 후 현관문을 열었다.


철컥-


상혁 : 안녕.


상혁이 꽃다발을 든 채 서 있었다. 다 잊은 듯한 무덤덤한 얼굴로. 그런데 조금 헐떡이고 있었다.


여주 : 왜 그래...?


상혁 : 엘리베이터가 안 와서.


그는 한 번 숨을 골랐다.


상혁 : 12시 전에 와야 하잖아.


상혁은 시계를 쓱 보고는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나와 눈을 맞추고 듣고 싶던 그 말을 했다.


상혁 : ... 생일 축하해, 여주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참으려 했는데도 눈물이 먼저 흘렀다. 나는 오늘 하루종일 이 한마디를 듣고 싶었다.


여주 : 미안해 상혁아... 미안해... 그냥 내가 다 미안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상혁은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꼭 안아주었다. 웃으면서.


상혁 : 넌 고맙다보다 미안하다고 먼저 하네.


나는 상혁의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여주 : 왜 이제 와...


상혁 : ... 원래 안 오려고 했어.


상혁은 잠깐 말을 멈췄다.


상혁 : 근데 네 생일은 그냥 못 넘기겠더라.


그는 말없이 꽃다발을 내 품에 안겨주었다.


상혁 : "태어나줘서 고마워."


그 말을 듣는 순간, 1년 동안 멈춰 있던 내 시간이,

아주 조금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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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재미가 너무 없네 이거 참...

(이러면서 등장하지 않앗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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