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
119화. 집나간 훈지

sophie97
2026.08.13瀏覽數 24
카페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 안 왔네.
도대체 어딜 갔길래 하루 종일 나가 있는 거야?"
나는 그제야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정말 많이 화난 건가?"
가방과 랩탑을 내려놓고
그를 찾아 나섰다.
'이곳 지리도 아직 잘 모르는데...
어딜 가서 하루 종일 있는 거지?'
밖으로 나오긴 했는데
어디로 가서 찾아야 할지 막막했다.
그가 갈 만한 곳이 어디일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곳이 있었다.
'혹시...
그 때 나를 데리러 온 그 언덕에 올라간 건가...'
나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우선 그곳 먼저 확인해 보기로 했다.
마음이 급하니
지난밤 천천히 올라갔던 그곳이 꽤나 멀게 느껴졌다.
어느덧, 정상이 다가오니
숨이 턱까지 찼다.
거의 다 올라갔을 때쯤 ,
그의 뒷모습이 보였다.
'아... 다행이다....
그래도 내가 아는 곳에 있었어...'
"훈지 씨!!!"
나는 큰 소리로 외쳤다.
그는 깜짝 놀라 뒤돌아봤다.
얼굴에는 함박웃음을 띄고 말이다.
"하루 종일 여기 있었던 거에요?"
"왜 이렇게 늦게 와요?
한참 기다렸네..."
"뭐라구요?
내가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었던 거에요?"
"그렇게 나가면 금방 따라올 줄 알았는데...
나를 정말로 사랑하는 거 맞긴 해요?
카페 가서 일하다가 다 끝내고 온 거죠?"
"하... 훈지 씨...
지금 나랑 밀당해요?
나는 그냥 살짝 삐쳤다고 생각했죠.
안 오면 그냥 내려 오면 되지.
내가 올 때까지 기다릴 작정이었어요?"
"그냥 내려갈까도 생각했는데...
사실은 정아 씨가 정말 날 데리러 올까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아침에는 혼자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하고...
나를 사랑하는 게 맞나 싶어서..."
"정말 이럴 때는..."
'남자는 다 커도 어린 애라더니...
정말 그 말이 딱 맞네.'
나는 차마 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나 훈지 씨 많이 사랑해요.
의심하지 말아요.
2년 넘게 잊으려고 노력했는데
결국에는 안 됐잖아요.
그거 보면 모르겠어요?
누구보다 사랑해요. 정말 많이."
훈지 씨는 감동받은 얼굴로
나를 덥석 안았다.
정말 어이가 없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지만
그래도 그가 내 앞에 있다는 사실에
안심이 됐다.
"이러다가 해 금방 질 거에요.
빨리 내려가요, 우리."
나는 감동에 젖은 훈지 씨를 현실로 끌어냈다.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혼자 시간 보내느라
심심해 죽는 줄 알았어요."
나는 그의 말에 웃음이 터졌다.
"누가 여기 강제로 있으란 것도 아닌데...
왜 고생을 사서 해요?"
"아... 배도 고프다.
오늘의 메뉴는 뭔가요 셰프님?"
"음... 오늘의 메인 메뉴는
하루 종일 고생한 우리 훈지 씨를 위한,
메시드 포테이토와 구운 아스파라거스를 곁들인
연어 스테이크입니다.
맘에 드십니까?"
"네!! 아주 마음에 듭니다!!
와인을 한 잔 해도 괜찮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두 잔도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어? 나 이곳 생각나는 것 같아요..."
<120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