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선을 넘지 않기로 했다(시즌2)
58화. 박훈지가 먼저 꼬셨다!

sophie97
2026.09.20瀏覽數 64
나는 훈지 씨에게 과일과 차를 챙겨 주려고
주방으로 향했다.
그런데 그가 나를 붙잡아 식탁에 앉혔다.
"나, 한 가지 물어볼 게 있어요."
"뭔데요?"
잠시 망설이던 그가 나를 바라봤다.
"만약에 정아 씨 가족이 날 반대해서
만나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할 거에요?
나랑 헤어질 거에요?"
"아니요.
우선은 꾸준히 설득할 거고...
그래도 안 되면...도망가 버릴 거에요."
"풉... 도망요?"
"정 안 된다고 하면 할 수 없죠."
훈지 씨가 피식 웃었다.
"음... 이제 흔들리지는 않는구나.
나도 그럴 거에요.
그러니까 누나 말 신경쓰지 말라구요."
"그런데 있잖아요...
나 때문에 훈지 씨가 가족이랑
얼굴 붉히는 건 너무 싫어요.
이상하게도 훈지 씨한테는
가족을 선택하라고 할 거 같아요."
"본인은 도망칠 거라면서
나한테는 가족을 선택하라고 해요?"
"그러게요.ㅎ"
그에게 소중한 것을 빼앗으면서까지
내 사랑을 증명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데...
정아 씨는 이제 우리 형이랑 누나를
다 만나봤잖아요.
나는 정아 씨 언니 언제 볼 수 있어요?"
나는 깜짝 놀라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우리 언니요?"
"안 보여 줄 거에요?"
"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만나고 싶어요?"
"정아 씨 가족이 어떤 분들이신지
당연히 궁금하죠."
"우리 언니가...
내가 훈지 씨를 만나고 있다고 하면
우선 믿기나 할까 모르겠네요."
나는 식탁에서 일어나며
피식 웃었다.
"왜요?"
"아니... 우리는 너무 안 어울리는
커플이긴 하잖아요"
"왜 안 어울려요?"
"뭐랄까...결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정아 씨는 어떤 결이고,
나는 또 어떤 결인데요?"
"나는... 모범생이죠.
훈지 씨는 끼가 있는 사람이고."
"그래서 서로 끌린 건가?"
나는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훈지 씨가 나를 꼬신 거죠.
공원 가서 치킨 먹자고 하고
서점이고 카페고 따라 다니면서
꼬셨잖아요."
"내가 뭘 꼬셔요?
같이 다닌 사람이 누군데?"
"참...나..
박훈지가 먼저 꼬셨다고요!!"
"진짜 억울하네...
정아 씨가 스페인에 가서 살아 보고 싶네.
버킷 리스트가 이렇네 하면서
사람 마음에 먼저 바람 불어넣고."
"와... 박훈지가 오리발 내미네."
나는 장난스럽게 그를 흘겨봤다.
"참!! 훈지 씨 오늘 촬영 다 끝나서
여기 온 거에요?"
"그런데요?"
"어!! 그럼 우리 치맥할래요?
집에 맥주 사다 놓은 거 있는데."
"아니야. 유정아. 술 마시지마!"
훈지 씨가 나를 보며 말했다.
"은근히 주사 있는 거 알죠?"
"내가 무슨 주사가 있어요?"
"마셨다 하면 주사 부려요.
나는 같이 안 마실래요."
"아~ 그러지 말고 한 잔씩만 해요.
오늘 기분도 그런데..."
나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그를 졸랐다.
"딱! 한 잔만!"
"이거봐...또 먼저 꼬신다."
결국 우리는 그 날 치킨과 함께 맥주를 마셨다.
그날도 술에 취한 내가
훈지 씨 누님의 디스를 많이 했다는 걸
다음 날 듣게 되었다...
그다음 날,
나는 술 김에 디스를 한 누님께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했다.
우리는 지난 번에 만났던 장소에서
다시 한 번 마주 앉았다.
"생각보다 연락이 빨리 와서 놀랐어요.
결정했어요?"
"네... 누님 말씀대로
훈지 씨랑 헤어지겠습니다."
"어려운 결정이었을텐데
빨리 내려줘서 고마워요."
"그동안 심려 끼쳐 드려서
죄송했습니다."
나는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술김이긴 했지만 디스를 했다고 하니
얼굴을 보기가 죄송했다.
"정아 씨."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나를 누님이 불렀다.
"커피라도 다 마시고 일어나요."
나는 훈지 씨의 계획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든,
그녀를 속이고 있다는 생각에
마주 앉아 있기가 불편했다.
"아니에요.
먼저 가보겠습니다."
카페를 나오면서
훈지 씨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뭐? 남자친구가 누구라고?" <59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