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場比賽,99負,1勝



그렇게 편의점에 들어선 나는 고민 하나도 없이 맥주 세 캔을 꺼내서 계산하고 나왔다.

주량이 적기도 하고 별로 마시지는 걸 좋아하지 않은 내가 남자 때문에 술을 다 마시다니 웃겼다.

비록 밖에서 마시기에는 추운 날씨였지만 난 아랑곳 않고 편의점 밖에 의자에 앉아서 맥주 한 캔을 땄다.


치익-]


난 딴 맥주를 한참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쭈욱 들이켰다.

그리고는 아주 소리 없이 난 눈물을 흘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난 소리 없이 아주 서럽게 울었다.


..........


치익-]



오여주
"드디어 내가 맥주를 먹어 보게 된다니"


그렇게 입으로 가져다 대려는 그 순간.


텁-]



민윤기
"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안 되겠다"


오여주
"아, 왜"


오여주
"나도 이제 성인이고 내가 마시겠다는데 왜 안됀다는 건데"


오여주
"그리고 내가 마시든 안 마시든 너한테 뭔 상관인데"


민윤기
"잎으로 넌 내꺼니까 상관있지"


오여주
"ㅇ,어...?"


성인이 되어서 한참이 지난 후 처음으로 맥주를 먹으려고 한 그날, 난 윤기한테서 고백을 받았다.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우리를 달달하고 행복하게 해줬던 맥주가 이렇게 슬프게 할지 누가 알았을까...


..........


그렇게 서럽게 울면서 한 캔... 두 캔이 비워지고 나는 꽤 취한 상태가 되었다.

양쪽 볼은 추위랑 취한 것 때문에 이미 붉게 달아올랐고, 머리는 산발에 화장은 흘러 내려있었다.


치익-]


남은 세 번째 캔까지 딴 나는 아예 차가운 바닥에 주저앉아 손에 들린 맥주 캔이랑 미친 사람처럼 대화하기 시작했다.



오여주
"너어...! 그러는고 아니다아...?"


맥주를 막 흔들어대면서 화풀이를 막 하지.

그럼 열린 맥주가 어쩌겠어?

사방에 다 튀기고 여주 옷에 다 젖어 스며들지.



오여주
"크흑... 니가 오뜩케 나한테 이룰 수가 있쏘...!"


오여주
"바람 가튼거 안 핀다면서어...!!"


오여주
"흐으윽... 진촤 나쁜넘이야..."


옷을 맥주로 비리고 차가운 바닥에서 주저앉아 다리를 동동거리면서 다시 한번 더 서럽게 우는 여주.

그때 머리부터 발끝까지 빼입은 남자가 여주를 지나쳐 가기 전에 말하지.




김태형
"미친년이네"


그런 여주는 태형이의 바짓단을 꼬옥 잡고 술주정을 부리는 거야.



오여주
"흐어어엉...! 민뉸기 이 나뿐새캬...!! 네가 어떠케 내 친구랑 바람을 필 수가 있냐구!!!"


김태형
"야, 이거 안 놔?"


다리를 빼려고 안간힘을 쓰는 태형이와 더욱더 태형이의 다리를 끌어안은 여주.

여주는 엉엉 울면서 바람난 남친에 여우이야기를 모두 탈탈탈 털어놓는 거야.

학창 시절 때부터 유현이랑 있었던 모든 안 좋은 일들, 유현이를 회사 상사로 만난 일, 그리고 윤기가 유현이랑 바람이 난 일을 전부 다 말하는 거지.

그런 여주를 보면서 은근히 즐기면서 듣는 태형이.

그런 태형이의 속으로는 심경변화가 다양하게 펼쳐지지.



완전 미친년이구나.


바보같이 왜 이래?


음... 좀 재밌네.


오오... 좋아, 완전 소설 같네.


솔직히 여주 인생이 아주 다이나믹하잖아.

테형이도 소설 같기도 하고 그래서 재밌어서 끝까지 여주의 주정을 들어주지.




김태형
"재밌는 인생을 사셨네" ((피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