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婚姻憂鬱》

第八集 | 其實,我沒醉

현관문이 쿵, 하고 닫히는 것과 동시에, 난 실내화를 신고 질질 끌며 한 손에는 다이어리를 든 채 소파에 앉았다.

문제는 이 다이어리를 어떻게 돌려주냐는 건데…

난 한참동안 다이어리를 바라보며 어떻게 할지 생각하다가, 좀 처럼 좋은 생각이 안나 그냥 테이블에 다이어리를 던지 듯 올려두고는 소파에 몸을 기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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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뭐, 어떻게든 되겠지…

괜히 더 생각하려고하면, 생각이 안 날 뿐이다.

그렇게 손을 배에 올린 채 의미없이 고개를 뒤로 젖혀, 새까만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소파에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뭔가, 하고 고개를 돌려 살펴보는데. 소파 위에 올려두었던 핸드폰이 그 원인이였다.

새 까맣던 핸드폰 화면에는 어느새 [누나] 가 떠있었고, 난 다시 고개를 젖힌 채, 손만 움직여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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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여보세요.

전화를 받자마자 왜, 한국에 돌아왔으면서 연락을 안 했냐는 둥. 잘 지냈냐는 둥. 폭풍 잔소리가 귀를 강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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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잘 지내. 그러니까 이제 그만 걱정 좀 거두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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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내가 20년 전 열 살 짜리 꼬맹이도 아니고.

애 취급을 하는 누나에 우스갯소리로 꼬맹이 아니라고 말하니, 누나도 실감이 나는지 전화 너머에서도 웃음이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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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ㅡ “잘 지내면 다행이고. 그나저나, 네가 올 해 서른 살 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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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응.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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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ㅡ “매번 미안한 마음이 크네. 혼자 미국에서 사느라, 생일 챙겨줄 시간도 없었는데.”

또, 이런 말을 하네. 미국에 휴가 차 놀러올 때면, 누나는 술이 반 쯤 취한 채 늘_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어릴 때 였으면 서운했겠지만, 이제는 이 마저도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더라. 오히려 누군가 챙겨주면 더 어색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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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또, 그 소리. 괜찮다니까. 누나가 왜 사과 해. 내가 누나 때문에 미국으로 간 것도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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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따지고보면, 아버지가 나한테 사과해야지. 안 그래?.

무심코 내뱉어 버린 말에, 순식간에 전화 너머에 있던 수다쟁이 누나의 말이 멈춰버리더니. 누나와 나 사이에 길고 긴 정적이 생겼다.

아무리 오래 만나지 않았어도, 이렇게 말이 없던 적은 없었는데.

누나와 내 사이에는, 늘_ 아버지 이야기만 끼면 우리 사이는 어색해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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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ㅡ “…여전히, 아버지가 미워?.”

밉냐는 누나의 물음에 나는 실소를 터트렸다. 밉다고 표현하면 안 됬었다. 난 아버지가 미운게 아니라, 증오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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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누나, 난 아버지가 미운게 아니야. 싫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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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ㅡ “지민아… 그게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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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왜. 아버지가 나 데리고 오래?.

선뜻 답하지 못하는 누나. 내겐 침묵이 대답이 되었고, 어이가없어 웃음이 다 나올 지경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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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ㅡ “지민아, 20년 만이잖아. 나랑은 만났어도, 아버지랑은 안 만났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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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래서?, 웃는 얼굴로 곱게 차려입고 가서. 아버지한테 안부 인사를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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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ㅡ “한 번만 부탁할게… 누나를 봐서라도, 응?. 잠시 밥이라도 먹고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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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ㅡ “우리도 같이 밥 안 먹은지 오래됐고. 이번 한 번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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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그만.

누나의 말은 부탁이 아니라 거의, 애원하다싶이 한 목소리였다. 그 망할 영감탱이가 뭐라고, 이렇게 까지 하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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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딱, 밥 뿐이야. 더이상 바라지 마. 그 영감탱이 한테도 그렇게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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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ㅡ “고마워!!.”

겨우 밥 한 번 먹고 오겠다는 건데, 누나의 목소리는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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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ㅡ “아힌 호텔이야. 아버지 이름으로 예약했어. 내일 1시까지 오면 돼.”

알았어. 라는 말을 끝내기 무섭게, 누나는 또, 미안하다는 말을 내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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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

팍-!!!

전화가 끊어지자마자, 끌어오르는 짜증에 핸드폰을 소파 위로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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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민

“미안해야 할 사람이 누군데, 지금 누가 사과하는거야!.”

하아, 열 뻗친다. 손으로 머리를 쓸어넘기며 소파에 나뒹굴어진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하나도 마음에 안 드는 망할 영감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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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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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래서, 그냥 뭐… 집 안으로 들어왔지.

정국이가 사온 맥주를 홀짝이며, 집 앞에서 있던 일을 말하는데. 잘 들어주긴 하는데, 이상하게 표정이 어딘가 마음에 안 드는 것 같은 표정이였다.

홀짝이며, 마시던 맥주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상체를 살짝 기울이곤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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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뭐야, 되게_ 표정이 뭔가 마음에 안 드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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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내가?.

모르는 척 하는거야, 아니면 진짜로 자기 얼굴이 어떤지 모르는 거야?,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째려보니 금세, 너는 어색하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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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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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럼?, 내가 널 몇년 봤는데_ 모를 줄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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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말해 봐. 뭐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드는데?.

안주로 사온 마른 오징어리를 마요네즈에 찍어 질겅질겅 씹으며, 다른 한 손으로는 턱을 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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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 디자이너 말이야, 많이 잘 생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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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응?, 아 뭐… 잘생_겼지?.

애매한 말투로 말하니 너는, 잘생겼다는거야, 안 잘생겼다는 거야. 라며 불평을 토로하더니, 갑자기 맥주를 들이키려 들길래, 황급히 손목을 잡았다.

덥석,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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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야…!! 천천히 마셔. 무슨 주유소에 기름 넣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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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니_ 그러니까. 잘 생겼냐고.

얼씨구, 급기야 테이블을 손 바닥으로 쿵쿵, 내리치며 한다. 이게 오늘따라 왜 이래?, 술도 못 마시는 것도 아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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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대답 안 해주면, 여기 눌러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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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아아, 그래. 엄-청 잘 생겼어. 머리카락을 앞으로 내린게, 아주_ 대학 신입생 같고 잘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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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어린 남자 안 좋아하면서…

팔에 제 얼굴을 기댄채 무너지는 모습. 기분 안 좋은데, 내가 괜히 부른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문득_ 들었다.

고개를 살짝 숙여 너와 눈을 마주볼 때면, 넌 반쯤 풀린 눈으로 갑자기 베시시_ 웃으며 보인다.

“야ㅎ, 나도 한 번 좋아해봐_”

“나도 너 누나라고 부를게.”

흘리는 말꼬리. 얘 지금 술 취했구나 라는 생각에, 나도 팔을 기댄채 너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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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너, 내일 아침에 이불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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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이불키익_ 안 해…

남은 맥주캔 안에 들어있던 맥주를 원샷하고, 새 캔을 뜯는 너. 깜짝놀라 황급히 손목을 잡는데, 그제서야 얘가 빨리 취한 이유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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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야…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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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도대체 몇 캔을 마신거야?…

내가 얘기하던 그 시간에 대체 얼마나 마신건지, 테이블 아래 쌓여있는 빈 맥주캔에 경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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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미쳤어, 미쳤어!… 아줌마 알면, 얼마나 잔소리 들으려고!.

손 바닥으로 여러차례 등짝을 후려치자, 인상을 찡그리며 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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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아… 아파아!, 나 진짜… 맨날 때리기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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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맞을 짓을 하잖아. 아줌마한테 뭐라고 그래…

내가 진짜 미쳐, 손으로 내 얼굴을 덮으며 어떻게 변명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넌 여전히 내 얼굴을 보고 베시시_ 웃기만 한다.

재수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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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그냥, 너네 집에서 자고 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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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그럼, 그래야지. 그냥 가려고했어?. 나 너 못 데려다줘. 무거워서.

정국이의 핸드폰을 찾아 아줌마에게 연락이라도 남겨놓으려 하는데, 내 손목을 잡더니_ 그대로 내 무릎에 누워버리는 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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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얼씨구?, 나를 이제 배게 취급 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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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으응_ 몰라…

손을 끌어안다 싶이 하고는 무릎에 얼굴을 파묻는 너. 이러고 있으니 옛날 생각이 다 난다. 이게 네 잠 버릇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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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하여간… 예전 그대로라니까.

너의 머리카락을 결대로 쓰다듬었다. 너도 너대로 마음 고생이 많았을 텐데, 너무 내 얘기만 했네.

너의 머리를 살짝 들어올려 내려놓고, 끌고가다싶이 들고는 널 소파 위에 눕히고는 거실의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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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주

잘 자.

탁, ㅡ

깜깜해진 거실_

천천히 상체를 일으키는 정국. 네가 잠 들어있을 방 문을 바라보았다. 편법이라 욕 해도 상관없다. 네가 나를 봐주기만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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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미안, 사실 나 안 취했어.

++여러분 그… 케빈(?) 있잖아요?. 그거 여주랑 상관없이 그냥 지민이가 자존심 상해서, 지어낸 친구에요!.

++ 별 생각없이 썼는데, 온 갖 추측이 있어서 당황했다는…

++ 아 그리고, 요즘 연재 자주 못 해서 죄송해요ㅠㅠㅜ, 알바랑 시험 병행하다보니까 시간이 안나서. 최대한 자주 써 보도록 할게요!!